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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에쓰오일, 7조 투자 앞 '재무건전성' 중책 맡은 조영일1단계 4.8조 투입 후 재무부담 확대…업황 둔화 속 2단계 투자 앞둬

이아경 기자공개 2020-03-06 10:35:0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5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뽐내던 에쓰오일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2018년까지 4조8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마친 후 7조원에 달하는 또 한 번의 투자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업황 둔화에 투자 효과까지 지연되면서 재무부담은 매년 증가세다.

어느 때보다 재무안정성이 저하되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조영일 수석부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불어난 부채는 줄이고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은 물론, 재무구조를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자금조달을 해야 하는 것도 그의 숙제다.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조 수석부사장은 1981년 12월 에쓰오일에 입사한 이후 자금부문과 회계부문 상무를 거친 재무통이다. 2012년부터는 10년째 CFO를 맡고 있다. 2010년 부사장에 승진한 후 2015년 수석부사장에 올랐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던 조 수석부사장의 고민이 시작된 건 2015년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 투자를 시작하면서다. 에쓰오일은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ODC) 건설에 4조8000억원을 투입하면서 부채가 대폭 증가했다.

2014년 연결기준 2조5000억원 수준이던 순차입은 2015~2016년 호황기를 누리며 5000억원까지 대폭 줄었지만, 1단계 투자를 거치며 2017년 2조6500억원, 투자가 마무리된 2018년에는 5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부채비율도 2015년 100%에서 2018년 146.6%로 높아졌다.

투자와 별개로 진행된 대규모 배당은 에쓰오일의 재무 부담을 더욱 악화시켰다. 에쓰오일은 2016~2017년 2년 연속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각각 7219억원, 687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조 수석부사장의 고민은 2단계 프로젝트를 앞두고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이 무려 7조원에 달하는 탓이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사업 비중을 늘리기 위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SC&D(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사업타당성을 검토하는 단계로 내년 상반기 안에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투자가 본격화되면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호황기였던 1단계 프로젝트 시행 때와 달리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아 재무부담을 상쇄하기도 어렵다. 에쓰오일은 2018년 1단계 투자를 마무리했지만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면서 작년 3분기까지 순차입금이 6조6000억원을 돌파, 부채비율은 162%로 치솟았다. 현금성 자산 및 금융기관 예치금은 1조2243억원이다.

에쓰오일을 비롯한 국내 정유사들은 2018년 4분기 국제유가 급락 이후 지난해 미국발 공급과잉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저유황유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던 IMO2020의 효과 지연 및 코로나19 여파로 또다시 정유 및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올 1분기는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에쓰오일은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한 상태다. 2016~2017년 연간 7000억원에 달했던 배당금은 2018년 874억원으로, 지난해에는 116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명예퇴직도 검토하고 있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당분간은 업황 부진으로 영업현금 창출과 재무구조의 개선 정도가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더욱이 RUC·ODC 투자로 재무부담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 7조원 규모의 2단계 프로젝트가 현실화되고 투자자금의 상당부분을 외부차입에 의존할 경우 추가적으로 큰 폭의 재무구조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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