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20년 '안랩맨' 김기인 부사장의 무차입 '고집'연구개발비 비율 업계 최고 수준 유지…스타트업 투자도 총괄
성상우 기자공개 2020-03-30 08:12:0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기인 CFO(부사장)는 안랩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한 '안랩맨'이다. 1999년 합류한 뒤 성장 경로를 함께 겪어 왔고, 재무 전문가로 승진가도를 밟아왔다.20년 중 12년을 등기이사로 재임했을 정도로 경영진 중 키맨이다. 20년 넘게 살림살이를 맡아오면서 사내 곳곳 현황을 가장 잘 꿰고 있는 인물이다. 역할 비중도 타사 CFO보다 크다. 최근엔 스타트업 투자 사업도 함께 총괄했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안철수 대표가 정치 외도의 길을 걸을 당시 가신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최대주주와 신뢰 관계가 깊다.
김 부사장이 재무 분야를 총괄해온 기간 안랩은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그가 관리부문 이사로 등기임원 목록에 처음 등재된 2002년은 안랩의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된 시기다. 당시 248억원 수준이던 연매출은 2년 뒤 300억을 넘어섰고, 이후에도 1~2년마다 400억원, 500억원을 차례로 돌파했다. 2012년엔 업계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2017년엔 1500억원 고지를 넘었다. 수익성 역시 10% 이상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
◇ 안정적 성장에 무차입 고수
20여년간 안랩 재무 전반을 운영해 온 김 부사장이 고수했던 철칙은 '무차입 경영'이다. 2000년대 초반 4~17%대를 오르내렸던 차입금 의존도(차입금/총자산)는 김 부사장이 관리 부문 이사를 맡은 직후인 2005년부터 줄곧 0%를 유지했다. 최근 5년간을 보더라도, 보유 차입금에서 보유 현금성 자산을 뺀 값인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상태를 이어오며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순부채는 2014년 -48억원에서 지난해 -152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김 부사장의 또 다른 철학은 '기술 경영'이다. 재무 관리 의사결정에 있어 기술 이슈의 비중을 항상 크게 뒀다. 이는 R&D 투자 비중에서 드러난다. 10%대를 이어오던 안랩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김 부사장이 재무 관리 이사를 맡은 2002년부터 20%대로 뛰었다. 이후 20년간 이 수치는 2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지난해엔 30%선을 넘었다. 보안·소프트웨어 업계 기업들 중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기술 경영 기조의 연장선 상에서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사업도 시작됐다. 지난해 초 주총에서의 정관 변경으로 엑셀러레이터 활동 및 벤처투자 등의 사업목적을 추가했고, 그 실행 조직인 '전략기획팀'을 CFO 부문 산하에 신설했다. 스타트업 등 안랩의 미래 기술 투자 사업 전반을 CFO가 총괄하게 된 셈이다.
투자 자금은 지난 20년간 안정적으로 거둬 온 영업이익을 통해 유보금 형태로 충분히 쌓아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1486억원 규모다. 회사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 규모 지표인 사내유보율(이익잉여금+자본잉여금 / 납입자본금)은 4169%에 이른다.
투자는 활발하게 이뤄졌다. 메인 관심사는 클라우드 보안 및 AI 기술 보유 업체였다. 투자 사업을 시작한 지 1년만에 관련 기술 보유 스타트업 3곳에 대해 전격 투자를 단행했다. 대상은 △보안인증 기술업체 '와이키키소프트' △클라우드 보안업체 '스파이스웨어' △AI 보안 업체 '제이슨'이다. 투자 규모는 각 대상별 수억원 수준이다. 와이키키소프트는 지분 15%를 3억5250만원에 인수했고, 스파이스웨어엔 약 2억원이 투입됐다. 제이슨 지분은 60%를 매입했고,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 부사장의 스타트업 투자 및 기술 경영 기조는 올해 이후 더 강화될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기 기획실과 이랜드 재무실을 거쳐 1999년에 재무부문 관리부장으로 안랩에 합류했다. 2002년에 등기이사로 처음 등재됐으며 2008년 12월에 상무로 승진했고, 2011년 12월엔 CFO 및 전무에 올랐다. 부사장 승진은 2018년 12월에 이뤄졌다. 전체 재직기간 20년 중 등기임원으로 10년을 지냈다. 지난해 사내이사로 재선임됨에 따라 보장된 임기 3년까지 마치면 등기이사 재임기간은 총 12년이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선거 캠프를 차렸을 당시엔 직간접으로 안 대표를 돕기도 했다. 2012년 꾸려진 안 대표의 대선 캠프를 돕기도 했다. 그만큼 최대주주와 신뢰 관계가 굳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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