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하반기에도 보수적 대출 전략 유지 경기둔화 탓 대기업 대출 수요 감소… 우량기업 '선별', 연 3%대 성장률 목표 유지
손현지 기자공개 2019-09-02 14:18: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9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보수적인 대출 전략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올들어 유독 대출성장세가 더뎠던 탓에 하반기에는 보다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경기 둔화에 따른 대기업 대출 수요 감소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원화대출금 잔액은 지난 6월 말(259조7625억원)에 비해 1조406억원 줄어든 258조7219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들어 대기업 대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는데 1~7월 9474억원이 줄어들었다. 전년 같은 기간 1조3089억원 늘리며 공격적인 기업대출 영업에 나섰던 것과 대비된다.
이는 최근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대출처가 축소된데다 경기위축을 우려한 대기업이 연달아 투자를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등 투자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현재로서는 비우량 중소기업이 전체 대출을 떠받치고 있는 상황인데 대기업 설비투자 축소로 하청기업 등 중소기업대출 수요도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도 성장보다는 리스크관리에 주력하며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적극적인 성장보단 마진이나 건전성 관리가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괜히 무리하게 대출자산을 늘리다가 부실이 발생해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기에 당장의 순익만 쫓을 수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상반기 IR 컨퍼런스콜에서 제시했던 연간 3%대 성장 목표치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자금이 꼭 필요한 우량기업 위주로 대출 대상을 선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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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과 리딩뱅크 지위를 두고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성장 둔화세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사실 지주의 실적 기여도가 큰 은행의 이익은 대출 자산에 따라 달라진다. 조달비용은 시장금리에 연동하기 때문에 은행마다 큰 차이가 없고, 판관비나 자본운용 정책에 달려있기에 사실상 관건은 대출자산 확보다.
상반기 원화대출 성장세(0.9%)가 둔화됨에 따라 이미 연초 설정했던 연간 대출성장률 목표치를 5%에서 3%로 수정한 상황이라 추가로 목표치를 내려잡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출성장률 목표치 3%대를 충족시키려면 역성장 중인 기업대출을 끌어올려야 한다. 가계여신과 대기업여신 모두 가로막히면서 자영업자(SOHO)와 우량 중소기업 위주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더이상 가계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지난 6월 말 기준 예대율(97.7%)은 오는 2020년부터 시행되는 신 예대율 규제 가중치(가계 +15%, 기업 -15%, 자영업자 0%)를 적용하면 103%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00%)를 훨씬 넘기는 수준이다.
무리한 대출자산 증대를 지양한 국민은행은 저원가성 예금 증대를 통한 수신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원가성 예금은 수시입출금 구조인데 은행이 고객에게 지불해야 할 이자도 예·적금에 비해 낮다. 사실상 0%에 가까워 은행의 이자마진(NIM) 개선에 도움을 준다.
은행권 전반적으로 핵심 수익기반인 저원가성 예금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룹 차원에서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NIM은 3월 말 대비 1bp 떨어진 1.70%를 기록했다. 당초 1~2bp(1bp=0.01%) 개선을 목표로 삼았지만 금리 하락 기조와 맞물리면서 오히려 뒷걸음질 친 바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증권, 손보, 카드 등 전 계열사가 합심해 급여계좌, 카드 결제계좌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난 5~6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9000억원의 커버드본드(Covered Bond)를 발행한 바 있는데 하반기에 추가 발행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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