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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리컨츠 감사위 폐지, 예정됐던 매각 추진? '주식회사'에서 '사내회사'로 조직구성 변경, IPO 포기 시그널

김성진 기자공개 2020-08-21 08:25:40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9일 11: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부 지분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SK루브리컨츠가 이미 올 초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를 폐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기업공개(IPO) 추진을 목표로 감사위원회를 설립했으나 지분 매각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위원회 실효성이 없어진 데 따른 선택으로 보인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SK루브리컨츠의 일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매각 작업 초기인 만큼 구체적인 매각지분 대상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영권을 넘겨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매각 가능한 최대 지분율은 49%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것은 SK루브리컨츠가 올 초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를 폐지한 것이다. 최근 국내 많은 기업들이 회사 감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감사위원회를 확대 설치하는 것과 확실히 대비되는 행보다. SK루브리컨츠가 올 5월 29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2020년 3월 17일부로 감사위원회가 폐지됐으며 대신 감사 역할에 김영광 SK이노베이션 재무5실장이 선임됐다.


SK루브리컨츠가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를 도입한 것은 2018년 4월이다. SK루브리컨츠는 조석 경희대학교 산학협력중점 교수,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부 학장 겸 대학원장, 신현한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 3명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다.

당시 SK루브리컨츠는 한창 IPO를 추진하던 중이었다. 2018년 4월 3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공모 절차를 거쳐 같은 해 5월 중순경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자체적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는 판단 아래 결국 IPO를 철회했다.

감사위원회는 IPO 심사 과정에서 필수적인 조직이다. 즉 상장 후를 대비해 감사위원회를 설치했지만 IPO 작업이 무산되자 조직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다. 설치 2년만에 감사위원회를 폐지한 배경으로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사회 사정에 밝은 한 고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가 상장을 추진하며 모든 것을 주식회사 조직으로 구성해놨었지만 상장을 포기하면서 다시 사내회사 조직으로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가 상장을 포기하며 사내회사 조직으로 구성을 바꾼 것은 지분 매각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 가능하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오래전부터 SK루브리컨츠를 통한 현금 확보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해왔다. 2012년에 처음 상장을 시도한 이후 2015년에는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었다. 감사위원회를 폐지한 것은 당장 IPO를 통한 자금조달 방안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시그널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감사위원회 폐지=지분 매각'이라는 공식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IPO를 위해 설치했던 감사위원회를 약 2년간 유지하다 굳이 다시 폐지한 것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변화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비상장사여서 위원회 구성이 필요없게 되어 이사회에서 의결 받아 폐지했다"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재무구조 악화를 겪고 있다. 올 상반기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5조원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 역시 8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재무부담 가중 원인으로는 배터리 사업 투자와 코로나 19로 인한 예상 밖의 대규모 적자가 지목된다. SK이노베이션은 선두주자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최근 공격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여기에 올 상반기 2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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