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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 베팅'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베트남 공략법 M&A 아닌 지분투자 전략…현지 1000여곳 네트워크 시너지 기대

손현지 기자공개 2019-07-24 09:30: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3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이 국영상업은행인 베트남상업은행(BIDV)에 지분투자를 단행한 건 베트남 장악을 위한 지성규 행장의 전략적인 계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올초 하나은행의 핸들을 잡은 지 행장은 동남아 시장 진출 전략을 직접 인수합병(M&A)에 나서기보다는 지분투자 방향으로 잡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이 해외은행들의 진입요건을 강화하는 등 자국 금융산업 보호기조가 심화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하나은행의 BIDV 지분 취득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4.2% 수준이며 취득후 지분비율은 15%다. 이번 지분투자를 시행하는데 지 행장의 전략적인 아이디어가 주효했다는 전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 행장은 평소 해외진출 전략을 구상할 때 현지에서 사무소-지점-현지법인 순으로 단계별로 키우기보다는 현지 시장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전략을 취했다"며 "베트남 BIDV에 1조2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룹 내 중국통으로 불리던 지 행장은 지난 2017년 말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으로 취임했다. 글로벌사업의 키를 쥔 뒤 하나은행의 중국, 동남아 사업에 속도를 냈다. 특히 그는 베트남에서 만큼은 전략적 파트너를 찾아 의미있는 지분투자 방식을 추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현지 시장을 잘 알고 있는 은행과 합작을 해 시너지를 극대화 시키자는 의도가 컸다. 과거 베트남 진출시 최소 자본금 요건, 외국인 지분율 제한, 지점전환 등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실제 하나은행은 지난 2018년 3월부터 1년 넘게 베트남 BIDV에 대한 지분투자를 추진해왔다. 당시 미래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자본 확충 차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려던 BIDV와 뜻이 맞아떨어졌다. BIDV는 대출자산의 70% 이상이 기업여신에 편중돼 있는 탓에 소매금융이 취약했다. 고도의 프라이빗뱅킹(PB)을 중심으로 한 소매금융과 리스크관리 경쟁력을 보유한 하나은행을 전략적투자자(SI)로 선정한 배경이기도 하다. 더욱이 당시 현지 당국의 외자유치를 통한 금융시스템 선진화 정책도 한 몫했다.

지 행장은 BIDV 출자를 결정한 이후 베트남 중앙은행의 최종 승인을 받기 위해 수차례 현지당국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이외에도 베트남 현지 은행 1~2곳에 대한 지분투자를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나은행은 2010년 중국에 진출할 때도 길림은행에 지분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을 취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리스업시장 진출차원에서는 중민투자회사와 합작법인인 '중민국제융자리스'에 지분투자(25%)를 완료했다. 또 지난해 중국 랑자고분유한공사와 합작법인인 '북경랑자하나자산관리유한공사'에도 지분투자(25%)를 단행하면서 국내은행으로는 최초로 자산관리업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외진출시 영업점 개설 만으로는 자금조달이나 인프라 투자 부담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현지법인 설립이나 경영권 인수 형태가 아닌 전략적 지분투자를 활용한 협업체계 구축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BIDV는 지난 1957년에 설립된 은행으로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지분 95.3%를 보유한 국영 상업은행이다. 증권사와 리스사, 보험사, 자산관리회사 등을 거느린 자산규모 베트남 1위 은행이다. BIDV의 종업원 수는 약 2만5000명이며 총 자산은 66조4000억원에 달한다. 당기순이익 3816억원, ROE 14.85%로 수익성도 우수하다.

현지 네트워크도 탄탄하다. 현지에 190개 지점과 853개 출장소를 거느리고 있으며 아울러 자회사 14곳, 관계회사 3곳, 조인트벤처 3곳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하나은행이 베트남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신한은행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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