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지분 매각, 원론적 입장만 반복한 공자위 9000원대 맴도는 주가, 구체적 움직임 없어 부정적 영향 지적도
김현정 기자공개 2020-06-24 08:08:44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3일 1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위원회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을 두고 장시간 회의 끝에 22일 밝힌 답은 결국 '원론적 입장' 정도에 그쳤다.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하반기 시장 상황을 봐가며 매각 작업을 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기대를 모았던 '확정 시점'은 이번에도 없었다.매각 기한으로 잡아놓은 2022년까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지금은 상황 주시가 '최선의 방책'이란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4전5기 끝에야 지분 매각에 성공할 수 있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는 점에서 현 실정에 맞는 구체적 실행안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자위는 올 상반기부터 2022년까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지분 전량(17.25%)을 단계별로 정리하겠다는 로드맵을 지난해 6월 발표했다. 당시만 해도 주가 흐름이 안정적이었던 만큼 스케줄에 맞춰 매각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로드맵 발표 당시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코로나 19' 변수가 떠올랐다. 올해 들어 우리금융 주가가 폭락하며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는 예보도 어쩔 수 없어 보이는 문제들이 있다. 지난해 7월 중순만 해도 1만4000원 안팎이었던 우리금융 주가는 현재 9000원 초반대를 맴돌고 있다. 예보 입장에서 주당 매각가가 1만2300원이 넘어야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 폭락장에서 주식을 굳이 매각하면 손실이 클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현실적 장벽도 있다. 2010년 이후 정부가 우리은행 주식 매각 작업을 본격화했을 때 예보는 인수 적임자를 찾기 위해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각지를 직접 방문하며 구석구석 물색했다. 중동 산유국 국부펀드, 유럽·싱가포르 등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잠재적 투자가치를 알리기 위한 수많은 해외 IR을 개최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해외 현지 IR 등 진행 길이 막혔다.
여기에 지난해 정한 매각 시한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도 하다. 공자위 관계자는 “기존 로드맵을 지키지 못할 정도로 시간이 촉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매각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예보 측에서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구체적 시점을 명확히 잡고 일정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잔여지분 매각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가 부양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사실상 17.25%의 예보 지분은 우리금융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 꼽힌다. 거대 물량이 언제 시장에 풀릴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뜻 우리금융 주식을 사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에 붙은 전제 역시 그간 금융환경이 좋아지면, 상황이 호전되면 등 단서와 다를 게 없다”며 “지금이 코로나 영향권 아래지만 자문사 선정 등 구체적으로 단계별 액션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금융 주가를 부양시키기 위해선 예보가 일부 손실을 보더라도 첫 단추를 일정대로 끼우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시장도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인프라 강자' 스톤피크·아이스퀘어드, DIG에어가스 인수 검토
- SKT의 미등기이사 회장 딜레마
- '구조혁신 펀드 활용' SG PE, 코스모그룹 2000억 투자 추진
- [아이나비시스템즈 IPO]남다른 사업모델, 피어기업 선정 '고심'
- '전환 대신 상환' 나우IB, 아쉬움 남긴 나이스엘엠에스 엑시트
- 토스, 타다 운영사 VCNC 완전 자회사 편입 완료
- 신영증권, 빅토리아텍스타일 인수금융 주선 맡는다
- [Deal Story]단기물 배팅 메리츠금융, 1.5조 수요 집결
- [Deal Story]대한항공, 수익률 낮아도 투자자 '무한신뢰'
- [LP Radar]한국성장금융, 반도체생태계 프로젝트펀드 40% 소진
김현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영상]잘 나가는 현대차에 美관세 변수, 이승조 CFO의 재무전략은
- [thebell interview]양영근 CFO, '위기 설계도' 그리는 구원투수
- [저평가 시그널: PBR 0.3]부동산 5000억에 시총 1000억…신영와코루 가치의 역설
- 사내이사로서 CFO의 자격
- [저평가 시그널: PBR 0.3]PBR 0.2배에 갇힌 iM금융, 정상화 신호탄 쏠까
- [저평가 시그널: PBR 0.3]'저평가’ 꼬리표 떼는 은행주…밸류업이 불 지폈다
- [저평가 시그널: PBR 0.3]한화생명·손보, 주가도 배당도 묶였다
- [저평가 시그널: PBR 0.3]동국제강그룹, 철강업 침체 여파…배당확보로 방어
- [Financial Index/금융지주]JB금융, 효율성 빛났다…30% 대 CIR 기록
- [Financial Index/금융지주]신한금융, 부채비율 43%…우리금융 출자여력 '넉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