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본류·지류 섞인 45년 ‘상장의 시간’ 모태 동산토건 1975년 증시 입성…2004년 합병한 고려산업개발, 1996년에 기업공개
김경태 기자공개 2019-12-17 14:12:51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7일 13: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가 된 후 상장폐지되기로 하면서, 증권시장에 이름을 올렸던 역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두산건설 상장 역사의 본류(本流)는 모태인 '동산토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약 반세기 전이다. 큰 물줄기에 합류하는 지류(支流)도 있다. 2004년 합병한 '고려산업개발'의 역사가 이에 해당한다.◇'본류' 동산토건의 역사
두산건설은 1960년 설립된 동산토건이 모태다. 설립 때 오비(OB, 현 두산)그룹의 주력사 동양맥주가 전액 출자해 탄생했다. 동산토건은 1975년 증시에 상장하면서 한 단계 도약을 노렸다. 계열사 중 세 번째 상장일 정도로 그룹의 기대감이 컸다.
당시 간사주선기관을 맡은 한양투자금융 관계자는 "건축경기의 회복과 해외진출이 기대되기 때문에 경제여건의 특별한 변화가 없는한 계속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동산토건의 주식은 상장 첫날 상종호가를 기록할 정도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상장 후 초기에는 640원에 거래가 되다가 1개월이 지난 후에는 920원까지 상승했다. 그 후 자본금 규모에 비해 이익이 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000원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동산토건은 1993년 두산건설로 상호를 변경했다. 같은 시기 두산그룹은 두산건설뿐 아니라 두산산업의 이름도 두산상사로 바꿨다. 당시 두산그룹은 "21세기를 향한 두산그룹의 새로운 기업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두산산업은 수출종합상사로 동산토건은 종합건설업체로 모습을 일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다 두산건설은 2004년에 큰 변화를 겪는다. 당시 현대그룹의 고려산업개발을 인수합병했다. 보통주 합병비율은 고려산업개발이 1, 두산건설이 0.763의 비율로 합병이 이뤄졌다. 고려산업개발이 존속법인, 두산건설은 소멸법인이 됐다. 남겨진 법인의 상호는 두산건설로 유지됐다. 두산건설의 합병 전 마지막 보고서인 2004년 1분기보고서에는 1975년 상장했다는 내용이 적시돼있다.
◇'지류' 고려산업개발 합병
고려산업개발은 1976년에 탄생한 현대그룹의 건설사다. 1983년 현대건설과 함께 서산지구 간척농지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골재사업과 레미콘사업도 했다. 1984년에 고려산업개발로 상호를 변경했다. 1985년에는 한국포장건설을 흡수합병해 몸집을 불렸다. 1988년에는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했다.
현대그룹은 1995년 현대상선을 비롯한 일부 계열사의 상장을 추진했는데 고려산업개발도 포함됐다. 고려산업개발은 1996년 1월 증시에 이름을 올렸다. 고려산업개발과 같은 시기에 상장했던 기업으로는 계룡건설산업, 동양백화점, 메디슨, 한국안전시스템 등이 있다. 고려산업개발은 상장 후 5일 연속 주가가 내림세를 보였지만 곧바로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고려산업개발은 그룹계열사 현대리바트와 1998년 12월 합병했는데, 이듬해 1월에 현대리바트의 주식이 상장폐지되고 고려산업개발의 주식이 새로 상장되기도 했다. 그렇게 증시에 존재하던 고려산업개발은 2001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 후 매각이 추진됐고 2003년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으로 구성된 두산컨소시엄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고려산업개발은 2004년에 두산건설과 합병했다. 합병비율은 고려산업개발이 높았지만, 모든 주도권은 두산건설에 있었다. 상호는 두산산업개발로 했다가 두산건설로 유지됐다. 주택브랜드도 두산건설의 '위브'를 지속적으로 활용했다. 다만 고려산업개발의 합병비율이 높아 존속법인이 된 탓에, 사업보고서 등에는 고려산업개발의 역사가 기재됐다.
하지만 두산건설의 홈페이지의 회사 연혁과 최고경영자(CEO) 인사말, 작년 발간된 CSR보고서 등에는 1960년에 창립됐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사측이 동산토건과 고려산업개발 중 어느 기업을 본류로 정하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런 사측의 판단으로 본다면 내년에 상폐될 예정인 두산건설의 상장 역사는 약 4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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