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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물러날 곳이 없다…신동빈 회장 결단 임박 실적 추락에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부동산 팔고 이커머스 인수 검토

이충희 기자공개 2019-12-16 08:15:01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3일 14: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 정기 인사를 앞둔 롯데쇼핑 내부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급격히 내려 앉으며 이제는 고강도 인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올들어 거세진 이커머스의 공세는 롯데쇼핑의 사업 침체기를 더욱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원조 유통 공룡의 실적 하락은 급변하는 국내 유통업계 흐름을 잘 대변해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도 놀란 3분기 실적 추락

지난달 중순 롯데쇼핑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여의도 증권가 유통 애널리스트들의 입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롯데쇼핑 측은 3분기가 끝나갈 무렵 실적 코멘트를 할 때 영업이익 1800억원 수준을 이야기했어요. 그 다음엔 1500억원 정도로 내렸는데 실제 실적을 까보니 800억원 대를 찍었네요. 완벽한 어닝 쇼크였습니다."

롯데쇼핑은 지난 3분기 매출액 4조4047억원, 영업이익 876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1800억~1900억원)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액이 5.78%, 영업이익이 56% 급락한 수치다. 연간 누적으로도 매출액 13조3079억원, 영업이익 3844억원을 기록하는 등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 이상 하락했다.


할인점, 슈퍼, 하이마트, 컬처웍스(시네마) 등 대부분 사업에서 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백화점에서 선방했지만 이마저도 일시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올해 기대를 모았던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 할인점 사업에서도 사실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SSG닷컴, 쿠팡, 11번가, 위메프 등 신흥 이커머스 업체들의 적극적인 공세는 롯데쇼핑의 위기를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할인점 부문은 올해 5년 연속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유통업에 크게 관심을 쏟지 못했던 게 더 빠른 실적 하락을 불러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어느 대기업이든 오너가 구심점을 잡아주지 못하면 사업 의지도 꺾일 수 밖에 없다"면서 "국정농단과 사드배치 사건 등 고초를 겪은 신 회장이 유통업 혁신에 관심을 두지 못하자 더 빠른 침체가 시작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처분하는 롯데, 이커머스 인수와 연결

유통업계는 신 회장이 롯데 유통BU에 대한 고강도 인적 구조조정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유통 쪽 임원을 25% 가량 내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 회장은 오래전부터 유통업의 본질을 부동산 위치와 이에 따른 집객 효과에 뒀던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가 그동안 핵심 상권 곳곳에 매장을 내며 소비자를 모았지만, 시장이 이커머스 쪽으로 기울자 더이상 기존 부동산은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대신 수백만명 유저와 막대한 트래픽을 거느린 이커머스 앱이 기존 부동산 가치를 대신할 것으로 신 회장은 보고 있다. 과거 그룹이 티몬 인수 제안을 검토했던 것도 이런 판단 등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상장된 롯데리츠는 롯데가 추구해 온 유통업 색채를 바꾸게 될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롯데쇼핑은 롯데리츠를 구심점 삼아 최근 백화점, 마트, 아울렛 부동산을 속속 매각하는 등 조단위 실탄을 마련해 뒀다. 금융업을 매개로 한 기존 부동산 활용은 신 회장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부동산에서 이전된 현금은 지난해 출범한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중심으로 모아질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온라인 플랫폼 출범을 앞두고 있어 본격적인 이커머스 사업 힘싣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티몬 외 다른 이커머스 기업 인수를 계속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소공동과 잠실 백화점을 제외한 나머지 부동산을 대부분 처분 대상에 올릴 수 있다"며 "급변하는 유통업계에서 한두번 더 실기하면 상황이 더 심각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롯데쇼핑도 감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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