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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그룹 3세 경영, '잡음'보다 '화음'내는 이유는 세아베스틸 해외진출 때 세아제강 지원…협업 '시너지', 계열분리 가능성 낮추는 힘

구태우 기자공개 2020-01-30 10:51:12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9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그룹은 서로 주고 받을 게 많다. 계열분리 필요성을 전혀 못 느낀다"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사진)은 지난 10일 철강협회 신년인사회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세아그룹이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로 들어서면서 세아제강지주와 세아홀딩스의 계열분리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낮게 본 것이다.

왼쪽부터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

현재 세아그룹의 '오너십'은 사촌경영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이순형 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부사장이 강관(세아제강지주) 부문을, 고 이운형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부사장(사진)이 특수강(세아홀딩스) 부문을 맡고 있다. 창업주인 이종덕 회장이 1960년 부산철관공업 때부터 일군 철강회사는 현재 강관과 특수강 사업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주성 부사장은 계열분리 가능성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 계열분리로 인한 '득'은 없고, '실'만 있다는 설명이다. 계열분리보다는 사촌 간 각자 책임경영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공급사 '수직 계열화' 전략, 사촌 계열사로 극복

세아그룹의 특수강 부문은 2013년 위기에 직면했다. 차량용 특수강의 주거래처였던 현대자동차가 특수강까지 '수직 계열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2013년 특수강 시장에 진출, 당진제철소에 특수강 공장을 지었다. 이듬해 동부제철의 특수강 계열사인 동부특수강을 '웃돈'까지 얹어 인수했다.

현대차그룹이 특수강 시장에 나선 건 세아베스틸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가격 협상력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현대차는 특수강을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특수강 공급사슬에 일대 격변이 시작된 것이다.

세아베스틸은 현대차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해외 시장 비중을 늘려야 했다. 세아베스틸의 해외 영업에 '우군'으로 나선 건 세아제강지주의 미국 판매법인 'SSA(Seah Steel America)'였다. 당시만 해도 세아베스틸의 특수강은 국내에서 대부분 소비돼 해외 영업망이 많지 않던 때였다.

반면 SSA는 1978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북미와 중남미를 대상으로 영업했다. 세아제강이 해외 영업을 확대할 때 SSA가 교두보 역할을 했는데, 세아베스틸이 미주 시장 개척에 나설 때도 지원군 역할을 했다. 세아베스틸은 SSA가 40여년 가까이 다져놓은 영업 전략과 영업망을 활용했다.

SSA는 세아제강 제품을 북미와 중남미 고객사에 판매할 때 세아베스틸 제품까지 함께 판매했다. 공동 마케팅을 통해 세아베스틸은 미국 시장에서 보다 쉽게 안착했다는 평이다.

2016년 세아베스틸 미국 법인(Seah Global·SGI)이 설립될 때까지 SSA의 지원을 받았다. 이후 세아베스틸은 해외 영업조직을 재정비하고 글로벌 판매를 꾸준히 늘렸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해외 첫 생산기지로 베트남을 택했다. 주요 고객사가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이를 겨냥했다. 세아베스틸은 현지 생산공장을 지을 때 '세아스틸 비나'의 도움을 받았다. 공장 부지를 선정하고, 영업망과 물류체계를 만드는 데 있어 세아스틸 비나의 자원을 활용했다. 세아스틸 비나는 1993년부터 현지에 진출했다.

◇세아제강·세아베스틸·창원특수강, 전시회도 수주도 '함께'

지난해 미국의 엑손모빌로부터 '낭보'가 들렸다. 세아베스틸 계열사인 세아창원특수강과 세아제강이 공동으로 엑손모빌의 수주를 따냈다. 수주 규모는 비공개에 부쳐졌지만 양사 간 긴밀한 협업이 수주로 이어진 사례였다. 이를 가능케한 건 양사의 포트폴리오 경쟁력이었다.

세아창원특수강의 무계목 강관은 일반 강관보다 내압과 내식성이 강한 프리미엄 제품이다. 세아제강의 용접강관은 유정의 함몰을 방지하는 데 강점이 있다. 세계 5위 셰일가스 생산업체인 엑손모빌 입장에서는 세아그룹의 다양한 강관 제품을 동시에 구매하는 장점이 있었다.

이렇듯 세아베스틸과 세아제강은 글로벌 철강시장의 부진에도 공동 마케팅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2017년 영국계 석유회사에 세아창원특수강과 세아제강이 공동벤더로 승인됐다. 이후에도 미국과 중동 석유회사를 상대로 공동수주를 따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세아그룹은 지난해 세계 최대 가스·오일 전시회 '가스텍'에 참가했다.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이녹스텍이 57평 규모의 통합 부스에서 고객사를 만났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가 한 곳에서 고객사를 만나면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세아홀딩스(세아베스틸의 지주사)과 세아제강지주가 공동으로 사업성이 우수한 해외 스타트업 기업을 찾고 있다. 신사업을 추진하는 태스크포스도 공동으로 구성했다.

세아제강지주와 세아홀딩스는 세아그룹을 떠받치는 두 축이다. 두 지주사는 출발도 취급 제품도 다르지만, 협업을 통해 철강업의 불황을 이겨내고 있다는 평이다. 두 지주사가 특수강과 강관을 축으로 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한 만큼 계열분리라는 '리스크'를 짊어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양사가 협업하면서 고객사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알릴 수 있었다"며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알렸고, 잠재고객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두 지주사 간 협업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머물렀다면 지금은 신사업까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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