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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를 움직이는 사람들]AI센터 설립한 천재소녀, 북미법인 책임 막중③윤송이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 "글로벌 시장 정조준 포부"

서하나 기자공개 2019-11-05 07:38:12

[편집자주]

1997년 인터넷의 태동과 함께 등장한 엔씨소프트는 1년 뒤 PC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내놓으며 폭풍처럼 성장했다. 이후 리니지로 PC와 모바일을 재패하던 시대를 지나 현재까지도 맏형으로서 약 13조원에 이르는 국내 게임업계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을 넘어 인공지능(AI),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영화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변신을 꿈꾸는 엔씨소프트를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30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공학, 컴퓨터과학, 인공지능 그리고 두뇌과학을 공부했는데 게임업계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
엔씨소프트가 현재 게임 외에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인공지능(AI) 관련 연구다. 그리고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 사업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사진)이다. 2000년 24세의 나이로 MIT에서 컴퓨터신경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윤송이 사장은 한때 '천재소녀'로 불렸다.

맥킨지를 시작으로 SK텔레콤 최연소 임원 등을 지낸 윤 사장은 2008년 엔씨소프트에 합류해 2011년 인공지능 센터 건립을 주도했다. 현재는 엔씨소프트의 미국 등 북미와 해외사업 안착을 위해 최전선에서 힘쓰고 있다.

◇천재소녀, 엔씨에 인공지능 씨앗을 심다

윤송이 사장은 1975년생으로 1993년 서울과학고등학교를 2년 만에, 1996년 카이스트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학창시절부터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성격으로 문제가 완전히 풀릴 때까지 책을 모두 뒤져서라도 답을 찾아내곤 했다. 3년 6개월 만인 2000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대학원에서 컴퓨터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때 '천재소녀'라는 별명이 수식어가 됐다.

사회생활의 첫 발은 2000년 맥킨지에서 시작했다. 2001년 연세대학교대학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를 거쳐 2001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문위원을 맡았다. 2002년 와이더덴닷컴 이사, 2004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2004년 3월 사외이사에 오르며 엔씨소프트와 인연을 맺었다.

2007년 SK텔레콤에서 CI TF장(Task Force)을 지내며 상무로 '29세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그러던 중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와 결혼을 계기로 2008년 부사장으로 엔씨소프트에 합류했다.

당시 윤 사장은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며 게임산업 기반의 인공지능 연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윤 사장이 과거 SK텔레콤에서 지능형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mm를 함께 개발했던 이재준 인공지능(AI) 센터장에 직접 엔씨소프트 인공 지능 연구소를 구축해달라는 주문을 했고, 이 센터장이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게임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윤 사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2011년 꾸려진 엔씨소프트 AI 연구조직은 지난 8년 동안 폭풍성장을 거듭, 현재 스스로 게임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자부할 정도로 성장했다. 윤 사장의 넓은 AI 분야 인맥도 힘이 됐다. 이재준 센터장은 "윤 사장님의 인적 네트워크가 좋다"며 "지금도 AI 분야 난제에 부딪혔을 때 다양한 전문가들을 연결해 준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윤 사장이 자문위원으로 합류한 스탠포드 대학의 HAI 연구소(Standford Institute for Human-Centered AI)에는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 마리사 메이어 전 야후 대표, 알리바바 창업자인 제리 양, 구글 AI 총괄인 제프 딘 등이 IT분야 거물급 인사들이 속해있다.

엔씨소프트는 AI센터와 NLP센터 등 2곳의 인공지능 연구개발 센터를 운영 중이다. 두개 센터 하위에 게임 AI랩, 스피치랩, 비전 AI랩, 언어 AI랩, 지식 AI랩 등 5개의 랩(LAB)을 두고 있다. 전문 연구 인력만 150명에 이른다. 윤 사장이 미국 사업 경영을 위해 떠난 뒤에는 김택진 대표가 직접 조직을 이끌고 있다.

◇북미 등 해외사업 총괄로 책임 막중

윤 사장에 맡겨진 과제는 엔씨소프트의 염원과도 같았던 미국 진출이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성공을 발판으로 2000년 5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자회사 엔씨 인터렉티브(NC Interactive, Inc)를 설립하고 1년 후 북미 시장에 리니지의 영문버전을 출시했다. 그러나 리니지가 한국에서 승승장구했던 것과 달리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아 고민이 컸다.

한국에서 리니지가 PC방 문화와 함께 당시 젊은이들이 함께 즐기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것과 달리 미국 소비자들은 집에서 최신 PC나 콘솔 등을 이용해 홀로 게임을 즐기곤 했다. 리니지는 플레이하기 어렵고 반복적이며 구식 게임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리니지는 계속해서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북미시장에 정통한 개발자 리차드 개리엇을 영입해 미국 게임 개발사 '아레나넷(ArenaNet)'을 자회사로 두며 잠시 이름을 날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미국은 쉽지 않은 시장이었다. 그러던 중 엔씨소프트는 2012년, 윤 사장 당시 글로벌 최고 전략 책임자(CSO) 주도 아래 기존 엔씨 인터렉티브 위에 ‘엔씨웨스트 홀딩스'(NC West Holdings)'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보다 빠른 의사 결정 체계를 갖추고 윤 사장 주도 아래 사업을 진두지휘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워킹맘'이던 윤 사장은 직접 미국 실리콘밸리로 거처를 옮겨 엔씨웨스트와 현지 개발팀을 직접 이끌기 시작했다. 윤 사장은 사내 블로그를 통해 "아이를 오전 7시30분까지 학교로 데려다주고 8시 전에 출근한다"며 "미국 시간으로 오후 4시 30분이면 한국에서는 오전 8시 30분이라 컨퍼런스콜로 회의한다"고 말하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2011년 11월 윤송이는 엔씨웨스트의 최고경영자직에 올랐고, 2016년 자사의 무협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미국 버전을 출시했다. 이 게임은 출시 한 달 만에 이용자 수 100만 명을 넘겼고 이후 400만명으로 늘어나면서 엔씨소프트가 한국에서 개발해 북미 및 유럽시장에서 출시한 게임 중 가장 높은 기록을 쓰기도 했다.

2015년 5월에는 캘리포니아 샌마티오에 모바일게임사업부인 아이언타이거스튜디오스를 설립했다. 북미와 유럽시장의 2016년 매출은 25% 신장해 엔씨소프트가 사업을 벌이는 지역 중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엔씨웨스트는 계속된 적자로 인해 지난해 엔씨웨스트 산하 개발사인 카바인 스튜디오의 운영의 종료를 결정했다. 서비스 중이던 와일드스타라는 게임도 종료한 뒤 관련 인력도 모두 정리되면서 올해 1분기 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을 대거 반영했다.

엔씨웨스트는 자회사 아레나넷을 통해 자체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포함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프로토 타입을 제작할 정도로 개발이 꽤 진행됐지만 내부적 검토가 필요한 만큼 출시를 확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2015년 미국 이주 당시 "아시아와 한국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윤 사장의 해외 진출 과제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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