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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농심 45년 근속 박상균 부사장, '수익성' 방어 키맨영업이익률 3%대 하락, 원가·세금부담 확대

최은진 기자공개 2020-03-03 07:30:4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평균근속연수 11년, 농심은 동종업계와 비교해서도 장기근속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회사로 꼽힌다. '신라면'이라는 대표상품을 통해 부침없이 성장하면서 이룬 경영 안정성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이렇다보니 농심의 임원들도 대부분 30년 이상 근속자다.

이 중 가장 근속기간이 긴 인물이 눈에 띈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다음으로 근속기간이 긴 박상균 부사장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그는 45년간 농심의 재무회계 한우물만 팠다. 그만큼 가장 믿을맨으로 꼽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오랫동안 안정적인 현금흐름으로 사실상 무차입 기조가 안착된 농심에 닥친 '3% 수익성'이란 새로운 고민도 박 부사장의 몫이다. 원가 및 세금 부담 등 CFO에게 닥친 과제를 해결할 키맨으로 박 부사장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농심은 라면시장 54.4%를 차지하고 있는 절대강자다. 매년 2조2000억원 안팎의 매출, 9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다. 스낵과 생수 사업을 벌이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 매출의 약 80%는 라면이 차지한다. '신라면'이라는 대표브랜드를 통해 안정적 실적 기반을 갖췄다.

농심에 장기근속자가 많은 이유도 이 때문으로 꼽힌다. 사업보고서 상 농심의 평균근속기간은 11년, 오뚜기(9년5개월), 삼양식품(8년 6개월), 풀무원(6년) 등 경쟁기업보다 월등히 높다. 대표 브랜드로 큰 부침없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면서 고용 안정성도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농심 역시 이를 자랑거리로 삼는다. 매년 일정기간 근무한 이들에게 순금배치를 선물하기도 한다.

돈줄을 쥔 금고지기도 당연히 장기근속자이다. CFO 역할을 맡고 있는 박 부사장은 45년을 농심 한 곳에 근무한 인물이다. 농심에 근무하고 있는 임원 가운데 근속기간이 가장 긴 54년 재직한 신춘호 회장 다음으로 장기근속자이다. 사실상 전체 직원 중 박 부사장 만큼 농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도 없다는 얘기이다.

1955년생인 그는 숭실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농심 공채로 입사해 지금까지 재무 및 회계부서에서만 근무했다. 2006년 상무, 2013년 경영지원실장, 2014년 전무로 승진했고, 2019년 부사장으로 한단계 더 올라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았다.



당초 재무제표 작성 및 IR 등은 전략기획부문 소관이었지만 2011년 담당 임원의 퇴사로 박 부사장이 맡던 경영지원부문이 맡으면서 CFO로서의 원톱 입지를 갖췄다. 이후 부서이름이나 직급만 달라졌을 뿐 10년간 박 부사장의 역할이나 입지는 한결같이 확고하다는 평가다. 그를 대체할만한 인력이 사실상 없다고도 전해진다. 재무회계 한 부서에서만 40여년을 근무하며 쌓은 노하우와 역량은 그 누구도 따라올수 없기 때문이다.

농심의 재무구조는 오랜시간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생활필수품 성격이 짙은 라면으로 국민 입맛을 사로잡은 데 따라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유지됐고, 오랫동안 사실상 무차입 기조가 이어졌다. CFO 입장에서 현금흐름이 원활하게 창출되는 것 만큼 좋은 것도 없다. 더욱이 농심은 투자에도 꽤 일관된 금액을 집행한다. 매년 투자활동으로 약 1000억원의 자금이 지출된다. 계획적인 재무전략 기조가 10여년간 잘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농심의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보면 얘기가 다르다. 20여년 전만해도 약 9%를 상회하던 영업이익률이 3%대로 떨어졌다. 제품 대부분이 생활필수품인 데 따라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아 마진을 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영업이익률의 지속적인 하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재료는 물론 판관비 부담이 늘어난데다 법인세율 인상 등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아졌다. 매출 상승폭 대비 인건비나 물류비 등 제반비용과 세금부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내부비용 감축은 허리띠를 졸라매면 되지만 원재료나 세금부담은 대외변수인 만큼 통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20%대로 떨어졌다. 현금창출력을 의미하는 에비타마진(EBITDA Margin)은 7.4%로, 10%를 상회하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은 1414억원이다. 사실상 무차입 기조하에 단기차입금을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이례적인 숫자다. 부채비율이나 차입금 의존도가 소폭이지만 확대된 것도 이 때문이다.

여전히 우량한 재무구조를 구축하고 있지만 떨어지는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일부 재무전략의 변화가 불가피 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신제품과 해외진출의 성공 유무 등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도 변수다. 결국 CFO의 역할이 중요해 진 시기다. 수익성 개선 전략에 대한 박 부사장에게 쏠리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와 해외진출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데 따라 비용과 인건비 등이 지출되면서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국면"이라며 "해외시장에서의 인기와 채널 확대 등이 펼쳐지고 있어 향후 매출 상승세 등이 수익성 개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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