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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신고서' 없이 장기 CP 잇단 발행 300억 조달 만기 1년 4개월...'전매제한 조치' 규제 우회

이지혜 기자공개 2020-06-11 15:39:46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9일 08: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장기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증권신고서는 없다. 만기가 1년 이상인 장기CP를 발행하려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만 한다. 그러나 전매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이런 규제를 피해갔다. 장기CP는 경제적 실질이 회사채와 같아 자본시장을 왜곡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공모채 시장을 기피하는 기조가 이어지면서 장기CP까지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8일 삼성중공업은 300억원 규모로 CP를 발행했다. 만기는 2021년 10월 8일까지다. 100억원씩 모두 3건에 걸쳐 발행됐다. 할인기관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삼성중공업은 금리를 공개하지 않았다.
출처: 한국예탁결제원

삼성중공업의 단기신용등급은 A3+다. A3는 적기상환능력이 양호하지만 향후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의미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장기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단기신용등급은 A2-에서 A3+로 떨어진 이래 이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장기CP를 찍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도 만기 2년 규모의 장기CP를 1000억원 규모로 찍었다. 올해 들어서도 세 차례에 걸쳐 모두 610억원 규모의 장기CP를 찍었다. 모두 18종목에 이르지만 증권신고서가 제출된 것은 한 건도 없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만기 365일 이상의 CP를 발행하려면 수요예측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CP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회사채와 규제 차익을 줄이기 위해 2013년 도입된 규제다.

그러나 위탁자가 50인 이상이 될 수 없도록 장치를 마련하거나 보호예수 1년을 취할 경우 전매제한 조치로 인정돼 증권신고서 제출의무가 면제된다. 삼성중공업이 이런 방법을 활용해 증권신고서 제출의무를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

장기CP는 경제적 실질이 회사채와 다를 바 없어 자본시장을 교란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증권신고서까지 없으면 사실상 투자자가 발행사를 판단한 근거가 없어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일 수 없다.

사모채 외에 추가 자금 조달 수단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이후 공모채 대신 사모채만 꾸준히 발행해왔다. 올해 3월에도 만기를 2년과 3년으로 나눠 모두 84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찍었다. 내부적으로 A급 신용도(장기신용등급 기준)를 회복하기 전까지 공모채를 발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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