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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 매각]인색한 시장가치…주가보다 '피어그룹 밸류'인프라 성격 탓 도시가스업종과 유사…티브로드 준용될듯

노아름 기자공개 2020-04-13 13:39:5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각이 공식화 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복합유선방송업체(MSO) 현대HCN은 M&A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만큼 직접적으로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준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지만 이 보다는 가장 최근에 거래된 피어그룹(Peer Group)의 멀티플 배수가 준용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대HCN의 지분가치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상장사인 현대HCN의 시가총액은 약 4000억원 가량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종목이 한달여간 급등락을 반복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주가 수준보다는 그 이전의 평균 주가를 살펴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대HCN 주가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 되기 이전인 올해 2월까지 3000원대 중반에서 거래됐다. 대략 주당 3500원 정도를 기준으로 발행주식총수(1억1200여만주)를 곱한 시가총액은 4000억원 정도로 산출된다. 여기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지분 66.21%를 대입한 가격은 대략 2700억원이다. 경영권 거래인 만큼 통상적으로 30%의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가정하면 약 3500억원을 매각가격으로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현대HCN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이 3500억원이라는 점이다. 시장이 평가하는 가치대로 거래가 이뤄진다고 가정했을 경우 원매자는 현금 3500억원을 쌓아둔 회사를 같은 금액에 인수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가치로 현대HCN의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그 이유는 케이블TV 업종의 특성상 시장이 제대로 된 기업의 실질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대HCN과 같은 케이블TV 회사들은 사실상 본질이 인프라 산업에 가깝다. 자본적 지출을 통해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진입장벽도 높지만 인프라 자산이 깔려 있으면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정적인 실적과 반대로 눈에 띄는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업종의 특성을 반영하듯 케이블TV 회사의 주가는 큰 부침을 보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현대HCN은 2013년부터 매년 3000억원 가량의 매출액과 평균 800억원 중반대의 상각전이익(에비타)이 유지되고 있으며, 주가 역시 4000원 안팎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도시가스업종과 유사하다. 도시가스산업은 경기변화에 민감도가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 대신 성장 속도가 가파르지 않은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필수재로서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하는 반면 수익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대 안팎에 머무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지난해 삼천리, 경동도시가스, 서울도시가스 영업이익률은 각각 2.5%, 2% 0.8%로 집계됐다.

상장 도시가스업체 역시 MSO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현금 곳간이 넉넉하지만 시장에서 평가하는 눈높이는 낮다. 서울도시가스의 경우 지난해 현금성자산만 4433억원을 보유한 순현금 상태이지만 지난 9일 기준 시가총액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3535억원 가량이다. 삼천리 역시 시가총액(2863억원)은 현금성자산(6266억원)을 크게 밑돈다.

따라서 현대HCN 거래가격 산정에는 밸류에이션 산출에 왜곡이 생길 수 있는 시가총액을 근거로 삼기 보다는 동종업체의 최근 거래 사례를 준용하는 방법이 더 타당하다는 분석이다.

현대HCN 밸류에이션은 경쟁 사업자인 티브로드의 최근 거래를 참고해 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JNT인베스트먼트는 보유 지분 20% 가량을 3000억원에 매각했다. 이를 100%로 환산하면 티브로드의 지분가치(Equity Value)는 약 1조5000억원으로 집계된다. 직전년도 순현금 2546억원을 반영한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1조2454억원이다. 여기에 현금창출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에비타(1745억원)를 적용시키면 멀티플 배수(EV/EBITDA)는 약 7배다.

지난해 현대HCN의 에비타(870억원)에 티브로드에 적용된 멀티플 배수 7배를 곱하면 현대HCN의 기업가치는 6090억원으로 산출된다. 지난해 현대HCN의 순현금 3500억원을 더한 지분 100%의 가치는 9590억원, 여기에 거래 대상 지분율 66% 가량을 적용하면 매각 가격은 대략 63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현대HCN의 재무지표와 티브로드의 멀티플을 준용해 도출된 결과다. 시장 점유율 등에 따라 멀티플 배수가 7배 아래로 떨어지거나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등이 벨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친다면 실제 거래 가격은 이보다 낮은 수준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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