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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커진 국민은행 신탁리스크팀 [기로에 선 은행 신탁업]②ELT 안정성장 기여…ETF·ETN, 해외주식형상품 위험성 경감 역할

손현지 기자공개 2019-12-31 11:24:15

[편집자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은행권 신탁사업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 신탁을 총량규제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방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비이자수익 확보 차원에서 신탁사업으로 눈을 돌리던 은행들은 공격적인 비즈니스 행보를 멈추고 신탁리스크 관리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5대 은행 신탁사업의 기류 변화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6일 10: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 선제적으로 신탁부문 내 '리스크관리' 조직을 구축한 곳이다. 최근에야 리스크관리를 위한 TFT를 구성하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타 은행과 달리 일찍이 별도의 위험완충시스템을 갖췄다. 금융당국이 주가연계신탁(ELT) 등 신탁 비즈니스에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 신탁리스크관리팀의 존재감이 부각된다.

내년부터 신탁리스크관리팀의 주 역할은 ELT상품 완충장치로 확대된다. 당국은 ELT를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판단하고 있다. 은행에게도 주요국가 5개 증시에 연동되는 ELT만 허용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고객 니즈를 반영해 내년 ELT 신상품의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어 이와 관련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거래 고객의 특성상 자본시장 상품인 신탁을 접할 때 원금손실 위험성을 민감해하는 고객이 많다"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고객중심 상품판매 프로세스 구축 차원에서 리스크관리 기능을 강조한 이유"라고 전했다.

국민은행이 신탁조직 내 리스크 체계를 마련한 것은 2012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 회장은 종합재산관리에 대한 사회적 니즈가 커지면서 은행 신탁업을 미래성장동력원으로 판단했다. 평소 고객자산 관리에서 경기변동 리스크를 염두에 둔 윤종규 회장의 신념이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


당시 신탁업 확대 차원에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신탁본부 체제를 신탁연금그룹(신탁본부+퇴직연금사업부)으로 격상했다. 이와 함께 신탁본부장 관할 신탁리스크관리팀도 가동하고 별도 심의조직인 신탁리스크심의회를 통한 독립적 운영체계를 구축했다.

상품이 갖는 고유의 위험과 더불어 상품 소싱부터 고객판매까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요인(시장리스크, 신용리스크, 금리리스크, 운영리스크)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다. 타 은행 역시 신탁사업에 역량을 쏟았지만 국민은행처럼 리스크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대비해온 곳은 드물었다.

이 때문에 최근 신탁리스크관리팀의 존재감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해외금리연계 파생상품(DLF) 손실 사태를 계기로 당국이 신탁상품을 바라보는 관점이 까다로워진 탓이다.

국민은행 신탁 포트폴리오상 ELT 파생형상품 비중(45%)이 상당하다. 지난달 말 기준 신탁부문의 수익성을 대표하는 금전신탁 수탁고는 31조6000억원으로 은행권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파생형, 주식형, 채권형 상품 순으로 이익에 기여했다. 40~50대 고객이 핵심 고객층을 이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신탁리스크관리팀을 주축으로 소비자 보호체계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비이자수익의 핵심 주력상품인 ELT상품의 안정성장을 추구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신탁조직의 인력규모는 은행권 최대(115명) 수준이다. 김종란 상무의 진두지휘 하에 신탁사업부와 신탁운용부, 수탁사업부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말 증시부진에 따른 ELT 판매수수료 감축 여파로 신탁조직은 다시 '본부'로 격하됐지만 퇴직연금부 기능이 빠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상은 여전히 공고하다는 평가다. 은행의 비이자수익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비즈니스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탁리스크관리팀의 역할도 늘어났다. 기존에는 특정금전신탁 등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정도만 수행했다. 규제 등 컴플라이언스(준법) 전반을 관할하며 자체적으로 구축한 리스크관리 모델을 통해 일간, 주간, 월간 단위로 리스크한도 준수여부를 검열하는 방식이었다.

내년부터는 고객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여러 종류의 기초자산을 담은 상품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해외주식형 상품 공급을 확대키로 했다. 내년 1월 초 고객니즈와 투자성향별로 주식·채권 비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산배분형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고배당주 ETF 및 유망해외지역인 인도 투자상품 등 주식형 상품 등도 대기 중이다. 리츠(REITs)에 투자하는 ETF, ETN 상품도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리스크관리 측면에선 시장상황에 따른 운용 익스포저(위험노출금액)와 기초자산으로 편입되는 국가별 익스포저 관리모형을 별도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2016년 관련 시스템을 만들어 시장, 국가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발행사인 증권사에 대한 운용한도 등을 설정해 특정 증권사에 쏠리는 위험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 신탁리스크팀 외에도 신탁본부 내 상품 리서치 및 상품개발, 시스템 개선 등 업무를 전담할 애자일(Agile)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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