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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삼성중공업 재무지표, 2017년 데자뷔…개선 카드 '고심'단기차입금 비중 상승·자금수지 마이너스 지속…배진한 전무, 자금조달 '골머리'

박상희 기자공개 2020-08-24 13:57:25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0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와 조선업 불황 속에 삼성중공업의 재무 지표가 다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순차입금이 1조원 가량 증가했고, 총 차입금 가운데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 자금 수지도 흑자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실적 악화 속에 조 단위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던 2018년 당시로 재무구조가 회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자금 조달에 주력하고 있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사모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삼성중공업 재무지표가 더 악화될 경우 주주배정 유상증자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2분기 IR 실적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5조원 가량이다. 지난해 말 3조8000억원에서 약 1조2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 규모는 2조9000억원에서 약 9000억원 증가한 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6월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1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말 9000억원 대비 3000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순차입금과 총차입금 증가 폭이 훨씬 더 컸다.

*삼성중공업 6월말 기준 주요 재무지표

부담스러운 점은 늘어난 차입금 대부분이 단기성이라는 데 있다. 삼성중공업의 3월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4조7542억원으로, 이 중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은 3조2533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의 68%를 차지했다. 6월말 기준 단기성차입금은 3조6281억원 수준으로 더 증가했다.

이같은 단기차입금 증가는 삼성중공업이 2년 전인 2018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던 때와 겹쳐진다. 당시 2017년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 4조2000억원 가운데 약 85.5%에 해당하는 3조6000억원이 가량이 2018년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으로 구성돼 있었다.

당시 부채비율은 감소 추세였다. 삼성중공업의 2017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38.3%로 2015년 305.6%, 2016년 174.4%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단기차입금 비중이 삼성중공업의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셈이다.

자금수지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유상증자를 추진하던 2017년 말 기준 삼성중공업의 자금수지는 4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2019년 말 기준 자금수지는 1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 6월말 기준으로는 마이너스(-)9000억원으로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자금수지 적자에 대비해 선제적 재무 대책을 실행했다. 드릴십 유동화를 통해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금수지를 흑자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실적 개선이 요원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에만 93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상반기 1조14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최대 규모의 손실이다.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 등으로 2018년 말 6조7500억원까지 늘어났던 자기자본은 2년간 2조원 이상의 누적 손실을 인식하며 4조5200억원으로 감소했다.

재무구조 악화일로 속에 삼성중공업은 사모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만 네 차례에 걸쳐 13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사모채로 조달했다. 신용등급 하락 이후 공모채 복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하반기 재무구조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선 인도척수 증가 및 그에 따른 미청구공사 회수 영향, 신규선 선수금 입금 등으로 운전자본 감소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상선 인도척수는 상반기 16척에 그쳤으나 하반기 29척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금수지도 흑자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단기차입금 비중을 줄이고 장기차입금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차입금 만기 구조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위험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CFO는 배진한 경영지원실장이다. 배 전무는 삼성에버랜드에서 삼성물산을 거쳐, 2018년 삼성중공업에 CFO로 선임됐다. 업계는 배 전무가 삼성중공업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자금 수급이 임계점에 다다를 경우 유상증자를 통한 수혈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전자(15.98%)와 삼성생명(3.12%) 등 그룹 주력 계열사를 주주로 두고 있다. 계열 주주사는 2016년과 2018년 앞선 두 차례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인 드릴십 평가손 등은 실제 자금 지출이 없는 손실이므로 유동성 문제는 없다"면서 "유상증자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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