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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 1Q 실적 컨콜에서 보여준 ‘온도차’ 시간·순도 월등히 앞선 KB, 푸르덴셜·프라삭 인수 등 다수 이슈

진현우 기자공개 2020-04-29 10:44:0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7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가 지난 주 이틀(23~24일)에 걸쳐 1분기 실적 설명회를 열었다. 매 분기 의례행사처럼 열리는 시간이지만 질의응답(Q&A) 시간 투자자들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 순도는 양적·질적 차원에서 차이가 있었다는 평이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세 곳 모두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재무전략과 자본정책, 여신건전성 관리 등 4번의 질문을 받았다.

지난 23일 가장 먼저 1분기 실적 발표회에 나선 KB금융은 총 1시간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 김기환 부사장(CFO)이 20분간 개략적인 설명을 진행했고 남은 40분을 질의응답에 쏟았다. 신한·하나금융의 컨퍼런스콜 시간이 CFO의 설명과 질의응답을 모두 합쳐 약 30분 정도 소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2배 정도 시간을 더 사용한 셈이다.

신한금융은 총 35분을 할애했다.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CFO)이 실적발표에 사용한 15분을 제외하면 질의응답은 20분이었다. 하나금융은 이보다 적은 32분을 사용했다. 이승열 하나금융 부사장(CFO)이 18분간 주요 재무지표를 설명했고, 나머지 14분은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세 곳의 컨콜을 모두 청취하며 집계한 값이다.

양적인 측면에선 KB금융이 확연히 앞섰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순도 면에선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세 곳 모두 네 번의 질문을 받았다. 물론 한 번 질문할 때마다 여러 추가 질문들이 있었기에 이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지만 각 사의 질의응답 소요시간을 질문 개수로 나눠보면 질문 하나당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정도는 짐작해볼 수 있다.

KB금융이 받은 질문은 △2020년 목표 여신성장률 △KB증권 실적부진 △자본정책 △푸르덴셜생명 염가매수차익 등이다. 답변에는 김기환 부사장(CFO)과 이창권 부사장(CSO), 박강현 KB증권 전무(CFO)가 참여했다. KB금융은 목표 여신성장률(연간 5~6%)과 배당성향(기존 30% 계획)을 설명할 때 수치를 근거로 적극 활용했다.

KB증권 실적부진과 관련해선 박 전무가 바톤을 이어받았다. 최근 글로벌지수 급등락으로 변동성이 강해진 탓에 운용·평가손실이 커졌다는 점을 밝혔고 크게 5가지 부문별로 나눠 어떤 사업부문에서 얼마큼의 손실이 났는지를 설명했다.

증권 부문 실적부진은 비단 KB금융 뿐만 아니라 신한·하나금융도 마찬가지다. KB금융은 원론적인 답변 수준에 그치지 않았을 뿐더러 IR북엔 향후 자산운용 전략까지 자세히 기재됐다.

업계 관계자는 "김기환 KB금융 부사장은 실적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을 의례적으로 임한다는 느낌보단 충분하고 자세한 설명을 통해 주주·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모습을 나타냈다"며 "KB금융은 지난 분기엔 캄보디아 프라삭 인수, 이번엔 IB·WM 수익성 관리 전략을 IR북에 담아내며 IR 컨퍼런스콜을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부터 다르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질의응답에 많은 시간(20분)을 투자한 신한금융은 노용훈 부사장(CFO)과 박성현 부사장(CSO), 김태연 재무담당 본부장이 차례로 나섰다. 중요한 질문 내용을 추려보면 △자본전략(CET1 관련) △2020 여신성장률 △비이자수익 실적부진 요인 △NIM 전망 등이다. 신한금융도 최대한 수치를 기반으로 설명했다는 게 전반적인 평이다.

노 부사장은 자본비율과 관련해선 BIS비율 14%·CET1 11% 후반을 내부 목표치로 자본전략을 설명했다. 바젤Ⅲ 최종안(신용리스크) 조기도입과 관련해선 최대 100bp 정도 자본제고 예상치도 제시했다. 김 본부장은 매년 CET1 개선속도를 20bp로 두고 있다는 점을 부연했다. 대손충당금 관련해선 차주의 신용도를 감안해 충당금을 쌓아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손충당비용을 무작정 늘리는 방향성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질의응답 시간(14분)이 가장 짧았던 곳은 하나금융지주다. 질문은 △건전성 지표 △하나금융투자 PF 관련 롤오버 △자본전략 △충당금 관련 등이다. 답변엔 이승열 부사장(CFO)과 황효상 부사장(CRO)이 대응했다.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랐던 점은 리스크관리 책임자인 황 부사장의 참여다. 황 부사장은 하나금융투자의 IB관련 여신(4조5000억원) 관리에 리스크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개별평가 대상 충당금적립과 관련한 RC(Risk Component)값 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코로나19 여파가 대두될 것으로 전망되는 4분기를 예상했다.

중간배당과 관련해선 이승열·황효상 부사장이 답변했지만 이사회까진 아직 기간이 남아있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진행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짧게 설명했다. 해당 답변이 조금 미흡했는지 다음 질문자도 같은 내용에 대해서 재차 물었지만 답변은 동일했다. IR컨콜 진행을 맡았던 부장이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스탠스를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로 설명을 갈음하며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만나기 힘든 임원들을 상대로 전략·재무방향을 질문할 수 있는 Q&A시간은 눈과 귀가 쏠리는 게 당연하다”며 “처한 상황이나 이슈 등을 감안할 때 소요시간을 통해 답변의 깊이를 단순 비교하는건 힘들지만 답변 의지와 적극성 부문은 어느 정도 시간에 비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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