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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 지주 CSO 이원덕 부사장, 강력한 성장전략 모색⑤민영화 성공 주역, 명석한 '전략통'....사내이사 발탁, 서열 3위 입지

김현정 기자공개 2020-03-16 13:59:01

[편집자주]

우리금융에는 위기극복 DNA가 있다고 말한다. 1998년 외환위기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 공적자금 투입과 관치 외풍, 지주사 해체와 재출범, 채용비리 사태로 빚어진 경영 공백, 최근 DLF 사태까지 많은 아픔을 겪으면서 더욱 성장하고 단단해진 인재들이 바로 우리금융 위기극복 DNA의 핵심이다. 이곳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6일 10: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하는 등 지주사 체제를 본격화하면서 전략최고책임자(CSO)와 재무최고책임자(CFO)를 분리했다. 지주가 여러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마련함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체계적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여기 새 CSO로 발탁된 인물이 우리금융의 손꼽히는 ‘전략통’ 이원덕 부사장(사진)이다.

이 부사장은 1962년생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는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한일은행에 입행하면서 금융권에 발을 내딛은 그는 재무, 전략, 자금부 등 은행 내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우리은행 재무기획팀 차장·부부장을 지냈고 2009년부터 3년간 자금부 부장을 맡았다. 이외에는 전략 쪽으로 대부분 커리어를 쌓았다.

2004년 말부터 2007년까지 우리은행 전략기획팀 수석부부장으로 일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는 옛 우리금융지주에서 전략기획부 부장을 역임했다. 이어 2016년까지 우리은행 전략사업부 부장을 지냈다. 같은 해 12월에는 미래전략부 영업본부장을, 2017년 2월에는 미래전략단 상무를 맡았다. 손태승 행장 취임 직후인 2017년 12월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장(상무)으로 발령받은 그는 1년 뒤엔 2018년 말 경영기획그룹장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회장-행장 분리체제가 가동하면서 손태승 회장은 지주사의 몸집을 키우는 동시에 조직을 더 체계적으로 만들었다. 지주사 임원을 늘렸고 기존 2개 총괄 체제를 5개 부문 체제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기존 경영기획총괄이 모두 함께 처리했던 전략기획 업무와 재무관리 업무를 분리했고 별도로 CSO와 CFO 직책을 만들었다. 지주 경영전략을 집중해서 봐줄 인물이 필요했다.

이곳에 이 부사장의 내정은 필연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워낙에 우리금융 내 잘 알려진 ‘전략통’이다. 우리은행의 숙원사업 ‘민영화’의 성공 주역으로 꼽힌다. 당시 이 부사장은 잠재투자자 관리 및 지분 매각을 담당했다. 네 차례 실패 끝 다섯 번째 시도 끝에 우리금융은 현재 과점주주 체제로 굳건히 자리하게 되는데 이 실무를 직접 맡았던 사람이 이 부사장이다. 이광구 전임 행장은 그의 능력을 눈여겨보고 '민영 1기' 우리은행의 첫 임원인사에서 그를 상무로 승진시킴과 동시에 미래전략단을 맡겼다.

당시 인사와 함께 이뤄진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었는 점은 ‘미래전략단’ 신설이었다. 미래전략단은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전담을 위해 새롭게 만든 조직이다. 이 전 행장은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 직후 청사진으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제시했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타 금융그룹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지주사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게 이 행장의 주장이었다.

이후 손태승 현재 회장으로 행장이 바뀌고 나서도 이 부사장은 은행 전략최고책임자로 발탁된다. 통상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 인사·재무·전략 등 핵심보직의 인물들이 대거 교체되지만 이 부행장은 예외였다. 1년 후 9명의 부행장을 모두 교체하는 ‘파격 인사’ 때에도 이 부사장을 부행장에 올리며 신임을 드러냈다.

현재 그가 맡은 지주 전략부문은 전략기획단의 상위 조직이다. 전략기획단은 전략기획부·미래금융부·사업성장지원부로 구성돼 있다. 주로 계열사들의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일을 담당한다. 특히 사업성장지원부는 계열사 가운데 자산운용사와 자산신탁사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명석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공부를 많이 하는 학구파로도 평가된다. 2009년 자금부 부장 시절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이 지속될 경우 외화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타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돈을 빌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움직임을 보였을 때도 침착하게 대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 때와는 달리 당시 상황으로는 달러자산을 굴리기 위해 콜시장에서 돈을 빌려주는 쪽인 만큼 당분간 외화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했다. 오랜 시간 쌓은 거시경제 지식이 바탕이었다.

'열공'의 결과물로 은행의 외화조달처를 다변화한 공도 세웠다. 2011년 당시만 해도 뉴욕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달러를 빌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부사장은 말레이시아에서 3억2000만링깃(1억달러)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달러화로 직접 조달한 것보다 링깃화로 조달해서 달러로 스와프하는 것이 조달 금리가 유리하다는 설계를 직접 했다.

영어 실력도 수준급이라는 전언이다. 해외 IR 행사에서도 영어를 능통하게 한다. 미국 뉴욕 지점에서 근무했고 본사에서 국제금융 쪽도 담당했다. 업무 스트레스를 풀 때 하는 취미가 영국고전 소설 읽기일 정도다.


이 부사장은 최근 우리금융 사내이사에 올라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우리금융이 지배구조 안정을 위해 이사회에 손 회장 외 사내이사를 한 명 더 두기로 했는데 거기에 이 부사장이 올랐다. 이로써 그는 이사회 참석 자격과 그룹의 중요 결정 권한을 얻었다.

이 부사장의 역할은 단순한 이사회 참여가 아니라 혹시 모를 직무대행의 역할이 더 큰 것으로 알려진다. 손 회장의 행정소송과 라임펀드 판매에 따른 금감원 검사 등 앞으로 우리금융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제대로 된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직무대행은 일상적 업무만 처리할 수 있도록 상법상 권한을 제한해놓고 있기 때문에 빨리 후임자를 정해야 하는 압박이 생긴다. 하지만 사내이사가 된다면 2~3개월 시간적 여유를 갖고 후임을 물색할 수 있다.

만에 하나 최고경영자 유고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 부사장은 이사회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이사 업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그가 사내이사에 오름으로써 그룹 내 2인자인 권광석 행장 내정자 다음으로 서열 3위에 오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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