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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구조조정]대한항공, 단거리 구조조정…'조원태'에 쏠리는 눈'일본노선' 추락, '중국·동남아'도 안심못해…'LCC 공세'에 노선 전략 바꿀지 주목

고설봉 기자공개 2019-12-02 08:12:52

[편집자주]

아시아나항공에서 시작한 항공업계 구조개편 바람이 저비용항공사들로까지 불고 있다. 항공산업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늘어난 항공사와 격화된 경쟁, 그리고 한일 갈등에 본격적으로 항공업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M&A를 통해 도약을 시도하는 항공사도 있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항공사도 이미 등장했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7일 07: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법인을 다녀와야 고위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다. 일본은 미국과 더불어 대한항공의 유일한 해외 법인이 있는 곳으로 예전보다 매출 비중 등은 줄었지만 아직도 위상은 높은 곳이다." 대한항공 한 고위 임원의 말이다.

대한항공 내에서 '일본법인 경험'은 소위 '승진을 위한 지름길'로 통했다. 일본은 초창기 대한항공의 성장에 있어 중요한 곳이었고, 미국과 더불어 일찍이 해외 법인을 만들어 관리해 오던 곳이다. 현재도 일본에는 한진 인터내셔널 재팬(Hanjin Int'l Japan)이라는 대한항공 법인이 있다.

일본의 중요성은 다른 아시아 지역 거점과의 비교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매출이 오히려 일본보다 많은 중국과 동남아 주요국에는 대한항공은 별도 법인을 두지 않고, 지점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대한항공 내에서 일본의 중요성은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국민 정서에서는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은 대한항공에게는 '가깝고도 돈이 잘 벌리는' 나라로 통했다. 일본노선은 상용수요(출장 등 기업 비즈니스 고객)와 관광수요가 적절히 섞여 있어 연중 탑승률이 꾸준히 유지된다. 더불어 한일 양국간 경제적으로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만큼 화물수요도 연간 꾸준히 발생한다.

더불어 일본 노선의 경우 비행시간이 최대 2시간30분을 넘지 않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지만 운임은 동남아 노선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료비 등 매출원가는 줄이고, 매출은 높게 유지할 수 있었던 만큼 더 고부가가치 노선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일본노선에서 가까운 거리임에도 동남아노선과 비슷한 요금을 받아왔다"며 "그만큼 기름값 등 원가는 덜 들지만, 매출은 높아지면서 효율성이 좋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여객부문 각 노선별 매출 현황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대한항공의 일본노선이 위태롭다. 대한항공 내에서 일본노선의 매출 비중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매출이 주는 것 외에도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수익성 부분에서도 최근에는 효율성이 많이 낮아졌다.

경쟁사들의 잇따른 일본노선 공략으로 관광수요는 이미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에게 많이 빼앗겼다. 상용수요도 일본 노선의 경우 단거리 비행인 만큼 기업에서도 예전만큼 대한항공을 고집하지 않는다. 화물수요도 매분기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로 고정돼 있다.

실제 대한항공의 일본노선 매출은 매년 감소세다. 2017년 1분기 2813억원 규모였던 매출은 올 1분기 2096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여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서 8%로 약 5% 포인트 낮아졌다. 다른 여객 노선에서의 매출이 늘어나는 동안 일본노선의 매출은 줄었고, 이에 따라 매출 비중은 더 감소한 탓이다. 화물노선 매출의 경우 5%대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노선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중국과 동남아 등 일본을 대체해 수익을 창출하던 다른 단거리 노선에서도 최근 성장세가 꺾였다. 일본노선에서처럼 급격한 매출 감소, 외형 성장의 둔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LCC 출현 이후 단거리 노선의 고전은 계속되고 있다. 여객과 화물 모두 대한항공 단거리 노선은 성장세가 정체됐거나, 오히려 예전보다 매출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대한항공 화물부문 각 노선별 매출 현황

중국노선의 경우 매 분기 매출을 조금씩 늘려가며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체적으로 항공수요 증가 및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 추세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다. 2017년 1분기 2183억원이던 매출은 올 1분기 2477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다만 전체 여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 안팎으로 고정됐다.

동남아노선도 다르지 않다. 2017년 1분기 403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올 1분기 4764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이 크게 불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여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에서 25%로 소폭 올랐다.

화물부문 매출도 중국과 동남아 노선은 모두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매출이 일부 늘거나, 제자리 걸음했다. 전체 화물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 분기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최근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매년 매출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은 해당 노선에서 신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고정비 등 인상이 이어지지만 매출이 감소하거나 정체되면 오히려 원가율은 더 상승하고,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대한항공도 내부적으로 단거리 노선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느 노선의 어떤 부분을 구조조정 할지 그 대상이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LCC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쟁을 지속하면서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는 현재의 대응 방식에 변화가 예고된다.

조원태 회장

실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단거리 노선은 워낙 경쟁이 심해서 가격이 너무 떨어져 기름값도 안 나온다"며 "구조조정을 딱히 생각해 본 적은 없으나 이익이 안 나면 버려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단거리 노선 구조조정이 가시화 하고 있는 만큼 노선 재조정 및 일부 폐쇄 등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경우 국내 항공시장에 미칠 파장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영향력이 크고, 많은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어느 노선을 포기하고, 어느 노선에 집중해 투자를 이어갈 지에 따라 국내 다른 항공사들의 영업 전략도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선제적으로 노선 구조조정 등을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다른 항공사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조원태 회장이 발표할 대한항공 경영 계획의 내용에 대한 항공업계의 관심이 커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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