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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경제' 꿈꾸는 한국타이어, 증설 계획 '올스톱' 업황 악화로 증설 계획 없어…"헝가리공장, 투자시기 조율 중"

유수진 기자공개 2019-09-25 11:21:31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4일 10: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탑 티어(Top Tier) 수준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꿈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완성차 시장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업황 자체가 가라앉으며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는 것조차 사치인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최근 업계에선 한국타이어의 인도네시아 공장 증설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내부 소통 오류로 잘못된 얘기가 흘러나왔을 뿐 실제로는 뚜렷한 증설 계획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3년 9월 준공된 인도네시아 공장은 2014년부터 2년간 2단계 증설투자가 이뤄졌으나 이후 3단계로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24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2년째 글로벌 생산기지 확장 작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의 여파 등으로 글로벌 타이어 시장이 역성장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생산라인 증설도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는 신규 증설을 검토하기는커녕 이미 짜놓은 계획도 집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타이어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올 2분기 글로벌 판매실적은 동남아시아 등이 포함된 기타 지역을 제외하고 주력 시장인 유럽과 북미 등에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여기에는 미국 테네시 공장의 생산 안정화 지연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리스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타이어 지역별 판매실적

한국타이어는 주요 시장에서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용 타이어(RE)의 판매가 부진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이에 올해 실적 전망을 기존 매출 7조4000억원, 영업익 7500억원에서 매출 7조원, 영업익 6000억원으로 각각 낮춰 잡았다. 또한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글로벌 생산기지 증설 계획도 전면 백지화했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국내와 중국, 헝가리, 인도네시아, 미국 등 5개국에 총 8개의 타이어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전 지역에 균형 있게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지속적으로 생산기지를 늘려왔다. 국내에 두 곳(대전·금산), 중국에 세 곳(가흥·강소·중경), 나머지 국가에 한 곳씩이다. 여덟 곳의 공장을 100% 풀가동할 때 생산할 수 있는 타이어는 연간 총 1억400만개다.

하지만 지금은 이 중 어느 곳에서도 라인 확대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당분간 증설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타이어는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국가별로 38억~963억원 가량을 증설 투자금으로 명시했으나 이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증설이 아닌 기존 시설 보수나 기타 설비 마련 성격이 짙다. 공장을 새로 짓거나 생산라인을 추가하려면 최소 수천억원 대의 투자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충남 태안에 짓고 있는 주행시험장 투자비용 등이 한국의 증설 투자금에 포함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글로벌 생산기지 확장 작업은 이미 2년째 멈춰있는 상태다. 가장 마지막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한 건 지난 2017년 10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테네시 공장을 준공한 것이다. 해당 공장을 가동하며 매년 초고성능 타이어와 승용차용 타이어, 경트럭용 타이어 등 총 550만개의 추가 생산이 가능해졌다.

당초 한국타이어는 북미 지역에서의 수주물량이 충분하면 오는 2020년까지 추가 투자를 단행해 연간 1100만개 생산이 가능한 수준까지 설비를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테네시 공장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지 못하고 400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증설 일정도 뒤로 미뤄졌다.

이미 발표한 계획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3월 3782억원을 투자해 헝가리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7년 첫 가동 이후 △2010년 600만개 △2011년 900만개 △2012년 1200만개 △2015년 1700만개 등 꾸준히 생산능력을 확대해온 전략의 연장선상이다. 헝가리 공장은 해당(4단계) 증설이 마무리되면 일 1600개의 타이어 추가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예고한 투자기간(2018년~2020년)의 절반이 지나도록 전혀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한국타이어는 매 분기 공시를 통해 "투자시기를 조율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투자를 추진할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유럽 시장의 수요 증가세가 가파르지 않아 수주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주 원인이다.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유럽 내 완성차 브랜드에 공급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증설 여부를 결정하는 데 지금 업계 자체의 상황이 좋지 않아 증설 계획이 잡혀 있는 곳은 없다"며 "당분간은 현재 갖춰져 있는 생산능력으로 비즈니스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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