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첫 후순위CB, 대규모 미매각 '이변 없었다' 기관 외면에 개인도 투심 위축…메자닌·고금리채 성격 혼합, 애매한 조건
피혜림 기자공개 2019-09-27 11:02:58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6일 1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첫 공모 후순위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선 풀무원이 대규모 미매각을 피해가지 못 했다. 사실상 일반 채권과 다름없는 메자닌이라는 애매한 조건이 발목을 잡았다. 채권 투자자를 겨냥했지만 메자닌 형태인 탓에 타깃 기관들의 투자 결정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풀무원은 25일과 26일 이틀간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 CB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만기는 30년이지만 풀무원은 5년후 채권을 중도상환 할 수 있는 콜옵션(call option)을 부여받았다. 발행금리는 4.8%다. 한국투자증권이 채권 발행 업무를 맡았다.
풀무원은 수요예측에서 투자 수요를 절반도 모으지 못하는 등 대규모 미매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4.8%라는 고금리 메리트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의 청약이 이어졌지만 기관 반응이 싸늘하자 개인 투자자 역시 주문을 철회했다. 미매각 물량은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한다.
사실상 5년물 채권과 다름없는 발행 조건 등이 수요 모집의 장애물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풀무원은 메자닌 발행에 도전했지만 전환권 대신 고금리 메리트를 부각했다. 풀무원은 전환가를 주가(26일 기준 9590원)의 세 배에 달하는 2만 7000원으로 설정해 사실상 전환권을 행사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대신 발행금리를 4.8%로 확정해 고금리 메리트를 부각했다.
풀무원은 채권 조건에 맞춰 채권 투자 기관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하지만 메자닌 형태로 발행하는 탓에 기관들이 쉽사리 투자에 나설 수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 투자 기관이 메자닌을 담기 위해서는 관련 규정을 수정하거나 내부 논의를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며 "메자닌과 채권 투자자군이 뒤섞이다보니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은 재무지표를 개선 하기 이번 조달에 나섰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176.2% 수준이었던 풀무원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말 269%까지 상승했다. 운용리스 회계기준 변경으로 그동안 부채로 인식하지 않았던 운용리스 2242억원이 부채(차입금)로 분류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번 발행 물량은 5년후 콜옵션 행사 시점 전까지 전액 자본으로 분류된다. 조달자금이 채권 차환과 은행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부채 역시 줄일 수 있다.
풀무원의 이번 발행으로 공모 영구 CB가 꾸준히 모습을 드러낼 지 관심이 쏠린다. 후순위 CB 등 영구채 성격을 지닌 메자닌의 경우 그동안 대부분 사모 형태로만 발행돼 왔다. 공모 발행 시 투자자 보호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토가 더욱 엄격해지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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