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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 카드채 편입 가능성은…"시장 조달이 우선" 금리 높지만 조달 가능…P-CBO 통해 시장 조달 어려운 캐피탈사부터 지원

이은솔 기자공개 2020-04-13 10:56:2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안정펀드가 여전채를 매입하기로 하면서 조달 금리가 오른 카드사들도 혜택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당국에서는 채안펀드 자금이 한정돼 있는만큼 '위기 상황'에 닥친 경우부터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카드채가 금리는 인상됐지만 조달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카드사들이 당장 채안펀드의 수혜를 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안펀드 내 여전채 편입 결정은 다음주로 보류됐다. 채안펀드는 IBK자산운용이 모펀드 운영을 맡고, 여전채 분야 자펀드는 하나UBS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담당하고 있다. 자펀드 운용사와 여전채 발행사가 금리와 발행조건을 두고 협상 중이지만 당초 집행을 예상했던 2일보다 일주일 이상 여전채 매입이 늦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자펀드 운용사는 여전채 발행사를 대상으로 두 번의 매입 신청을 받았고, 일부 우량 카드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여전사들이 매입을 신청해둔 상태다. 다만 매입 신청을 한다고 해서 모두 매입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고, 금리를 기준으로 비딩(응찰)을 거쳐 매입 대상을 선정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높은 금리를 부담하더라도 조달이 시급한 중소규모 캐피탈사들이 먼저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재 단기 채권 위주로는 발행이 되고 있지만 장기 채권은 수요가 떨어진 상황"이라며 "여전사들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장기채권이 필요한데 채안펀드에서 시장과 같은 금리수준에 단기채권만 포함한다면 굳이 응찰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채안펀드가 여전채를 포함한다는 소식에 기대했던 카드사들은 당국의 입장을 듣고 기대가 꺾인 상태다. 당국은 시장에서 조달이 가능한 곳은 정부 지원을 기대하지 말고 자구책을 먼저 강구하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20조원의 채안펀드 기금 중 여전채에 얼마를 분배할지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한정적인 재원으로 모든 여전채를 흡수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에서는 해외사례를 언급하면서 시장보다 유리한 금리를 제공할 수는 없다고 한다"며 "정말 유동성이 급한 곳부터 지원해주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전했다. 금융위에서는 채안펀드의 편입 대상인 신용등급 AA-에 미치지 못하는 중소 캐피털사들을 대상으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형태로 신용보증기금의 신용보강을 받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실제로 신용카드채는 금리가 다소 오르기는 했지만 발행을 지속하고 있다. 6일 삼성카드는 총 1900억원 규모, 하나카드는 500억원 규모의 카드채를 발행했다. 7일 국민카드도 각각 700억원 규모 발행에 성공했다. 9일 우리카드는 해외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통해 3300억원을 조달했다.

카드채는 필요가 있을 때 수요예측을 하고 대규모로 발행하는 회사채와 달리 대금 지급 등 일상적인 업무 연속성을 위해 수시로 발행한다. 한번 금리를 올려놓으면 이후 발행에도 영향을 미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연체율이 높아지고 건전성이 떨어지면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주고 결국 조달 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신용등급이 좋고 내부 유동성이 안정적인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에서는 아직까지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 상황이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는 있지만 현재 카드채 수요가 급감하진 않았다"며 "금리가 다소 오르긴 했지만 발행이 가능하고, 내부에 보유한 유동성 자금까지 감안하면 유동성 문제가 시급하진 않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증권사 등에서 투심이 살아나면 여전채 조달 문제는 해결될 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여전채의 금리 인상은 일시적인 시장의 유동성 경색 때문이지 건전성이나 수익성 등 여전사의 펀더멘털이 약화된 건 아니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채의 주요 매입사인 연기금, 보험, 증권사 등의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기준 금리 인하로 국고채 금리가 너무 낮아졌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여전채로 수요가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채안펀드가 일부라도 여전채를 매입해 시장에 신호를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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