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대규모 선제적 자본조달 '신의 한수' '코로나19' 발행시장 위축...2조4000억 기발행, 유동성 여유
김현정 기자공개 2020-03-27 11:36:1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5일 1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이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대규모 자본조달을 실시했던 우리금융지주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비은행 인수합병(M&A)을 준비하는 한편 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선제적으로 부지런히 실탄을 마련한 덕분이다.우리금융이 2019년 1월 지주사로 출범한 이후 첫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은 지난해 6월. 당시 후순위채로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우리금융은 이후로도 꾸준히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번갈아가며 찍어냈고 지난해 총 5회로 1조9500억원을 조달했다.
우리금융은 올해에도 추가 자금조달에 나섰다. 올 2월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것이다. 당초 25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1월 말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5550억원의 유효 수요가 몰리자 1500억원을 추가 발행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발행시장의 상황은 달라졌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채권투자 수요가 감소해 은행들의 후순위채 등의 발행이 녹록지 않아진 것이다. 기관투자가들은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기피하고 달러나 현금만을 찾고 있다.
최근 하나은행도 후순위채를 처음 신고했던 물량보다 축소 발행했다. 5000억원을 의결했지만 3500억원으로 물량을 줄인 것이다. 발행 규모는 그때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번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상황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우리금융이 지주사로 출발한 이후 숨가쁘게 자본확충을 해온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6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D-SIB(시스템적 중요은행지주)로 지정되면서 자기자본(BIS) 비율을 11.5% 이상까지 끌어올려야 했다.
지주사 출범 시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사용하면서 우리은행 시절 당시 15%대였던 BIS비율이 10% 수준까지 떨어지게 됐다. 이는 M&A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보해야하는 우리금융에 큰 부담이었다.
우리금융은 지속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 BIS비율을 11.9%까지 끌어올렸다. 우리자산운용(옛 동양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옛 ABL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옛 국제자산신탁) 등 잇따른 자회사 편입에도 조건부자본증권을 지속적으로 발행해 자본여력을 확보했다.
그간 우리금융의 대규모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놓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코로나 사태를 맞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타이밍이 절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은 그렇게 발행을 하고 싶어도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올 2분기 말과 3분기 쯤 조건부자본증권을 추가로 발행할 계획을 세웠다. 추후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언제 시장 상황이 급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상황이 될 때 자본조달을 해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지주 유동성에 상당히 여유가 있는 편이고 6, 7월 시장이 안정되는 것을 보고 추가 발행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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