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통상 둥지 튼 GS家 허준홍, '계열분리·그룹化' 큰그림? [지배구조 분석]지주사 ㈜GS 체제 밖 계열사 지분 다수 보유…대표이사 취임 후 행보 주목
박기수 기자공개 2020-02-04 08:33:5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의 장손인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사진)이 그룹 내 삼양통상의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허 전 부사장이 보유한 GS그룹 내 계열사 지분이 다시 한번 조명받고 있다. 그가 ㈜GS 계열과 GS건설 등 주력 계열사들에 근무하고 있는 4세들과 달리 ㈜GS와의 지분 관계에서 자유로운 삼양통상 계열로 자리 잡으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삼양통상 '그룹' 체제를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4세들의 '가업 물려받기', 허준홍은 삼양통상으로
이러한 관측의 근거 중 하나는 GS그룹의 가계 구조와 '시점'에 있다. 4세들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GS그룹을 바라보는 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는 3~4세간 경영권 승계다.
대략적 구도는 이미 나왔다. GS 3세들은 자신이 대부분의 커리어를 보낸 회사의 경영권을 장남들에게 물려주고 있다. '미스터 오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세홍 사장은 지난해 초 GS칼텍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오너 일가 중 GS건설의 지분이 가장 많은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부사장은 지난해 말 GS그룹의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관건은 그룹의 '장손' 허준홍 부사장이었다. 사촌 격인 허세홍 사장과 함께 GS칼텍스에서 경력을 쌓았던 허 전 부사장은 지난해 말 GS칼텍스에서 전격 퇴임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퇴임 당시 그 역시 다른 4세들처럼 아버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가업을 물려받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는 후문이 나왔다. 실제 3일 재계 등에 따르면, 현재 휴가를 보내고 있는 허 전 부사장은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삼양통상의 대표이사로 취임할 예정이다.
◇허준홍 보유 비(非) ㈜GS 계열 지분 활용법 '주목'
삼양통상 대표이사로 자리 잡은 허 전 부사장이 '그룹' 체제를 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은 GS그룹 내 삼양통상의 위치와 그가 지닌 다수의 계열사 지분에 근거한다.
GS그룹 내 계열사는 크게 지주사 ㈜GS에 속한 회사와 속하지 않은 회사로 나뉜다. 업계에 알려진 GS칼텍스나 GS에너지, GS리테일, GS홈쇼핑 등은 ㈜GS 계열에 속한다. GS건설과 GS네오텍은 'GS'가 사명에 들어가나 오너 개인이 쥐고 있는 예외에 속한다. 이 두 회사를 포함해 ㈜GS 계열에 속하지 않은 대표적 계열사가 바로 삼양통상이다. 삼양통상을 비롯해 삼양인터내셔날과 삼정건업 등은 '허씨 일가' 개인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수많은 허씨 일가들 중 허준홍 전 부사장은 삼양통상 등 지주회사 ㈜GS 체제 밖 계열 회사들의 지분을 '특히'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는 허 전 부사장이 삼양통상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지분 정리 작업을 통해 삼양통상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그룹을 만들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 GS건설과 GS네오텍, ㈜승산 정도를 제외하고, 허 전 부사장은 대부분의 비 ㈜GS 계열 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는 삼양통상(22.08%)과 삼양인터내셔날(37.33%), 삼정건업(30%), 보헌개발(33%)의 최대주주다. 이외 켐텍인터내셔날(10%)과 위너셋(10.11%), 옥산유통(19.04%)은 2대 주주 위치에 있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여동생인 허인영 ㈜승산 대표이사가 최대주주인 센트럴모터스에도 허 전 부사장은 3대 주주(10.11%)로 있다.
허 전 부사장이 보유한 ㈜GS 지분도 그가 유동화할 수 있는 주요 자산 중 하나다. 현재 그는 ㈜GS의 지분 2.08%를 보유하고 있다. 1월 31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한 주식 가치만 약 905억원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허준홍 부사장은 ㈜GS 계열에 속하지 않은 계열사 중 가장 자산 규모가 큰 삼양통상 지분과 기타 계열사들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양통상을 지주사로 전환하고 허 전 부사장이 지닌 계열사 지분을 삼양통상 밑으로 정리하는 등의 구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라면서 "실현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비현실적일 수 있겠으나 그룹이 된 삼양통상 계열의 계열 분리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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