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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투자에 국경은 없다" 이준호 EMP벨스타 대표특허 물류·신재생에너지 전문가…지자체 외자유치 역할도

김병윤 기자공개 2020-07-17 11:02:1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6일 06: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이엠피(EMP)벨스타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국경 간 거래)에 강점을 가진 하우스다. 해외 자본을 들여와 국내 자산에 투자하고, 반대로 국내 자금을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게 핵심이다. 국내외 자금과 자산을 잇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외 자금을 국내에 투자할 때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이 주를 이룬다. 최근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3억달러 투자를 신고하는 등 해외 자본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자치단체와 공생하고 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가 700개를 돌파하는 PE의 범람 속에 '외자유치'라는 콘셉트는 EMP벨스타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있다.

글로벌시장 곳곳에서 투자처를 물색하는 EMP벨스타의 총 책임자는 이준호 대표(사진)다. 국내 기관투자자와 접촉해 투자금을 모으고, 해외 자본이 투자할 만한 국내 자산을 찾는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이 대표가 투자업계에 뛰어든 지 13년. 어느 덧 누적 투자 운용자산 6조원을 웃도는 회사를 이끌고 있다.


◇성장스토리 : 해외투자 앞길 튼 'K-머니' 수출 전도사

이 대표의 커리어 시작은 회계법인이었다. 2002년 연세대학교를 졸업 후 삼정KPMG에 입사, 자본시장에 발을 들였다. 삼정KPMG에서는 기업 인수·합병(M&A)과 부실 채권 매매 관련 자문 업무를 주로 맡았다. IMF 사태의 충격에 매물로 나온 자산을 매각하는 업무도 여럿 담당했다.

삼정KPMG에 근무하던 이 대표는 2005년 돌연 유학길에 오른다. 그는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NYU Stern school of Business)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선진 금융시장의 지식을 습득하고 관련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

삼정KPMG 근무와 MBA는 이 대표의 커리어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 이 기간 동안 느끼고 경험한 것이 PEF 운용사 설립의 기반이 됐다. 삼정KPMG 근무를 통해서는 선진 금융시장의 경쟁력을, MBA를 통해서는 전문지식·네트워크뿐 아니라 글로벌시장 속 한국금융의 낮은 인지도 또한 체감했다.

이 대표는 "IMF 사태 후 매물로 나온 국내 자산을 해외 자본이 주로 인수했고, 관련한 자문 서비스를 여럿 제공했었다"며 "해외 자본이 국내 자산을 잠재된 가치보다 할인된 가격에 인수하는 것을 보고 선진 금융 자본의 경쟁력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MBA 동안 한국 금융의 인지도가 세계적으로 낮은 것을 실감, 국내 금융 자본의 해외 진출을 도울 필요성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스턴 경영대학 재학 중 비지니스 플랜 콤피티션(Business Plan Competetion)에 참여, 창업의 길로 들어선다. 국내 금융 자본의 미국시장 투자를 자문하는 비지니스 모델이었다. MBA 후 이 대표는 미국 금융시장 전문가와의 협업 필요성을 느꼈고 평소 친분이 두터운 선배를 통해 대니엘 윤 회장을 만난다. 당시 대니엘 윤 회장은 벨스타그룹을 창업한 직후였다.

둘의 만남은 서로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대니엘 윤 회장은 국내 자본의 미국 투자를 구상하며 시장 전문가를 물색하고 있었다. 같은 비전을 가진 두 사람은 벨스타그룹을 공동 경영키로 한다. 대니엘 윤 회장이 미국 지사를, 이 대표가 한국 지사를 각각 맡아 경영했지만 의사결정은 한 몸처럼 신속하게 이뤄졌다. 이 대표는 "둘 간의 완벽한 호흡이 EMP벨스타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벨스타그룹 초기 사업의 중점은 미국 투자에 맞춰졌다. 이 대표가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고, 대니얼 윤 회장이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였다. 이 대표가 그리던 국내 자본, 즉 '케이(K)-머니'의 해외 진출을 이룰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진 셈이다.

사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국내 자금으로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이득을 챙길 수 있다는 명분도 뚜렷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이 대표가 투자금 마련을 위해 국내 기관투자자를 만났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당시 국내 기관투자자에게 해외 시장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너무도 먼 곳이었다.

