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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일 세중 회장, 차남 몰아주기 증여…승계 진검승부? 장남과 지분율 격차 1%P…세중 "책임 경영 차원"

박창현 기자공개 2020-05-04 07:59:3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신일 세중 회장은 다 계획이 있는 것일까. 천 회장이 시장의 예상과 다른 승계 플랜을 가동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적통 후계자로 지목된 장남이 아니라 차남에게 더 많은 지분을 넘기면서 사실상 승계 경쟁 구도가 만들어진 탓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천 회장은 최근 갖고 있던 세중 지분 13.72%(248만5612주) 가운데 9.05%(163만9074주)를 두 아들인 천세전 대표이사과 천호전 부사장에게 증여했다. 증여 지분 가치는 32억원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증여세 절세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증여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증여 시점의 세중 주가는 연초 대비 30% 이상 빠졌다. 특히 지난달 말 상장 후 역대 최저가인 1050원까지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증여 지분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납부해야 할 증여세 또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지분을 받는 수증자들도 눈길을 끈다. 천 회장은 장남 천세전 대표와 차남 천호전 부사장, 단 두 명에게만 지분을 넘겼다. 흥미로운 것은 천 회장이 장남보다 차남에게 더 많은 지분을 증여했다는 점이다.

천 회장은 장남에게 대상 지분의 35%에 해당하는 3.21%(58만826주)만 넘겼다. 나머지 5.84%(105만8248주)는 모두 차남에게 돌아갔다. 이 증여 거래로 두 아들 간 지분율 격차가 크게 줄었다. 그간 장남 중심으로 지분 이동이 이뤄지면서 천세전 대표(7.79%)와 천호전 부사장(4.16%) 간 지분율 차이가 3%포인트 이상 벌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증여 거래로 장남과 차남 지분율은 각각 11%, 10%가 됐다. 결과적으로 천 회장이 차남에게 증여 물량을 몰아주면서 두 사람 간 지분율 격차가 1%포인트까지 줄어든 셈이다.

시장에서는 장남 중심이었던 2세 승계 구도가 안개 속으로 빠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실상 지분율 격차가 무의미해 향후 천 회장의 의중에 따라 승계 향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장남이 차남보다 승계 왕좌에 한 발 더 다가선 형국이다. 입사 시기가 5년 이상 빠르고 그룹 지주사격인 '세중'에서 입지도 더 탄탄하다. 장남은 아버지와 함께 세중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대표이사 직함도 먼저 달았다. 적통 후계자 행보를 착실하게 걷고 있다는 평가다.

천호전 부사장은 2018년까지 형과 함께 세중 이사회를 이끌다가 지난해 등기임원에서 물러났고, 현재는 미등기 임원으로 영업지원 및 관리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다.

다만 형보다 그룹 내 활동 반경은 더 넓다. 두 형제는 그룹 계열사인 세중정보기술과 세중에스앤씨에서 나란히 사내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천호전 부사장의 경우, 여기에 더해 한누리에쓰앤에쓰와 세중샤론손해보험중개 등에서도 경영 활동을 하고 있다.

세중엔지니어링과 세중아이앤씨, 세중항운 등 가족 회사 향방 또한 승계 구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기업들은 천 회장 등 오너 일가가 60~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세중 승계 경쟁에서 밀린 자녀가 반대급부로 해당 지분을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중 측은 2세 경영자들의 책임 경영 강화 차원에서 천 회장이 지분 증여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세중 관계자는 "두 자녀가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책임 경영에 나서라는 차원에서 11%, 10% 지분율에 맞춰 지분을 증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승계 경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내부적으로 장남 승계로 교통정리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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