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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CEO' 택한 KT, 사업부도 '부사장급' 재편할까 회장 이하 4인방 체제, 직위 낮춰 변화 불가피

김장환 기자공개 2019-12-31 08:19:35

이 기사는 2019년 12월 30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회장이 정점에 섰던 지배구조를 사장 리드 체제로 바꾸기로 하면서 향후 인사와 조직재편에 미칠 영향도 관심을 끈다.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구현모 사장을 포함, KT 내 사장은 총 4명이다. 이들 중 일부는 교체가 점쳐지고, 또 자리를 물려받을 인사에게 사장 직위를 줄 수도 있다. 다만 CEO가 '사장'으로 한 단계 내려선 만큼 사업부 전반을 부사장급 이하 조직으로 전면 재편할 가능성도 있다.

황창규 회장 후임 선출 절차를 최근 마무리하고 구 사장(사진)을 신임 CEO 내정자로 선출한 KT는 대표이사를 '회장'에서 '사장'으로 바꾸는 정관변경을 곧 단행한다. 제왕적 통치 체제를 탈피하자는 의미에서 CEO를 맡는 인사의 직위도 한 단계 낮추자는 이사회 건의를 구 사장이 수용한 결과다.

KT 정관은 이사와 이사회 구성요건, 주주총회, 부칙 등 모든 항목에 '대표이사'를 '회장'으로 적시하고 있다. 2009년 3월 남중수 전 사장이 물러나고 이석채 전 회장이 부임하면서부터 이뤄진 변화다. 남 전 사장 시절처럼 '대표이사 사장'으로 정관을 되돌리게 되면 CEO의 연봉 및 처우 등도 변화가 예상된다.

구 CEO가 회장이 아닌 사장으로 부임하게 됐다는 점은 또 다른 면에서도 변화를 줄 수 있다. 회장 이하 사장단이 끌어왔던 사업부 수장도 급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보인다. 신임 회장 선출 탓에 미뤄둔 KT 정기인사와 이에 따른 조직재편이 예상보다도 더 큰 폭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황 회장이 2014년부터 이끌어온 KT는 CEO 이하 사장 4인방이 각 주요 사업부를 맡고 있다. 구 사장을 비롯해 이동면·김인회·오성목 사장이 각각 커스터머&미디어·미래플랫폼·경영기획·네트워크 사업부문 수장이다. 이외 부문과 실은 부사장과 전무급 인사들이 전담한다. 지난해 말 단행한 정기 인사를 통해 현 체제가 갖춰졌다.

구 사장 뒤를 이어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을 끌어갈 후임자를 먼저 선정해야 한다. 해당 부문을 맡으면 구 사장 뒤를 잇는 '2인자'가 된다. 매출 등 규모 면에서 가장 '알짜' 부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조직재편에서 커스터머부문과 미디어사업본부가 합쳐져 탄생한 조직이다. 커스터머는 유·무선사업 개인 고객 모집 및 응대, 미디어는 KT가 1위 자리를 점유 중인 IPTV 등 유선방송 사업을 전담한다. 양측이 합쳐져 범접할 수 없는 최대 매출 부서가 됐다.

겉보기로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을 이어받을 만한 눈에 띄는 인사가 없다. 지난 3분기 말 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커스터머부문 소속 임원은 원흥재 전략본부장 정도다. 상무급 임원이어서 단번에 커스터머&미디어부문 장으로 올라설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물론 다른 부서 부사장이나 전무급 임원 중 관련 부서를 거친 인사들은 있다. 다만 커스터머와 미디어를 두루 거친 이들은 한정적이다.

이로 인해 커스터머&미디어부문 후임자 선정 과정에 조직을 다시 쪼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대 사업부를 일인에게 물려주게 되면 실적과 권한이 한쪽으로 과도하게 실릴 수 있다. 특히 IPTV 사업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게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사업 추진력을 강화하려면 미디어부문을 커스터머와 별도 조직으로 다시 분리하는 게 합리적일 수도 있다.

이외 사장들이 맡고 있는 미래플랫폼과 경영기획·네트워크 사업부문 등도 사장 이하 직위로 수장 교체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맡고 있는 사장들 대부분이 구 사장과 CEO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였다. 특정 인사는 삼성전자 출신인 황 회장이 부임 전 몸을 옮긴 같은 삼성 출신이다. KT는 황 회장이 처음 부임했던 2014년만 해도 사장 직위 임원은 한 명도 없었다.

황 회장 후임자 선출 탓에 통상 10월~11월경 실시했던 정기 인사를 한참 뒤로 미룬 KT는 이제 이에 대한 결정을 서둘러 내려야 한다. '구현모 CEO 체제' 출범에 맞춘 인사와 전반적인 조직재편 결과는 늦어도 내달 중반까지는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주주총회에서 큰 이변이 없다면 2020년 3월 말 정기 주총부터 구 CEO 임기가 본격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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