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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미국서 나홀로 선방, 자금세탁법 영향 미미 [은행 해외법인 경영분석] 미 금융당국 AML 2등급 부여...국내 진출 은행 중 가장 높아

김현정 기자공개 2019-08-28 08:37:52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6일 16: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미국에서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우리은행 미국법인이 비교적 선전했다. 다른 은행들이 미국에서 자금세탁법방지 시스템(AML) 구축에 정신이 없을 때 영업에 주력할 수 있었던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105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112억원)보다 6% 감소했는데 미국에 진출해있는 다른 국내 시중은행들이 부진한 실적을 낸 것과 비교해 나름 무난한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다.

최근 한 해 10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냈던 신한은행 미국법인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4억75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84% 감소했다. KEB하나은행 세 곳의 미국법인 중 유일하게 은행업을 펼치고 있는 KEB Hana Bank USA는 올해 상반기 38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NH농협은행 뉴욕지점 역시 지난해 16억원가량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미국 현지 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이유는 자금세탁법방지 시스템 구축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감독청(DFS)이 자금세탁방지시스템 미비를 이유로 2017년 말 농협은행에 1100만달러(118억원)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국내 은행들은 미국 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자금세탁방지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현재 미국 금융당국은 해외 은행들이 이란이나 북한, 불법 자금의 통로가 되고 있다며 자금세탁 시스템에 대한 감독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은 글로벌 대형 은행을 대상으로 자금 거래를 감시했지만 2017년부터는 아시아계 은행들을 놓고도 감시 경보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은행업을 지속하려면 미국 금융당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비해놓아야 하기 때문에 국내 시중은행들은 당분간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및 미국 제재법규 모니터링 시스템 최적화 비용, 현지 관련 IT전문업체 고용 비용, 미국 감독당국 검사 대응을 위한 컨설팅 비용 등 관련 비용 금액이 만만치 않은 만큼 국내 시중은행들은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우리은행은 사전에 미국의 자금세탁방지법 대비를 잘 해놓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는 평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미국 금융당국은 자금세탁방지제도 점검 중 우리은행 시스템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렸다"며 "현지 감독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관련 IT시스템을 보완하고 있지만 전면적으로 새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적에서 이와 관련해 큰 이슈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미국 금융당국의 자금세탁방지 점검 평가에서 2등급을 받았다. 미국에 진출한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이다.

은행 보안규정(BSA) 부문에 경력 및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인력을 갖춘 점과 자금세탁방지 제도의 업데이트되는 내용들을 관련 직원들에게 적기에 연수시키고 있는 점 등이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 BSA와 AML 프로그램을 놓고도 독립적인 내부검사(Internal Audit) 기능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미국 금융당국의 감독 기준이 계속 강화되는 추세인 만큼 의심스러운 거래 보고(STR)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한편,자금세탁방지 규제나 미국의 제재(sanction)에 문제가 되는 외환 거래를 개선하는 컨설팅을 받고 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에 13명의 준법감시(CO·Compliance Officer) 인력을 두고 AML 업무 처리의 적정성 등을 독립적으로 보고토록 조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미국법인은 올해 상반기 나쁘지 않은 영업실적을 거뒀음에도 자금세탁방지 관련 IT 및 인력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순이익이 소폭 줄어들었다"며 "이 밖에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발생한 연방소기업청(SBA) 대출의 매각프리미엄 감소에 따른 매각이익 감소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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