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NH농협은행, 소셜본드 발행 대열 합류 코로나19 여파에 유보자금 확보 목적…글로벌 투심 활용

손현지 기자공개 2020-07-17 08:13:04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6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도 ESG채권 일환인 소셜본드(Social Bond) 발행 대열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관련 금융물을 활용하면 외화자금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간 농협은행은 매년 5~7월경 3억~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꾸준히 발행해왔다. 특별한 용처가 있었다기 보단 내부 유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최근 5억달러 규모의 미화 글로벌본드(RegS/144a) 발행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기도 했다.

문제는 올 들어 채권 발행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란 점이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채권 시장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소셜본드'라는 네이밍을 붙여 채권을 발행해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요즘 투자자들 성향 자체가 ESG성격의 펀드, 채권 발행물에 관심이 많다"며 "ESG채권 발행을 통해 농협이 사회공헌을 많이 하고 있다는 점과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대출 지원 현황을 부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2018년 말부터 ESG채권 발행을 위한 사전절차를 밟아왔다. 외부검증기관인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로부터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한다는 검증보고서도 받았다. 현재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에 외화 표시 지속가능채권 발행자격을 갖춘 기관으로 등재돼 있는 상태다.

국제 신용등급도 무디스와 S&P, 피치로부터 각각 A1, A+, A- 등급을 받아뒀다. 모두 투자적격등급으로 평가된다. 해당 기관이 부여하는 신용등급은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금리 결정 등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아울러 농협금융그룹 차원에서 획일화된 ESG채권 투자 심사기준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투자의사 결정 체계를 그룹 차원에서 구축해두면 은행 뿐 아니라 손보·생보·캐피탈·증권 등 계열사 전반이 주식이나 채권, IB딜에 투자할 때 공통적으로 이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ESG채권의 또 다른 종류인 그린본드(Green bond)나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의 경우 아직까진 발행 검토 대상은 아니다. 3억~5억달러 되는 발행물량을 감당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조달한 자금을 투입할 만한 활용처가 제한적이란 얘기다.

그린본드의 경우 발행 후 5년 동안 친환경 자금으로 사용해야 한다. 예컨대 친환경 건물이나 시설을 지을 때 대출을 해주는 등의 활동이다. 그 용처에 대해 임팩트 리포트(Impact report)를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발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ESG관련 부서가 작년 말 신설된 데다가 전담 실무진도 한 명 뿐"이라며 "기후변화 중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환경경영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이달 초 해외 투자자와 소통시간도 이미 가졌다. 소셜본드 발행을 위해선 통상적으론 2회 정도 대면 형태의 해외 로드쇼를 진행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행보가 제한됐다. 대안으로 화상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아시아를 시작으로 유럽, 미국 투자자들 순서로 질의응답(Q&A)을 진행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농협에 대해 알릴 수 있던 시간이었다"며 "국내 유일의 농업정책 금융기관로서의 역할과 최근 실적,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개선 등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소셜본드 발행이 처음인 농협도 해외투자자들로부터 정보를 얻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농협은행은 13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자모집을 시작했다. 트렌치는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다. 유럽과 미국을 거쳐 프라이싱(Pricing)을 진행한 결과 23억5000억달러 이상의 주문이 몰렸다. 발행금액의 4.7배가 넘는 규모다.

참여기관은 132곳이며 투자자 지역별로는 아시아 62%, 유럽 15%, 미국 23% 등이다. 투자 유형별로는 자산운용사 55%, 은행 22%, 보험사 21%, 기타 업종이 2%다. 이니셜가이던스(최초 제시 금액)는 미국국채 5년물 금리에 140bp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다. 발행금리는 이보다 40bp 낮은 1.306%로 결정됐다.

농협은행은 하반기에도 선순위채 위주의 채권 발행을 계획 중이다. 자본비율이 좋은 편이어서 후순위채권 발행에 대한 필요성은 적은 편이다.

앞서 관계자는 "커버드본드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은 없다"며 "후순위는 언제든지 발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