닻을 올린 벨스타그룹이 고전하고 있던 때 생각지 못했던 기회가 찾아온다. 벨스타그룹 창업 2년 후인 2009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TALF(Term Asset-Backed Securities Loan)를 가동하면서다. TALF는 2008년 미국 투자은행(IB)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시장이 얼어붙자 연준이 유동성 공급 목적으로 만든 프로그램이다.

이 대표는 TALF 투자를 결심하고 국내 기관투자자에 접촉, 3000억원 상당의 펀드 조성에 성공한다. 이 펀드는 2년여 만에 20%를 웃도는 내부수익률(IRR)을 달성했고, 이에 탄력을 받은 벨스타그룹은 연거푸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 조성에 성공한다. △미국 기업 대출 유동화 증권(CLO) 투자 펀드(2012년) △미국 중소기업 대출 펀드(2013년) △제너럴일렉트릭(General Electric Company·GE) 매출채권 유동화 펀드(2014년) 등을 설정한다.

체력을 키운 벨스타그룹은 2014년 또 한 번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2014년 미국 에너지·인프라 전문 PEF 운용사 EMP를 흡수합병한 것이다. 이에 사업 영역을 크레딧 중심의 헤지펀드에서 PEF로까지 확대하게 된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사를 두고 있던 EMP는 벨스타그룹에 흡수합병 당시 운용자산규모(AUM)가 6조1000억원에 달했다.


◇투자 스타일·철학 : "첫째도 둘째도 전문성…사회적 가치 창출 고민"

이 대표가 투자에 있어 꼽는 최고의 가치 가운데 하나는 '전문성'이다. 이 대표의 전문성이 묻어난 투자는 TALF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연준이 재차 TALF 카드를 꺼내들었다.

두 번째 TALF에 대한 EMP벨스타의 대응은 빨랐다. EMP벨스타는 2개월여 만에 5억8000만달러(약 7000억원) 상당의 TALF 펀드 조성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EMP벨스타만이 TALF 펀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적으로 미국 크레딧 관련 투자를 단행해 미국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것이 발빠른 대응의 밑거름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TALF의 경우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될수록 투자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에 투자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시장 내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수집, 국내 기관투자자 간 정보 공유 등이 맞물리며 빠르게 펀드 조성을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사회적 가치 창출' 역시 중요한 가치로 꼽는다. 투자로 발생하는 이익이 당사자 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분배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투자사가 수익만 추구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금융 투자 또한 어떠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수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철학이 묻어난 사례로 물류창고 투자를 들 수 있다. 물류창고 투자는 EMP벨스타 탄생 후 이 대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 대표가 투자하는 물류창고는 식품 보관을 주로 하는 저온 물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저온 물류 창고는 낮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전기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 대표는 전기 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 하는 동시 보관품의 품질을 개선하는 것에서 차별화를 구현하고 있다. 즉, 저비용 고품질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을 EMP벨스타는 현재 장착한 상태다. 이 기술은 버려지는 액화천연가스(LNG) 냉열을 통해 전기 사용료를 절감하면서 더 낮은 온도로 보관하는 게 핵심이다. 이 기술을 구현하기까지 이 대표가 들인 연구·개발(R&D)은 상당했다. 일본의 물류 전문기업을 방문해 스터디를 진행했고, 이를 국내 실정에 맞게 개량했다. 관련 특허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전문성'은 맞닿아 있다. EMP벨스타의 전문성이 국내 자본의 해외 진출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트랙레코드 1 : 역외펀드 1호 '2009년 TALF 펀드'

이 대표에게 2009년 TALF 투자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TALF는 미국 재무부와 연준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신용등급 'AAA' 채권에만 투자한다. 투자자산의 우량한 신용도와 미국 금융당국의 보증에도 불구, 국내 기관투자자의 투자 심리에는 불확실성이 짙었다. 2008년 불거진 금융 위기 직후였던 터라 TALF 펀드 조성이 쉽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속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했다. 장장 6개월에 걸친 검토와 협상이 이어졌다. 이 대표의 끈질김이 통한 것일까. 기관투자자 하나둘 출자를 결정했고, 벨스타그룹은 3000억원 상당의 TALF 투자용 펀드 조성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당시 조성된 글로벌 TALF 펀드 가운데 벨스타그룹이 설립한 것은 규모면에서도 상위 7위에 자리했다.

