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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생존전략]삼성물산, 'SPA 정상화' 수포로 "적자만 피하자"1분기 대규모 영업적자, 온라인화 과제…3년만에 연간 적자까지 관측

최은진 기자공개 2020-05-06 08:09:52

[편집자주]

내수경기 위축, 해외 브랜드 난립, 구매 트렌드 변화 등으로 불황의 터널을 건너고 있던 패션업계가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란 암초까지 맞닥뜨렸다. 브랜드 기업은 물론 OEM 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어려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자금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유동성 위기도 불거지고 있다. 주요 패션업체의 재무상황과 대응전략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1일 11: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은 모태사업이지만 실적기여도는 매우 미미하다. 사업경쟁력 약화 및 경쟁 심화 등으로 기여도가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고 버리지도, 키우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에 놓여있다.

최근 코로나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며 1분기 대규모 적자까지 냈다. 심혈을 기울이며 밀었던 SPA 브랜드의 정상화도 수포로 돌아간 분위기다. 연간실적으로 '적자만 피하자'는 전략으로 버티기에 돌입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에버랜드와 제일모직이 통합한 법인과 2015년 9월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모태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패션·리조트 사업을 비롯해 건설·상사·급식·바이오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식을 소유하며 사실상 지주사 및 모기업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그룹 계열사 주식을 포함해 종속·관계기업 등 투자자산이 전체의 약 53%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체사업보다는 지주역할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삼성그룹 내부적으로는 삼성물산의 포지션을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다. 자체사업에 통 큰 투자를 하며 성장시키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 기초체력을 탄탄히 다지는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기업인 만큼 무엇보다 안정성 및 현금창출력이 가장 중요한 전략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의외로 기여도가 작은 패션부문이 삼성물산의 경영전략에 발목을 잡고 있다. 모태사업이기 때문에 버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키울 수도 없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다. 실적이 안 좋을 때마다 '패션부문 매각'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통합 삼성물산이 된 2015년 이후 패션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매년 쪼그라들었다. 통합법인 출범 당시 패션부문의 매출 기여도는 연결기준 13%에 달했다. 건설 44%, 상사 27%의 뒤를 이었다. 물론 영업적자를 보고 있었던 만큼 매출 기여도가 큰 의미는 없었지만, 나름 작지않은 입지는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상사실적이 큰폭으로 증가하고 바이오와 급식 및 식자재유통 사업도 유의미한 매출을 거둬들이면서 패션사업의 기여도는 5%대로 쪼그라들었다. 매출은 1조8000억원 안팎을 꾸준히 벌어들이고 있지만 삼성물산 내 사업부문 입지는 위축되고 있다.


사실 그간 패션부문의 전략은 매출 확대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있었다. 통합법인 출범 초창기 2년간 영업적자였기 때문에 흑자로 돌려놓기 위해 브랜드 구조조정 등을 적극적으로 단행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크게 남성복·여성복·캐주얼·SPA·스포츠·해외브랜드 등 6가지 사업으로 구성 돼 있다. 구조조정은 대부분 남성복과 해외브랜드에서 이뤄졌다.

대표적인 남성정장 브랜드인 '엠비오'를 론칭 20년만에 철수했다. 남성복 '로가디스' 브랜드 중 프리미엄 라인을 '갤럭시'와 통합했고, 중저가 라인은 '로가디스 스트리트'로 흡수시켰다. 헤리티지 캐주얼 브랜드인 '빈폴'에서 키즈라인을 철수했고 핸드백 브랜드인 '라베노바'도 종료했다. 브랜드 라이선스도 정리했다.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빨질레리' 라이선스를 연장없이 종료했고, YG와 합작해 론칭한 '노나곤' 브랜드도 철수했다.

수년간 구조조정에 강드라이브를 걸며 영업적자를 흑자로 전환, 매년 3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시는 동시에 삼성물산은 2016년 론칭한 SPA브랜드인 에잇세컨즈를 성장동력으로 키웠다.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지 못한 채 적자를 보고 있지만 최대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정상화에 속도를 냈다. 불황에도 오프라인 확장정책을 지속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19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에잇세컨즈의 정상화까지 거의 막바지 단계에 이른 상황에서 매출이 급작스럽게 줄어드는 이슈가 발생했다. 규모의 경제를 정상화 전략으로 삼고 있던 입장에선 큰 타격일 수 밖에 없다. 보통 1분기와 3분기가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악의 위기상황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 설명이다.

여성복과 일부 해외브랜드를 제외하고 SPA를 비롯해 스포츠, 남성복 등 전반적으로 실적이 대폭 쪼그라들었다. 결국 1분기 매출액 3570억원에 31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해 벌어들일 영업이익에 버금가는 적자를 내면서 역대 최악의 1분기 실적을 나타냈다.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이 집밖에 나가질 못하고 있기 때문에 사치재인 의류 소비가 줄어드는 건 당연한 결과다. 더욱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온라인화가 간신히 10% 초반대정도로 올라왔지만 여전히 언택트(Untact) 소비에 대한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는 점도 실적부진의 요인으로 꼽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상황에서 2분기를 맞았다. 통상 2분기에 봄·여름 신상품이 나오면서 매출붐이 일어나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내부적으로 일감이 거의 끊겼다는 불안함까지 호소하고 있을 정도다.

삼성물산이 통상 비수기인 3분기에 매년 적자를 봤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적자 폭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성수기에 해당하는 4분기에 1~3분기 적자를 메울 정도의 큰 폭의 실적을 낸다면야 연간적자를 면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그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3년만에 다시 영업적자로 전환될 우려에 처한 셈이다.

내부적으로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가로 브랜드 구조조정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상은 남성복이나 해외브랜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축소 등을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온라인 비중도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통상 3분기에 대규모 실적을 낸다는 점을 감안할 때 1분기 적자에 2분기 침체까지 더하면 4분기에 얼마나 잘 버느냐가 관건"이라며 "현재로선 적자만 피하자는 분위기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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