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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꿈 꾼 박재욱 타다 대표, 여기서 멈출까 사법부 무죄 됐지만 국회서 '금지법' 통과…"인생 바친 서비스 물거품"

서하나 기자공개 2020-03-06 08:02:5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5일 14: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가 만든 IT 제품이나 서비스로 사람들 삶의 질을 높이고 싶다."

커플 메신저에서 모빌리티까지 오직 '혁신'을 꿈꾸며 달려온 박재욱 VCNC 대표(사진)의 도전이 끝날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4일 전체회의를 열고 '여객자동차 운수법 개정안(타다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제 남은 절차는 5일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 뿐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개정전 법안에 근거를 둔 타다의 '베이직 서비스'는 불법이 된다.

박재욱 대표는 이미 "조만간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서비스를 중단하면 사실상 나머지 서비스도 영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재웅 대표와 의기투합 3개월만인 2018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4개월 만의 일이다.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들&회사(VCNC)의 탄생

올해 35살(1985년생)인 박재욱 VCNC 대표는 이제 막 창업 10년차를 맞은 '젊은 CEO'다. 서울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지만 '새로운 IT 서비스로 사람들의 삶이 개선되는 일'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었다. 창업을 꿈꾸면서 경영학을 복수전공했다.

2011년 2월 학교에서 만난 창업 동아리 멤버들과 낙성대 근처 월세 50만원짜리 사무실을 얻고 법인을 세웠다. 회사 이름은 창업 스터디 이름Value Creators(가치를 창조하는 사람들)에서 따왔다. 그렇게 VCNC(Value Creators & Company)가 탄생했다.

박 대표는 가장 먼저 태블릿 기반으로 언론사의 뉴스를 한데 모아 공급하는 '뉴스갤러리' 서비스를 준비했다. 하지만 당시 언론사들이 독자적 뉴스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사업 전개가 쉽지 않았다. 이후 e북을 활용해 영어로 동요를 불러주는 앱 등도 출시했지만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눈길이 갔다. 하지만 대부분 창업가들이 오픈된 SNS에 주목했던 것과 달리 박 대표는 폐쇄형 SNS에 더 큰 관심을 뒀다. 시행착오를 거쳐 커플 메신저 서비스 '비트윈'이 탄생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자연스럽게 사용자가 늘었다. 2011년 11월 출시 이후 3년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을 넘겼다. 스타트업 컨퍼런스에서 상을 받았고, 한국의 소프트뱅크, 일본의 글로벌브레인 등 유명 글로벌 벤처캐피탈(VC)로부터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싱가포르,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으로 서비스 국가를 확대했다.

박 대표는 당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커플을 보유한 플랫폼으로 발전해 긍정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 기업이 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런 그에게 전환점이 찾아왔다. 바로 이재웅 쏘카 대표와의 만남이었다.

◇의기투합한 두 대표, 'VCNC·쏘카' 한 배를 타다

2018년 7월 IT 업계는 이재웅 쏘카 대표의 VCNC 인수 소식으로 뜨거웠다.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을 창업한 '1세대 벤처 사업가'로 유명한 이 대표가 2007년 다음을 나와 벤처기업 '쏘카'를 설립한 뒤 처음 시도하는 인수합병(M&A)이었기 때문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던 '쏘카'는 보유 차량만 1만대 이상으로 가파르게 성장했으나, 여전히 '모빌리티' 혁신에 목말라 있었다. 이재웅 대표는 당시 VCNC가 갖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 처리 능력과, 기술 기반 역량을 쏘카에 접목시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쏘카의 VCNC 인수가는 1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됐다. 물론 여기에는 이재웅 대표가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후배 창업가 '박재욱' 대표를 포함 VCNC의 인재를 데려오기 위한 '몸값'도 포함됐다.

사실 이재웅 대표와 박재욱 대표의 인연은 이보다 한참 앞서 시작됐다. 창업을 준비하던 20대 박재욱 대표가 고민에 빠져있을 때 "창업을 위해서는 서비스만큼이나 명확한 비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사람이 바로 이 대표였다.

그렇게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지 3개월. 2018년 10월 '타다'가 세상으로 나왔다. 타다는 쾌적한 승차 서비스를 바탕으로 이용자들에 큰 호응을 얻었다. 회사는 타다를 1만대 증차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2019년 2월 쏘카, 타다, 이재웅 대표, 박재욱 대표가 검찰에 고발되면서 상황은 뒤집혔다.


◇"창업, 후회한 적 없다" 소신 밝혔지만…

이후 박 대표는 수개월간 이어지는 재판을 준비하고 택시 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며 숨돌릴 틈 없는 시간을 보냈다. 검찰에 1년을 구형받은 날 밤,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에 직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때만해도 박 대표는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창업을 후회한 적은 없다"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 자체가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박 대표는 재판부의 판결과 국회의 법안 통과를 기다리는 시간 속에서도 계속 대책을 강구했다. 그렇게 '쏘카-타다 법인 분사'의 아이디어가 나왔고, 일반 운전 기사 중심의 서비스도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기사만 가입할 수 있는 '타다 프리미엄' 등으로 확대됐다.

재판부는 혁신가의 손을 들어줬으나 국회의 문턱은 넘지 못했다. 사업은 존폐위기에 처했다. 이날 개정안(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의 승합차를 대여할 경우 관광목적으로 6시간 이상 빌리거나 반납 장소가 공항·항만인 경우에만 운전기사 알선이 가능하도록 한다)이 통과되면 법안 공포 1년 6개월 뒤부터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불법이 된다.

타다 베이직을 중단하면, 결국 불법이 아닌 타다의 모든 서비스 또한 멈춰야할 것으로 보인다. 타다는 타다 베이직 외에 타다 프리미엄(VIP 의전 등), 타다 에어(공항 리무진), 타다 프라이빗(장거리 출장 등), 타다 어시스트(만 65세 이상, 장애인 대상)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타다 베이직은 회사의 핵심 서비스이자 회사의 '캐시카우'다.

박 대표도 사업 중단을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 그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빌리티 생태계를 꾸려나가자는 약속을 했지만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저희가 좋은 선례가 되겠다고 말씀드렸지만 그렇지 못한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박 대표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신 그는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한 기업가가 100여명의 동료들과 약 2년의 시간을 들여 인생을 바친 서비스가 국토교통부와 몇몇 국회의원들의 말 몇 마디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며 "172만명이나 되는 이용자들의 새로운 이동 방식도, 1만2000명 드라이버의 일자리도 표로 계산되지 않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나 보다"는 글을 통해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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