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12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대폰결제 전문기업 다날 창업자 박성찬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채무 금액을 일부 상환했지만 여전히 보유 지분의 95%에 달하는 주식이 금융권 담보로 제공돼 오너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달 29일 한국증권금융과 맺은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1년 연장했다. 그는 다날의 지분 513만3942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채무 금액은 60억원이다. 다만 올해 계약 연장을 하면서 기존에 빌렸던 92억7000만원 가운데 32억7000만원을 상환했다.

박 회장은 수년 전부터 자금 조달에 주식을 활용했다. 현재 보유 중인 다날의 주식 1210만5005주(지분율 19.05%) 가운데 1147만1272주를 금융권에 담보로 맡겼다. 보유 주식 총수의 94.8% 수준이다. 이번에 연장했던 한국증권금융과 함께 KB증권도 핵심 자금 조달처다. KB증권에는 633만7330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160억원을 차입했다. KB증권 주식담보대출 계약은 6개월 단위로 갱신된다. 전체 채무액은 220억원이다.


통상적으로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은 상장사의 리스크 항목 중 하나다. 특히 박 회장은 금융권에 보유 주식의 대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담보권 실행 조건이 발생하면 지분율은 1%(63만3733주)로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대출 미상환 및 주가 하락 등의 사유로 반대매매가 일어나면 시장에 박 회장 담보 물량이 쏟아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다날 측은 박 회장이 금융권에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배경으로 지배력 강화를 꼽는다. 제5회차 전환사채(CB)의 콜옵션 행사를 통해 박 회장이 다날의 주식을 인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5회차 CB는 다음달 15일 만기를 앞두고 있다. 앞서 일부 조기 상환과 전환권 행사 등으로 잔액은 77억5000만원이다. 지난해 발행했던 제6회차 CB는 콜옵션 조건이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박 회장의 기대와 달리 지배력 강화는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그가 금융권에 담보로 잡힌 주식의 수는 증가세에 있다. 주식담보 비율도 2012년 54.4%에서 지난해 94.8%까지 치솟았다. 2017~2018년에는 보유 주식 전량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분율은 매년 20%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CB 등 회사채 발행으로 발행 주식의 수가 늘어나면서 지배력 강화보단 유지 수단에 그치는 것이다.

올해 들어 다날의 주가는 오름세다. 지난달 29일 종가는 4215원으로 지난해말 종가 3165원과 비교하면 33.2%가량 높다. 제5회차 CB 전환가액 3508원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전환권 행사도 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이달 15일까지 전환청구 기간임을 고려할 때 일시에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제5회차 CB 보통주 전환물량은 220만9236주다. 전체 발행 주식 총수의 3.5%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