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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확대하라'는 당국, '속도 조절나선' 시중은행 KB 대출성장률 4.2% 독보적…신한·우리·하나 1~2%대

손현지 기자공개 2020-05-07 10:04:4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13: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확대하라는 정부의 지침에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작년보다 가파른 대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우리은행은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에 닥칠 연체율 상승과 건전성 악화 등의 리스크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1분기 원화대출 성장률은 각각 4.2%, 2.7%, 2.3%, 1.4% 로 집계됐다. 공통적으로 가계대출은 전월세자금대출과 우량 협약(신용)대출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기업대출의 경우 대기업여신 비중이 늘었다.

은행권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대출규모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9일 금융기관들의 대출 규모를 늘리기 위해 금융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었다. 대표적으로 내년 6월까지 예대율 한도(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 비율)를 높였고 위험가중자본을 덜 쌓아도 되는 '바젤Ⅲ 개편안'도 조기 시행토록 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당국은 중소기업 여신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며 "특정 기준치를 둔 것은 아니지만 은행간 일종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현재 시점에 자산을 늘리는 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3월은 기업마다 운전자금이 필요한 시점이라 대출수요가 많다. 그러나 평소 시설투자를 늘리기 위해 대출을 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기업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악화, 인건비 확보 목적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입이 줄어든 개인과 소상공인,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늘었다"며 기업들의 경우 평소 이자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마이너스통장으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은행별로 대출 확대 속도는 제각각인 모습이다. 결국 은행도 대출 볼륨을 확대하고 충당금을 쌓을 지, 여신 취급량을 조절할 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국민은행은 원화대출 성장률이 작년 평균 분기 0.3~0.7%였던 점과 비교하면 1분기 증가폭(4.2%)이 상당히 컸다. 작년 예대율 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인 대출 확대 기조를 취한 탓에 작년부터 성장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특히 일반신용대출 및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 계정 증가세가 가파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대출을 늘렸다"며 "우량 기업 위주로 대출 수요를 충족할 계획으로 문제가 있거나 하면 제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전년 수준의 1%대 원화대출 성장 흐름을 이어나갔다. 잠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출 연체가 많아지면 순이자마진(NIM) 하락, 예상손실(EL)값 상승으로 인한 가산금리 상승, 가계·기업 이자비용 부담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작년 1%대 성장세를 보였던 것 보다는 속도를 높였다. 신한은행의 경우 연초 대출성장률을 당초 3~4%로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연말까지 5%대 대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 대해 원금 이자유예가 4월부터 시행되는데 신청금은 15조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분기 신규 대출(2조2000억원, 만기연장 대출 2조5000억원 규모다.

하나은행의 경우 자산 성장 자체에 대해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1분기는 당초 계획했던 자산 성장속도 보다 빠르기에 2분기부터는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리스크가 크지 않다"며 "크레딧라인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금리 변동에도 예금으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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