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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카드, 충당금 산정방식 상이한 까닭 부실 뇌관 현실화 '올해 말 vs 내년 초' 인식 차이 탓

손현지 기자/ 이장준 기자공개 2020-08-11 08:30:43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의 주요 자회사인 하나은행과 하나카드가 상반기 충당금 산정 방식을 두고 상이한 행보를 보였다. 통상적으로 한 금융지주 내 계열사들이 같은 충당금 회계처리 방법론을 취하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 그룹 계열사들은 상반기 총 5252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았다. 2분기에만 전분기 대비 3391억원 증가한 4322억원을 쌓았다. 대손충당금적립액을 3063억원으로 대폭 늘렸으며 대손비용률은 27bp에 달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회사가 대출금 등 일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계정을 의미한다. 국제회계기준(IFRS9)과 금융당국 감독 기준에 부합해 적법한 형태로 쌓아야 하기에 규모를 섣불리 늘리거나 줄일 수 없다.

다만 하나금융은 2분기 충당금 산정과정에서 기존과 다른 자산 평가방법을 추가로 활용하며 이를 보다 늘렸다. 기존에는 차주의 신용등급에 따라 충당금을 쌓는 '개별평가'만 활용하다가 올해는 '집합평가' 방식으로도 부실여력을 확보했다. 집합평가란 포트폴리오상 여신에 대해 경기전망치를 반영해 부도율(PD) 값을 조정하는 방안이다.

쉽게 말해 하나금융은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 최대한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했다는 뜻이다. 하나금융은 IMF급 수준의 금융위기로 미래승수를 인식해 PD값을 높게 산정했다. 하나금융연구소에서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한 위기상황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경제성장률(GDP), 환율, 금리, 소비자물가지수 등 위험변수 경우의 수를 대폭 늘렸다. 예상손실충당금만 515억원 가량 늘렸다.

하나은행도 6월부터 그룹의 충당금 확대 기조에 발맞춰 집합평가를 활용했다. 1분기까지는 개별평가로만 충당금을 쌓았다. 고정이하여신이 감소세를 보이던 하나은행으로서는 충당금을 시중은행들 중 유독 적게 쌓아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외부감사인인 EY한영 측과 협의해 부도율과 경험부도율 간의 차이를 배수로 만들어 곱하기 알파로 계산을 했다.


하나카드는 그동안 하나은행과 한 지붕 아래 동일한 회계 방법론을 설정해왔다. 회계법인이 같은 만큼 충당금 산정도 같은 방식을 지속해 취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른 스탠스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처럼 미래승수를 반영해 예상손실충당금을 반영하지 않고 기존대로 개별평가만 활용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124억원으로 하나은행(2644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결론적으로 미래 위기에 대한 인식이 상이했기 때문이다. 하나카드는 올해보다 내년 상반기에 닥쳐올 위기를 더 크게 인식했다. 현재 주요 카드사의 연체율이 1% 대에 불과하다.

올해는 정부지원으로 시장의 유동성은 충분한 상태란 판단을 내렸다. 만일 현재를 최고 수준의 위기로 인식해 충당금을 최대치로 쌓아버리면 향후 더 큰 부실이 발생했을 때 충당금을 늘릴 근거가 부족해진다고 봤다.

다른 은행지주 계열사 카드사와도 다른 기조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도 예상손실충당금 100~300억원을 추가로 반영했다. 만일 하나카드가 하나은행이나 다른 카드사처럼 상반기 집합평가 방법론을 활용했으면 충당금 규모가 소폭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카드의 인식 근거는 정부가 당초 오는 9월 말까지로 계획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재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데 있다.

하나카드는 내년 상반기를 대비해 올 3분기 중 업계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회계법인과 세부 검토 등을 거쳐 올 말까지 집합평가 방법론을 포함,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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