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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타이어산업]고려제강, 저성장 터널서 만난 암초 '코로나19'타이어 업체 생산 중단…선재 부문 수익성 추가 악화 우려

박기수 기자공개 2020-04-20 09:47:13

[편집자주]

격변하는 완성차 관련 사업군에 코로나19라는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웠다. 수많은 산업군 중에서도 특히 고민이 깊어지는 곳은 타이어 업계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자동차 유동량이 줄며 타이어 관련 산업 전체가 침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파장은 타이어 원재료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업체까지 미칠 가능성이 크다. 위기감이 고조된 국내 타이어업계를 더벨이 긴급진단했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7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수선재 시장 1위 기업인 고려제강이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주요 고객사인 타이어 업체들이 생산 중단에 들어가면서 그간 순조롭게 외형 성장을 이뤄왔던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회사를 지탱하고 있던 선재 사업이 하락세를 탔던 터라 코로나19라는 장애물이 더욱 뼈아프다. 저성장이 일반화한 이후 보수적인 자금 운용 전략을 통해 차입금을 일부 감축한 것이 위안거리다.

70년이라는 긴 업력을 지닌 고려제강은 국내외 계열사만 30여 곳에 달하는 작지 않은 회사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산총계만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은 1조6397억원이다. 5년 전인 2014년의 매출(1조3412억원) 대비 22% 이상 성장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매출을 신장시키며 중견 철강 업체 중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갖췄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매출은 매년 늘어났지만 오히려 영업이익률은 매년 줄어들었다. 지난해 고려제강의 연결 영업이익은 317억원에 그친다. 매출 대비 비중(영업이익률)은 1.9%에 불과했다. 2010년대를 통틀어 1%대 영업이익률은 고려제강에 낯선 수치였다.

2010년 중후반의 실적 악화 영향은 로프 사업의 부진이 컸다. 고려제강은 와이어로프(Wire rope)류 제품을 생산하는 로프 부문과 타이어 소재에 들어가는 경강선 및 비드와이어를 생산하는 선재 부문으로 나뉜다. 로프 사업 부문은 2018년 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기 전까지 영업 손실을 냈던 사업이었다. 대신 선재 사업 부문이 매년 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는 선재 부문이 쓰러졌다. 지난해 선재 부문의 영업이익은 107억원으로 2018년 224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로프 부문은 지난해 11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2018년(40억원)보다 수익성이 높아졌다.


선재 부문의 부진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코로나19 탓에 향후 실적 개선이 불투명하다는 점 때문이다. 유동 차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부진이 현실화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생산 중단의 여파가 연쇄적으로 작용해 고려제강같은 소재 생산 업체까지 그 파장이 닿고 있다는 의미다.

고려제강과 가장 맞닿아 있는 업체들은 타이어 업체다. 실제 타이어 업체들은 최근 비상 경영에 나서고 있다. 금호타이어 임원진들은 향후 몇 달간 급여 일부를 반납하기로 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역시 공시를 통해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자연스럽게 타이어 소재가 되는 합성고무나 스틸코드 등의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완성차 업체와 완성차 관련 산업들이 침체기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라면서 "타이어 관련 산업을 영위하는 고려제강 역시 2분기 이후 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나마 위안인 점은 고려제강의 기초 체력이 비교적 탄탄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2010년대 저성장이 일반화하면서 고려제강은 자금 운용 정책을 보다 보수적으로 이뤄낸 결과 차입금 부담이 일부 감소한 상태다. 지난해 고려제강의 부채비율은 58.8%로 2018년 말(63.9%) 대비 5.1%포인트 낮아졌다. 총차입금 역시 지난해 말 4638억원으로 2018년 말(4909억원) 대비 271억원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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