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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랜우드PE, 파죽지세 투자 행보로 존재감 부각 진입장벽·시장지배력 높은 우량 기업 인수 전략 지속

김혜란 기자공개 2019-11-25 13:37:27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2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6년 차를 맞은 국내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PE가 첫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 지 1년4개월여 만에 바이아웃 투자 세 건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GS에너지 자회사 서라벌도시가스와 해양도시가스(현 해양에너지)를 패키지로 인수한 데 이어 올해 들어 한국유리공업, SKC코오롱PI까지 연달아 사들이며 맹활약하는 모습이다.

글랜우드PE가 하우스 역사상 첫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 건 지난해 7월께다. 설립한 지 5년 만에 45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할 수 있었던 건 설립 이후 굵직한 딜 두 건을 성사시키고, 엑시트(투자금 회수)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트랙레코드(투자실적) 덕분이다. 글랜우드PE는 설립 이듬해 동양매직(현 SK매직)을 인수했다가 2년 만에 내부수익률(IRR) 37%로 SK그룹에 매각하며 PE업계에서 루키로 급부상했다. 이어 2016년 라파즈한라시멘트를 베어링PEA와 공동인수한 뒤 1년 만에 IRR 14%로 엑시트에 성공하며 실력을 입증해 보였다.

두 건의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확보하자 기관 출자자(LP)들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국민연금과 한국교직원공제회 등의 출자를 받아 4537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글랜우드PE는 이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지금까지 세 건의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블라인드펀드의 투자 키워드는 '카브아웃(carve-out:대기업이 매각하는 자회사나 사업을 사들여 성장시키는 것)'과 높은 진입 장벽, 공고한 시장 지배력으로 요약된다. 우선 글랜우드PE의 블라인드펀드는 대기업의 비핵심 계열사를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하는 것을 주요 투자전략으로 삼고 있다. 높은 기술적 진입장벽을 갖춘 산업 분야에 속해 있고 그중 시장 입지가 확고한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아 일관되게 딜 소싱을 해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한 첫 투자는 지난해 말 이뤄졌다. 지난해 GS에너지의 자회사 서라벌도시가스·해양도시가스를 약 61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인수대금 중 1300억원 가량을 블라인드펀드에서 조달했다. GS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대에 주력키로 하고 도시가스 자회사를 매물로 내놓았다. 글랜우드PE는 두 회사가 지역의 '독점' 공급권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해양도시가스와 서라벌도시가스는 각각 광주광역시와 전남 일부 지역, 경부일부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것뿐만 아니라 향후 성장 여지도 크다고 판단했다. 광주일대에 아직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이 있고 경주의 경우 산업단지가 새롭게 조성돼 도시가스 보급률 증가 여지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해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어 도시가스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도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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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랜우드PE가 45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투자한 기업.

올해 들어선 하반기 연이어 두 건의 바이아웃 딜을 성사시키며 활발한 투자 행보를 보였다. 지난 9월 세계 최대 유리·건축자재 제조업체인 프랑스 생고뱅으로부터 한국유리공업(브랜드명 한글라스) 지분 100%를 3300억원에 매입키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마무리했다.

한국유리공업은 KCC와 함께 국내 유리제조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두 회사의 과점 구조가 공고하다는 점,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과 맞물려 열 손실을 줄여주는 단열 유리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였다. 특히 유리 제조업은 고가의 생산설비를 갖춰야 해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정밀한 기술이 요구돼 시장 진입장벽이 높다고 평가된다.

여기에 더해 글랜우드PE는 폴리이미드(PI) 필름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SKC코오롱PI 인수를 눈앞에 뒀다. SKC코오롱PI 딜 역시 글랜우드PE가 지금까지 실행해온 투자전략이 그대로 적용됐다. SKC코오롱PI는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세운 합작회사로 황갈색 PI필름을 생산하는데, 두 회사는 투명PI필름 사업을 강화키로 하고 SKC코오롱PI 매각에 나섰다.

글랜우드PE는 SKC코오롱PI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데다 스마트폰, 반도체 외에도 전기차배터리에도 사용돼 향후 친환경차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돼 성장성이 크다고 보고 지난해부터 인수에 공을 들였다. 경쟁입찰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따냈다. 거래 가격은 약 63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투자한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연이은 세 건의 투자로 블라인드 펀드 소진율은 70~8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랜우드PE는 이 펀드를 통해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부터 제조업, 첨단소재업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을 인수했다. 세 건의 투자에서 투자 섹터는 다 달랐지만,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 선도기업으로 입지를 확고한 기업, 성장잠재력이 큰 사업 분야를 발굴한다는 투자 원칙은 관통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랜우드PE는 비교적 업력이 짧지만 경영이 쉽지 않은 제조업 관련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경영참여형 PEF 운용사로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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