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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서정덕 앞에 놓인 풍산의 숙제, '원가·비용' 관리매출원가율 92.3%, 지난 8년간 최고…신동 부문 매출 감소 탓

김성진 기자공개 2020-03-12 14:28:3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산은 최근 들어 원가통제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업체 중 하나다. 신동과 방산 두 사업 부문을 영위하는 풍산은 지난 몇 년 간 신동부문에서 판매가 감소함에 따라 원가율 상승을 피하지 못했다. 게다가 매출총이익이 급감한 상태에서 판매 및 관리비를 줄이지 못해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원가통제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주요 임무로 꼽힌다. 원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큰 폭으로 줄더라도 영업손익은 흑자를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원가 관리에 실패할 경우 제품을 많이 팔고서도 손에 남는 게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


다만 풍산처럼 원재료 가격의 변동성이 큰 업체의 경우 원가관리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풍산의 재무를 책임지는 인물은 서정덕 풍산 재경실장(전무)다. 서 전무는 1955년생으로 한국방송통신대 경제학과 및 연세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를 졸업했으며 이후 풍산에서는 2010년부터 임원에 올라 재무를 책임지고 있다.

풍산이 최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풍산은 지난해 2조451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매출원가는 2조2637억원으로 매출원가율은 92.3%를 나타냈다. 이는 전년 90.4%와 비교해 1.9% 포인트 오른 수치로 지난 8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출원가율이 상승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매출감소가 꼽힌다. 매출감소 폭 만큼 고정비를 줄이지 못하며 자연스레 매출원가율도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신동부문에서 매출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풍산이 영위하는 신동과 방산 두 사업부문 중 매출 대부분은 신동부문에서 창출된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의 75%가 신동부문에서 발생했다.

방산부문과 달리 신동부문에서의 원가 관리는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산업의 경우 정부가 제조원가에 일정 금액을 더해주는 방식의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아주 많은 마진을 남기긴 어렵지만 반대로 원가를 잠식당할 우려도 적다.

반면 신동부문은 원자재가격 및 수요변화에 따른 영업실적의 변동이 상당히 크다. 특히 주요 원재료인 ‘전기동’가격에 따라 실적이 크게 변하는 모습을 보인다. CFO는 이러한 가격변동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원가관리를 비롯한 재무전략을 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구체적으로 풍산은 LS니꼬동제련 및 해외 각 업체로부터 전기동을 매입해 동판, 동합금, 봉, 선 등을 제조해 판매한다. 전기동 가격이 떨어지면 원재료 구입비용은 감소하지만, 풍산이 만들어 판매하는 제품 가격도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매입가격보다 판매가격이 낮아지는 셈이다.

전기동 가격은 2011년 초 톤당 9000달러(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를 상회한 바 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16년 4000달러 후반까지 떨어졌다. 2016년 하반기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다시 6500달러 수준까지 회복되다 미중 무역분쟁 등 영향으로 재차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현재 5700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매출총이익은 큰 폭으로 줄었지만 판관비는 사실상 큰 변화가 없었다는 데 있다. 지난해 매출총이익은 원가율 상승으로 전년 대비 30% 줄어든 1876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는 1465억원으로 집계되며 고작 8% 감소하는 데 그쳤다. 판관비 내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급여는 450억원으로 오히려 40억원가량 증가했다.

그나마 눈에 띄게 비용이 줄어든 항목은 바로 수출제비용이다. 수출제비용이란 수출과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비용으로 수송비, 항만사용료, 컨테이너 확보 비용, 절차 수속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는 수출 감소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풍산의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은 1조5163억원으로 전년 1조7697억원에 비해 14.3% 감소했다.

판관비에는 고정비가 많이 포함돼 단기간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글로벌 경제를 급속도로 위축시킴에 따라 수익성 확보를 위한 판관비 관리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미 기존 미중 무역분쟁 탓에 전방 수요산업이 둔화된 상태에서 코로나 19까지 겹쳐 업황을 전망하기 상당히 어려운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풍산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은 미중 무역분쟁과 더불어 최근 코로나 19 영향으로 떨어지는 추세"라며 "이번 매출원가율 상승은 신동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해 발생한 현상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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