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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전문가' 송용덕, 롯데지주 수장 선임 배경은 비 정책본부 출신으로 40년간 호텔롯데 재직…신동빈 회장 신뢰 '돈독'

박상희 기자공개 2019-12-20 09:58:02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9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유통·서비스BU(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는 송용덕 부회장(사진)이 롯데지주 공동대표에 내정됐다. 2017년 BU 체제 출범 이후 임기를 마치고도 회사를 떠나지 않고 유임된 경우는 송 부회장이 처음이다. 더욱이 송 부회장은 롯데그룹 재직 40여년 간 호텔롯데에서만 몸 담아온 이력으로 그룹을 컨트롤하는 지주 대표 자리에 오르는 신화를 썼다.

송 부회장은 롯데지주 공동대표 자리에 오르며 황각규 부회장과 함께 롯데그룹의 2인자로 부상했다. 경영권 분쟁과 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부각된 2015년 즈음부터 호텔롯데 상장과 맞물려 핵심 업무를 담당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눈도장을 받았다. 호텔롯데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송 부회장은 몸에 배여 있는 특유의 겸손함과 꼼꼼한 일처리를 바탕으로 신 회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해석이다.

롯데지주는 19일 이사회를 열어 송 부회장을 신임 롯데지주 대표로 선임한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신 회장과 황 부회장은 연임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 대표는 기존 두명에서 세명으로 바뀐다.

1955년 생인 송 부회장은 롯데그룹이 4개 BU체제를 도입한 2017년 초대 호텔BU장으로 선임됐다. BU장 선임 이후 대부분 1~2년 이후 회사를 떠났지만 송 부회장은 지주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신 회장의 신뢰가 남다름을 증명했다.

초대 식품 및 화학BU장은 선임 1년 만에 용퇴했다. 이원준 유통BU장은 2년 임기를 마치고 이번에 강희태 롯데쇼핑 사장에게 자리를 넘겨줄 예정이다. 송 부회장이 맡았던 호텔BU장 자리 역시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인 이봉철 사장이 이어받는다. 다만 송 부회장은 롯데그룹을 떠나지 않고 황 부회장과 함께 롯데지주를 이끌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송용덕 부회장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신뢰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호텔BU장을 맡고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 대표로 임명된 것 자체가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원준 유통BU장이 실적 부진으로 물러날 것으로 점쳐진 것과 달리 송 부회장은 유임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송 부회장을 호텔BU장 자리에 유임시키는 대신 지주사로 불러들여 대표이사 직을 맡기는 선택을 했다.

송 부회장이 롯데그룹 입사 이후 40여 년간을 호텔롯데에만 근무한 호텔전문가라는 점을 상기하면 이같은 인사 결정은 더욱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황 부회장은 물론 현재 롯데지주 주요 실장은 대부분 지주 출범 이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정책본부' 출신이다. 송 부회장은 그룹을 총괄하는 정책본부 출신이 아님에도 지주 수장 자리에 올랐다. 그만큼 신 회장의 신뢰가 높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송 부회장이 '신동빈의 남자'로 거듭난 건 2015년 촉발된 경영권 분쟁 및 지배구조 개편이 방아쇠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송 부회장이 이끄는 호텔롯데 상장이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핵심으로 손꼽혔기 때문이다.

송 부회장은 2017년 호텔BU장을 맡기 이전부터 호텔롯데 상장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롯데그룹은 2015년 경영권 분쟁 이후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와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에 의뢰해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놨다. 정책본부 축소,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 등이 주요 대책이다. 송 부회장은 당시 맥킨지를 비롯한 외부그룹과 롯데그룹 간의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을 했다. 지배구조 개선 관련 중책을 맡은 것이다.

더욱이 호텔롯데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다. 오너일가와 지배구조가 얽혀 있는 호텔롯데 상장 작업은 신 회장이 신뢰할 인물이 맡을 수밖에 없다. 송 부회장이 호텔롯데 상장과 지배구조 관련 중책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신 회장의 눈도장을 받게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지주는 황각규 부회장을 비롯해 과거 정책본부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면서 "비 정책본부 출신인데다 호텔롯데에서만 근무한 송용덕 부회장이 롯데지주로 입성한 건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관련 보여준 성과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편 송 부회장은 롯데호텔이 개점한 1979년 입사해 40여 년간 영업, 마케팅, 총지배인 등 여러 업무를 두루 거쳤다. 호텔롯데 뉴욕사무소장(1988년), 롯데호텔월드(2006년)·롯데호텔제주(2007년) 총지배인, 롯데루스(러시아호텔) 본부장(2008년)을 거쳐 2011년 롯데루스 대표를 지냈다.

2012년 금의환향한 송 부회장은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맡아 성장을 이끌었다. 2017년 2월 BU 체제가 도입되면서 호텔BU장으로 선임됐다. 자사 출신 1호 대표이사를 거쳐 전문경영인으로 부회장까지 오른 호텔업계 입지전적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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