이 대표는 "2009년 TALF 펀드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후 금융감독원에 설정된 역외펀드 1호였다"며 "비우호적 여건에서도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 자산 투자를 이끌어냈고,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트랙레코드 2 : SK·골드만 러브콜…콜드체인 인프라 '스타수퍼프리즈'

EMP벨스타의 투자 가운데 빠질 수 없는 부문이 물류다. 이 대표는 5년 전부터 물류산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향후 성장성을 내다봤고, 2014년 물류 전문 운용사인 한국초저온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현재 여러 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투자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대표의 안목은 적중했다.

올 1월에는 SK㈜와 골드만삭스PIA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두 회사는 EMP벨스타가 2014년 설립한 물류 투자회사 '벨스타수퍼프리즈(Belstar Superfreeze)'의 지분을 24.9%씩 사들였다. 벨스타수퍼프리즈는 한국초저온을 통해 LNG 냉열을 활용, 초저온 물류센터를 개발·운영한다.

이번 투자는 SK㈜·골드만삭스의 물류산업 투자 니즈에서 비롯됐다. EMP벨스타는 골드만삭스와 펀드 출자로 연을 맺고 있었다. EMP벨스타가 과거 조성한 펀드에 골드만삭스가 출자하면서 관계가 형성됐다. 투자처를 물색하던 골드만삭스가 벨스타수퍼프리즈 투자를 제안하면서 거래가 이뤄졌다.

SK㈜ 또한 인프라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었다. 벨스타수퍼프리즈에 재무적투자자(FI)를 초대한 EMP벨스타는 전략적투자자(SI) 유치까지 고려했고, EMP벨스타와 SK㈜ 사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투자가 진행됐다.

이번 거래에서 SK㈜와 골드만삭스는 1년 내 추가 투자할 수 있는 옵션(option)을 부여받았다. 벨스타수퍼프리즈가 물류창고 투자를 지속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만큼, SK그룹과 골드만삭스 역시 장기 플랜에 동참할 전망이다.

◇업계 평가 : "믿음에 보답하는 든든한 파트너"

이 대표는 투자에 있어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파는 스타일'이다. 인간관계에서도 그렇다. 한 번 도움을 준 인연에 대해서는 감사함을 잊지 않고 보답하려 한다. 수없이 많은 업계 종사자 가운데서도 특정인과의 거래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김이동 삼정KPMG 전무와의 인연을 들 수 있다. 이 대표와 김 전무는 삼정KPMG에서 동기로 연을 맺었다. 창업한 이 대표는 김 전무에게 한 차례 자문을 맡기며 비지니스 관계로도 발전했다. 여기까지는 과거의 동지애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 둘 사이의 끈끈함은 빛났다. 창업 초기인 2009년 이 대표가 TALF 펀드 조성에 나서자 김 전무는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며 힘을 보탰다. 김 전무는 이 대표에 대해 "모든 걸 믿고 맡길 수 있는 좋은 친구"라고 표현한다.

여러 공제회와의 오랜 협업 또한 이 대표에 대한 신뢰의 방증이다. 현재 EMP벨스타의 출자자에는 복수의 공제회가 포함돼 있다. 첫 펀드에 투자한 후 10년 동안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이 대표는 10여년 동안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다"며 "믿고 자산을 맡길 수 있는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향후 계획

이 대표가 설정한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는 한국초저온의 성장이다. SK㈜·골드만삭스와 함께 한국초저온을 가장 경쟁력 있는 물류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EMP벨스타는 현재 인천과 용인에 각각 5000억원 규모의 복합 물류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인천·용인의 물류센터가 준공되면 한국초저온은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저온물류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친환경적인 냉동·냉장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진출 또한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투자 또한 확대할 계획이다. 그 중심에는 2016년 EMP벨스타가 설립한 연료전지 전문 투자사 오성연료전지가 있다. 오성연료전지는 현재 1000억원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투자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부 정책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발 맞추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투자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라며 "오성연료전지를 중심으로 수소 연료전지발전소 사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 또한 지속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국내 투자만으로는 수익성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껏 해온 것처럼 미국의 크레딧시장에서 꾸준히 투자처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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