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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포스코의 '코로나19 재무전략', 손익 중심서 현금흐름 관리로전중선 부사장 "극한적 비용절감 필요", 매출채권·재고자산 회전 빨라져

구태우 기자공개 2020-04-27 13:55:5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17: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확대된 코로나19의 여파는 기업들의 재무 전략까지 바꾸고 있다. 이번 파장의 '끝'이 어딘지도 알 수 없고, 체감 경기가 어디까지 악화될 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고 투자 계획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유동성이 넘쳐나는 포스코도 코로나19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무전략을 수정했다. 현금흐름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을 포함한 운전자본 비축을 최소화하고 현금흐름이 원활하도록 재무전략을 짜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그룹은 본업인 철강과 글로벌 인프라, 에너지 소재 등을 영위하는 계열회사가 163개에 달한다. 그룹의 재무전략이 계열회사까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24일 오전 1분기 실적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번 실적발표회는 지난 1월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처음 열린 실적발표회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실적은 선방했다는 반응이다.


포스코의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6조9699억원, 영업이익은 45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466억원, 3744억원 감소했다. 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754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10억원 증가했다. 철광석과 원료탄인 석탄의 원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수출 감소분을 내수에서 메워 실적을 방어했다는 평이다. 영업이익률은 전기보다 1.6% 포인트 상승한 6.6%를 기록했다.

우려했던 코로나19의 영향은 2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1분기는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코로나19로 변동된 재무전략과 투자전략이 눈에 띄었다.

김광무 포스코 철강기획실장(전무)은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올해부터 가장 많이 바뀐 건 (재무전략이) 손익 중심에서 캐시플로우 중심으로 바뀐 것"이라며 "최소한의 재고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무의 설명은 유동비율 497.1%(1분기 기준)를 자랑하는 포스코조차도 현금흐름 관리에 비상이라는 점에서 의미 심장하다.

재무전략의 변화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기계획된 투자들이 수정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2023년까지 약 45조원을 투자해 철강 부문의 경쟁력을 고도화하고, 신성장사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그룹 전체에 5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배정했고, 철강 부문에는 3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배정했다.

이번 투자 계획은 계획일 뿐 실제 집행은 재무적 여건을 고려해 집행하기로 했다. 2차전지 소재 등 신성장 부문에는 기계획된 투자금을 예정대로 집행하고 철강 부문에는 투자비를 조정할 계획이다. 이경섭 포스코 투자전략실장은 "철강 설비는 면밀하게 점검해 사용연한을 최대한 사용할 계획"이라며 "금년 제품 수요 감소가 불가피해 최대한 투자비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재고자산 규모를 줄이고 매출채권을 현금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매출채권은 3조6796억원으로 전기(3조9870억원)보다 3074억원 감소했다. 1분기 매출채권 회수율은 1.89회로 전기(1.84회)와 전년 동기(1.75회)보다 빨라졌다. 재고자산은 4조7667억원으로 2018년 4분기 이후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1분기 재고자산 규모는 전기보다 2208억원 줄었다.

재고자산의 변화는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부터 현지 정부의 '락다운(봉쇄)' 조치로 중국부터 러시아, 터키 등 해외 완성차 공장이 잇달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지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는 포스코의 해외 SSC들도 공장 가동을 멈췄다. 포스코에 따르면 5월부터 순차적으로 락다운이 해제되면서 완성차 업체에 납품이 재개될 전망이다.

평년에는 납품에 차질이 생겨도 재고를 미리 비축해 생산에 들어갔다. 시황이 개선될 경우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해외SSC들은 재고를 최소한 적게 유지하고 있다. 현재 철광석 등 원가가 하락해 제품 생산에 따른 수익성이 개선된 상황이지만, 재고를 적게 쌓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의 영업 전략이 변한 건 코로나19에 대비해 현금흐름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수요가 언제 살아날지 알 수 없는 데다 지난해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되면서 약 3조원 가량을 조달했다. 이에 따라 금융비용이 불가피하게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3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는 둔화됐지만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그룹 상장 계열사의 현금흐름은 △포스코케미칼(588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1조5661억원) △포스코ICT(623억원) △포스코강판(-102억원) △포스코엠텍(80억원) 등이다. 캐시플로우가 악화된 상황은 아니지만 코로나19를 대비해 현금흐름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전략은 '재무통'인 그룹 회장의 경영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 최정우 회장은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래 본사와 계열사의 재무실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포스코 가치경영실장을 맡으면서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진단을 추진했다.


현재 포스코의 재무전략은 최고재무책임자인 전중선 전략기획본부장(CFO)이 짜고 있다. 그는 1987년 포스코에 입사해 경영기획실과 기획조정실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전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코로나19로 매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현금흐름을 철저하게 관리해 제로 베이스 수준의 극한적 비용절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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