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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창준 바텍 회장, '글로벌 1위' 한우물 팠다 [진격의 중견그룹]①2001년 구원투수 등판, 덴탈 이미징 업종 전환…자산총액 1조 '눈앞'

임경섭 기자공개 2020-06-09 08:18:38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5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텍네트웍스그룹은 덴탈 이미징 분야의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성장한 벤처 신화의 주인공이다. 그 바탕에는 20여 년 간 '글로벌 1위 기술력'이라는 한 우물만을 파고든 노창준 회장(사진)의 뚝심이 있었다. 외환위기 직후 존망의 갈림길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과감히 덴탈 이미징 시장에 진출했고 어느덧 자산총액 1조원을 눈앞에 둔 그룹으로 일궈냈다.

바텍은 1992년 4월 계측장비 등의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벤처창업가로 초대 경기벤처기업협회 회장과 나주시장을 지낸 임성훈 대표가 설립 주역이다. 바텍은 초창기 전화기, 의료기기, 엑스레이 등 제조업과 부동산 임대업 등 여러 방면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히든챔피언의 면모를 보여주던 바텍은 외환위기를 전후로 위기를 맞았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산업용 엑스레이가 큰 타격을 받은 것이다.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추격하며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했고, GE와 지멘스 등 거대 기업들이 버티는 글로벌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기 어려웠다.

◇'구원투수' 노창준 회장, 덴탈 이미징 '선택과 집중'

외환위기 이후 바텍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2001년 구원투수로 노창준 현 회장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한 것이다. 최대주주였던 임 대표는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동향 출신의 노 회장을 대표이사에 앉혔다. 그는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티피에스코리아, 화천기계공업, 제일제강공업 등에서 경영자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었다.

제조업체의 CEO로 여러 회사를 이끌었던 노 회장의 안목은 남달랐다. 극심한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할 수 있는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한다는 청사진을 분명히 했다. 당시 노 회장이 이식한 바텍의 정체성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그가 전략적으로 주목한 시장은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 산업이다. 반도체 등의 불량 유무를 검사하는 산업용 엑스레이 장비를 제조하고 있던 바텍은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 사업으로 전환할 기술력을 보유했다. 고부가가치 상품이었던 산업용 엑스레이와 비교해 진입장벽이 높지 않았고 시장 규모는 더 크다고 판단, 과감히 사업 전환을 추진했다.


2003년 국내 처음으로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를 개발했고, 2005년에 세계 최초로 판노라마와 세팔로(Cephalometric), CT 기능을 한 장비에 담은 '3 in 1 엑스레이'를 시장에 내놓았다. 세계 최초로 2D 영상과 3D 영상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는 'PaX-i3D Smart' 제품을 2014년 출시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꾸준한 기술 혁신으로 바텍은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덴탈 이미징 시장에서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굳혔다. 해외로 시야를 넓히면 전체 글로벌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탑5' 업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덴탈 이미징 장비 시장은 글로벌 3위, 덴탈용 3D CT분야는 글로벌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성장도 견인했다. 2000년 58억원에 불과했던 바텍 매출은 지난해 2717억원으로 증가했다.

◇수직계열화 이룬 바텍네트웍스그룹, 자산 1조 클럽 '눈앞'

벤처기업 바텍은 노 회장 경영체제에서 국내 10개, 해외 16개 법인을 둔 바텍네트웍스그룹으로 거듭났다. 바텍이우홀딩스를 정점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루면서 덴탈 이미징 부문 국산부품화율 93%를 달성하는 등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글로벌 신화를 이룬데 안주하지 않고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꾸준히 연계 사업으로 확장하며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다.


바텍네트웍스그룹의 본격적인 확장은 2010년부터 시작됐다. 바텍이우홀딩스(옛 이우테크놀로지)는 2010년 의료기기 엔지니어링, CT장비 제조, 엑스레이 부문을 물적분할하면서 바텍이앤지, 이우덴탈, 바텍휴먼레이를 신설했다. 이어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은 레이언스를 디지털 방사선 촬영 사업부에서 2011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켰다.

2012년 10월 동물병원 통합솔루션 회사 우리엔을 설립했다. 2013년 1월에는 이우소프트를 설립하고 치과용 진단 소프트 시장 세계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현재 바텍을 중심으로 치과용 영상진단기기, 디지털 엑스레이 핵심부품 디텍터, 진단용 소프트웨어 등의 영역은 물론, 유통 및 서비스를 담당하는 회사들을 그룹에 포함하고 있다.

어느덧 바텍네트웍스그룹은 '자산 1조 클럽'을 내다보는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바텍(3870억원), 레이언스(2321억원) 등 주요 계열사들의 지난해 말 자산총액은 약 8600억원에 달한다. 전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향후 성장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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