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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ONE CEO?…'강희태 리더십'에 미래 베팅 분산된 의사결정 패인…강력한 리더십으로 각 사업·자산 통합 추진

최은진 기자공개 2020-02-18 08:15:1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직개편을 통해 'ONE(원) CEO(최고경영자) 체제'로 전환하겠다."

롯데쇼핑의 2019년 4분기 IR 컨퍼런스콜에 나타난 강희태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조직개편을 언급하며 '원 CEO'라는 말을 썼다. 함께 청취한 기관투자가들도 원이란 단어에 깊은 인상을 받는 분위기였다.

이 말은 톱-다운(Top-down) 방식의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흩어졌던 자원을 일원화 하겠다는 계획으로 한 말로, 강 부회장 체제의 강력한 리더십을 의미한다. 그 역시 '파워풀한 조직 분위기', '법인 중심의 의사결정' 등 CEO 중심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공표했다.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롯데쇼핑의 체질개선을 이루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롯데쇼핑의 사업부문인 마트·백화점·슈퍼·e커머스·롭스 등의 수장을 일원화 한 통합 CEO 체제를 마련했다. 롯데그룹 유통BU장으로도 선임된 강 부회장이 그 역할을 맡았다. 한평생 백화점 부문에서 근무했던 그에게 롯데쇼핑의 구조조정 중책을 맡긴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강 부회장의 첫 공개행보는 투자자 소통이었다. 13일 개최된 2019년 4분기 IR 컨퍼런스콜에서 이례적으로 대표이사인 강 부회장이 직접 투자자들에게 경영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유통업계서 컨퍼런스콜을 하는 것도 특별한 경우지만 대표이사가 직접 소통하는 것도 꽤 놀라운 일로 여겨진다. 보통 IR 컨퍼런스콜은 기관투자가에게만 제공하지만 이날은 특별히 청취를 요청한 일반 투자가들에게도 일부 개방했다고 전해진다.

강 부회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롯데그룹 유통사업의 위기를 인정하며 그 원인을 온라인으로 변화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통 계열사 전사적으로 효율적이고도 전략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흐름을 쫒지 못했다는 얘기다.

실패의 이유를 '분산된 의사결정 시스템' 탓으로 돌렸다. 롯데쇼핑의 사업부문인 '마트·백화점·슈퍼·e커머스·롭스'는 물론 더 넓게는 면세점과 홈쇼핑, 하이마트 등 유통과 관련된 전체 영역이 유기적으로 하나의 시스템으로 맞물려 운영되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강 부회장은 이 원인을 또 각 사업부문별 대표이사 체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도의 성장기엔 각자 사업부문 대표 체제가 성과를 발휘하며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가 확립됐지만 위기시엔 효율을 저해하는 배경이 됐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강 부회장은 '원 CEO'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원 CEO라는 단어에 롯데쇼핑의 조직전략이 모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원 CEO'라는 강 부회장의 말은 그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모든 권한을 휘두르는 주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스로를 단 한명의 CEO라고 칭할 정도의 자신감, 결국 앞으로 롯데쇼핑과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과 리스크를 직접 짊어지겠다는 의미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톱-다운 방식의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말로 치환된다. 강 부회장은 CEO 직속의 '헤드쿼터(HQ)'부서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Q가 5개 사업부의 지원업무를 총괄하면서 중복됐던 업무을 일원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강 부회장이 언급한 '법인중심의 의사결정', 즉 각 사업부문이 아닌 롯데쇼핑 전체의 이익에 우선하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의미이다. 각 사업부의 자산을 하나의 자원으로 일원화 시켜 효율성을 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EO 직속의 HQ 내에는 각 사업부문에 속해 있던 지원조직이 모두 포함된다. 재무·회계·인사·기획 등이다. 재무의 경우 장호주CFO가 총괄하는 형태이지만 전반적으로는 강 부회장이 책임진다. 강 부회장은 '믿어달라', '100% 책임진다'는 말로 톱-다운 방식의 의사결정 시스템, 강희태 리더십을 신뢰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강희태'의 강력한 리더십에 롯데쇼핑 미래가 걸린 셈이다.

실제로 강 부회장은 '파워풀한 조직', '일원화 된 법인'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모든 사업부문을 하나로 통합시켜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각 사업부문 별 융합과 콜라보, 협업 등을 가속화 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무분별하게 중복됐던 자산들을 하나로 묶어 효율화 하는 작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핵심자산과 각 사업부 별 강점을 '효율성'이라는 관점에서 혼합하는 전략도 검토될 것을 관측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톱-다운 방식의 의사결정, 강희태 리더십에 의존하는 경영방식이 시대의 요구에 뒤떨어지는 전략이라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IR에 참가했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가 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경쟁사의 경우 오프라인 전략을 사업부별로 쪼개서 전문화 시키는 전략을 고민,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과 반대되는 방향이란 얘기다.

이에 강 부회장은 '재밌는 얘기다'며 받아치면서도 '꽤 중요한 지적'이라고도 답했다. 그러나 백화점을 제외한 4개 사업부 모두 적자를 보고 있고,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데 따른 대안이 '응집'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백화점과 면세사업부를 통합시켜 시너지를 낸 신세계를 예로 들었다. 독특한 사업단위의 영역은 유지하되 재무적인 효율성과 시너지 창출에 방점을 둔 통합은 필요하고도 유효한 전략이란 얘기다. 이어 강 부회장은 첫번째 단계로 롯데쇼핑의 5개 사업부문을 통합시키는 전략을 안착시킨 후 유통BU 전체적으로 하이마트·홈쇼핑·면세점 등 전체적으로 통합시켜 시너지 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 CEO라는 단어를 활용하면서 강희태 부회장이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자신의 리더십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겠다는 얘기"라며 "100% 책임지겠다 이런 말들도 역시 강력한 리더십으로 통합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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