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EUV제조업 점검]'BOE 명가' 이엔에프, 고순도불화수소 국산화 '대장주'로②지난해부터 국내 공급, 기업가치 상승…초고순도 품질 이견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0-06-16 08:14:22
[편집자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EUV(극자외선) 공정에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다.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코스닥 상장 협력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EUV 반도체 공정과 관련 소재 국산화, 장비개발에 나서고 있는 코스닥 상장 반도체 기업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0일 08: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이엔에프)는 기존의 프로세스케미칼, 화인케미칼과 더불어 고순도 불화수소(HF) 파이프라인을 추가하면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부문에서 대체하기 힘든 기업이 됐다."이엔에프에 대한 반도체업계 한 전문가의 평가다. EUV(극자외선) 공정의 핵심은 '초미세·고적층'이다. 많이 쌓고 미세하게 깎아야 데이터 용량이 그만큼 늘어난다. 5G 사물인터넷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128단의 6세대 V낸드를 넘어 160단 이상의 7세대 V낸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식각(에칭) 소재다. 웨이퍼의 산화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세정)이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반도체 패턴을 새기는 데 활용된다. 이 식각액이나 가스의 품질, 순도에 따라 반도체 수율이 좌우된다. 고순도 불화수소 등 식각용 소재가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에서 배제되면서 국산화가 시급한 소재로 꼽혔다.

이엔에프는 화학용 액체 소재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한국알콜산업의 자회사다. 2000년 설립돼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용 소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세정용)신너, 현상액, 식각액, 박리액 등 프로세스케미칼(공정 화학물)과 반도체 감광제인 포토레지스트(PR) 용 원료, 컬러페이스트 등 다양한 반도체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식각에천트 BOE(Buffered Oxide Etchant) 분야에서는 국내 1위로 평가된다. 2014년 불산을 소재로 한 식각액을 이미 개발했으나 본격적으로 생산해 납품하기 시작한 것은 1년 남짓이다.
이에 따라 업계와 자본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에 조성 중인 EUV 라인(P2)에 이엔에프의 고순도 불화수소 식각액이 활용되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가치에 날개를 달 것으로 분석한다. P2 라인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를 뛰어넘기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캠퍼스다. 5G, AI 등 고사양 시스템 반도체 양산라인으로 육성될 예정이다.
이엔에프는 안정적인 공급선을 통해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매출액 3780억원과 영업이익 453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2018년 매출액 4254억원과 영업이익 356억원, 2019년 매출액 4810억원과 영업이익 596억원 등 매년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불화수소 공급으로 전년동기대비 100억원가량 증가한 120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3개연도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15.53%)을 달성했다.

기업가치 역시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다소 출렁이기도 했으나 완연한 우상향 오름세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슈가 발생한 2019년 1월 시총 1580억원대(주가 1만1150원)에 머무르던 이엔에프는 같은 해 7월 시총 3600억원대(주가 25400원)을 찍고, 올해 6월9일 현재 4147억원 수준(주가 2만92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비대기업 계열 반도체 소재기업 중 5위 권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불화수소 외에 포토레지스트(PR) 원료를 생산하는 이엔에프의 기업가치는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R은 감광제로 반도체 노광과정에서 쓰이는 핵심 소재다. 이엔에프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PR의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EUV 평택 라인이 올해 말부터 가동을 시작하면 PR의 수요 역시 많이 늘어나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화수소의 품질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현재 고순도 불화수소 용액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은 이엔에프, 솔브레인 등 다수가 있다. 포나인(99.99%) 고순도 부문에서는 국산화를 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고적층 고성능 반도체를 식각하는 초고순도 불화수소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른바 '일레븐나인(99.999999999%)' 또는 '트웰브나인(99.9999999999%)' 수준의 순도다. 일본의 스텔라케미파(Stellachemifa)가 독점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민감도가 낮은 범용 공정에 사용되는 불화수소는 국내에서 다수 수급되고 있지만 고사양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를 노광하는 EUV 과정에 사용될 식각 소재는 여전히 일본의 그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엔에프를 비롯한 기업이)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엔에프는 회사의 중앙연구소를 통해 관련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중앙연구소는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의 지용석 대표가 직접 챙기는 조직으로 알려졌다. 프로세스케미칼의 명가를 만든 산실이기도 하다. 2018년 이엔에프는 97억원에 이어 2019년 115억원을 R&D에 투입했다. 올해 1분기 역시 27억원 가량을 연구개발에 썼다. 올해 전체 연구개발비는 13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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