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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의 '집행임원제도' 실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한앤컴퍼니 인수 뒤 전격 도입…경영진 감독 기능 강화 장점

김성진 기자공개 2020-06-08 08:38:5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5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양회가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집행임원제도는 국내 다른 기업들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다소 독특한 제도다. 이사회 구조에서 업무감독기능과 업무집행기능을 따로 분리 운영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이사회 권력 독점 모델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과거 정부 차원에서 의무화가 추진됐으나 현재까지 찬반 논쟁이 있다.

쌍용양회는 2016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이후 전격적으로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했다. 조직구조 상으로 이사회와 경영진이 완전히 분리돼 있어 각각 감독과 경영을 책임지는 형태로 운영된다. 한앤컴퍼니 입장에선 전문 경영진에 경영을 위임하고 이에 대한 관리감독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홍사승·이현준 2명의 대표집행임원 체제

5일 쌍용양회가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내 '2. 이사회 구성 및 이사 선임'을 살펴보면 집행임원제도에 대해 설명해 놓은 '나. 집행임원제도 도입배경 및 운영현황' 항목을 찾아볼 수 있다. 쌍용양회는 해당 항목을 통해 "이사회의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높이기 위해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했다"며 "집행임원은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고 정관이나 이사회의 결의에 의해 위임 받은 업무집행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집행임원제도의 특징은 이사회 관련 조직도를 통해 엿볼 수 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명시된 쌍용양회의 이사회 조직도에 따르면 이사회를 중심으로 크게 세 개의 조직이 뿌리내리고 있다. 이중 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외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와 감사위원회(사외이사 3명)는 이사회 내부에 설치된 위원회로, 이사회에 속한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두 위원회는 각각 경영기획팀, 감사팀의 지원을 받는다.

조직도 상으로는 대표집행임원 역시 이사회 하위조직처럼 표시돼 있다. 그러나 기계적 상하관계보다는 역할분담 및 상호견제 형식으로 이해하는 게 옳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집행임원제도의 구체적인 구성은 쌍용양회가 공시하는 사업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이사회는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이 맡고 있으며 나머지 두 명의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도 각각 조성관 한앤컴퍼니 전무, 김성주 한앤컴퍼니 전무가 차지하고 있다.

2020년 1분기 기준.

집행임원은 총 6명으로 이뤄져 있다. 홍사승 회장과 이현준 부사장은 각각 2017년 대표집행임원으로 임명됐다. 대표집행임원은 회사를 대표하고 사내외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외에 4명의 집행임원은 주요 사업부문 전담하는 식이다. 구체적으로는 이병주 인사총무, 지준현 사업총괄, 김두만 재무총괄, 추대영 생산총괄 등으로 역할이 나뉘어 있다.

◇한앤컴퍼니의 효과적 경영진 관리감독

집행임원제도의 핵심은 이사회와 집행기구의 분리에 있다. 이사회는 집행임원의 선임·해임을 비롯해 회사의 주요 경영에 대한 의사결정 및 경영상황 감독의 역할을 맡는다. 반면 집행임원은 이사회가 내린 의사결정 내용을 위임 받아 이행하는 데 주력한다.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경영자(CTO), 최고마케팅경영자(CMO) 등의 역할이 더 구체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셈이다.

국내서는 2013년 법무부가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을 추진한 바 있다. 이사회 내에 회사 경영진 및 실소유주가 포함돼 있어 이사회 및 사외이사의 주요 기능인 감사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였다. 특히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집행임원제도가 필수라는 의견이 찬성논거로 제시됐다.

2020년 1분기 기준.

물론 반대의견도 있다. 기업 지배구조는 각 기업의 고유 경영전략 그리고 현재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특정 지배구조를 강제하는 것은 과도한 개입이며 오히려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쌍용양회가 전격적으로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한 배경에는 한앤컴퍼니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는 시멘트업계에 대한 이해가 기존 경영진보다 비교적 부족하다보니 회사운영을 전문 경영인에 맡긴 것으로 판단된다. 또 한앤컴퍼니 입장에선 집행임원제도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날카로운 감독기능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지배구조 관련 전문가는 "집행임원제도는 오너 중심의 국내 기업 시스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제도"라며 "미국과 일본에서는 과거부터 적극적으로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집행임원제도를 의무화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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