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주환원정책 '장고'..잉여현금 가늠 어려워 상반기 호실적 불구 코로나 영향 감안…10월말 발표될 듯
김슬기 기자공개 2020-07-31 12:31:3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0일 15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마무리되는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새로운 정책을 도입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코멘트를 내놓고 있지 않다. 올해 삼성전자는 양호한 성적을 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향후 잉여현금흐름(FCF·Free Cash Flow)을 가늠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30일 삼성전자는 2020년 2분기 경영실적발표(IR)을 통해 "2분기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주당 354원 배당을 결의했다"며 "당초 계획한 연간 배당금 9조6000억원의 4분의 1수준인 2조400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과거 발표한 주주환원책의 연장선상에서 계획된 것으로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2017년 10월 주주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2018~2020년(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며 매년 9조6000억원 수준의 배당을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2017년 대비 65% 증가한 것이었다.
올해 주주환원정책이 마무리 되는만큼 내년에 시행할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발표도 필요하다. 이번 IR에서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지 않아 발표시기는 연말로 미뤄졌다. 3분기 IR이 열리는 10월말이 유력해보인다.
올초 삼성전자는 "2017년 발표했던 FCF의 5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정책에는 변함이 없지만 현 시점에서 조기 집행액 규모를 결정하는 것이 어렵다"며"잔여재원의 환원은 시기상의 문제일 뿐 FCF를 고려해서 적정한 시기에 주주환원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경영상황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누적 매출 108조2913억원, 영업이익 14조5936조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0.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3.74%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 역시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 2분기 매출액 순이익률은 10%, 상각전영업이익률((EBITDA 마진)은 28%를 기록, 전년말대비 각각 1%포인트, 4%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자기자본이익률(ROE)는 8%로 전년말대비 1%포인트 낮아졌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113조395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현금에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상각후원가금융자산, 장기 정기예금 등을 포함된다.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 규모는 96조71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변수는 불확실성이다. 양호한 경영성적을 냈음에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하반기 경영상황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코로나19 불확실성 상존으로 연간 사업부별 가이던스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꺼낼 수 있는 주주환원정책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으로 볼 수 있다. 최근 3년간 배당확대에 집중했다면 그 전에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카드를 썼다. 2017년 9조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4차례에 걸쳐 매입했고 2017년과 2018년 보유 자사주 전량을 소각했다. 시장가치로 따지면 40조원이 넘었다. 자사주 소각으로 보통주 약 13%, 우선주 16% 감소했다.
다만 당분간 삼성전자는 자사주 카드는 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4만원대까지 추락했던 주가는 최근 6만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인텔이 연이은 기술 개발 및 양산 지연 등으로 파운드리 외주 생산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 수혜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이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하면서 5세대(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굳이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끌어올릴 이유가 크지 않다.
배당정책이 가장 유력해보이지만 앞으로의 투자 규모 등을 감안하면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아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133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2019년에는 26조9000억원을 시설투자에 썼다. 올해 상반기 시설투자에 17조1000억원이 집행되는 등 투자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FCF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 배당급 지급 등을 제외하고 남는 현금흐름을 뜻하기 때문에 투자 금액이 많아지면 자연히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줄어든다. 2019년말 기준 FCF는 7조원대였다. 올해 1분기에는 2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2분기말 기준 FCF는 사업보고서가 나와야 구체적인 수치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Market Watch]DN솔루션즈 이어 롯데글로벌까지, 대형 IPO '휘청'
- [롯데글로벌로지스 IPO]흥행 실패 우려, 결국 상장 철회로 귀결
- [AACR 2025]제이인츠 'JIN-001', 독성 최소화한 '저농도' 효능 입증
- [Financial Index/SK그룹]주가상승률 50% 상회, SK스퀘어 'TSR' 그룹내 최고
- 금호타이어, 분기 '최대 매출'…영업이익은 '주춤'
- 유지한 SKC CFO "트럼프 관세, 위기보다 기회"
- [i-point]신테카바이오, 'K-BioX 글로벌 SUMMIT 6' 참여
- 간추려진 대명소노그룹 선택지, '티웨이'에 집중
- [감액배당 리포트]제주항공, 신속한 885억 감액…배당은 못했다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세아베스틸지주, 배당수익 3배 급증...분할회사도 첫 기여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DN솔루션즈 IPO]철회 배경에 '밸류에이션·구주매출' 영향 컸나
- [Deal Story]신종자본증권 '대흥행' 우리금융, 4000억 증액 확정
- [소노인터내셔널 IPO]모나용평의 추억, 다시 만난 미래에셋·대신증권
- SBS, 최대 1500억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 타진
- 우투 1Q 실적 존재감 '미미'…본인가 이후 사업 본격 '시동'
- [Company & IB]'CJ 커버리지 강화' KB증권, CGV 첫 단독 주관
- [소노인터내셔널 IPO]절묘했던 EB 활용, IPO 영향 최소화 '방점'
- 이름 바꾼 젝시믹스, 돋보이는 라인 확장 행보
- 카페24,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공식몰 구축 '맞손'
- [2025 캐피탈마켓 포럼]기지개 켜는 IPO 시장, 제도 개선후 전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