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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업 넥스트 오너십]한솔교육, 상장 좌절 뒤 요원한 '재도약'①38년째 영유아 교육 전문, 에듀테크 경쟁력은 ‘글쎄’

정미형 기자공개 2020-08-28 08:03:15

[편집자주]

국내 학습지 돌풍을 일으키며 성장한 교육기업들이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진입했다. 교육열풍에 힘입어 조단위 그룹으로 성장한 데 따라 승계 작업이 녹록지 않다. 사양산업으로 전락한 학습지 대신 신성장 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임무도 2세대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 선두 교육기업들의 지배구조 및 승계 현황 등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6일 15: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변재용 한솔교육 회장은 대학시절 야학교사 경험을 살려 교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연하게 후배가 다니던 회사에서 만든 학습지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창업까지 했다.

시작은 1982년 만들어진 영재수학교육연구회였다. 1991년에는 한솔출판을 설립, ‘신기한 한글나라’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체계를 갖춰 나갔다. 유아교육 교재가 전무하던 시절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신기한 나라’ 시리즈가 연달아 히트를 치면서 지금 한솔교육의 기틀을 마련했다.

◇2008년 상장 실패 이후 내리막길

한솔교육은 시작과 함께 고속 성장을 구가했다. 1991년 2억원에 못 미치던 매출은 2002년 들어 3000억원을 눈앞에 뒀다. 자연스럽게 영유아 전문 출판 교육기업으로 자리 잡은 한솔교육은 초등시장 그리고 해외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그러나 2003년부터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폭발적인 성장 뒤에 정체기가 오는 것은 당연했지만 이 시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했다. 수익성도 뒷걸음질 치며 2007년 155억원까지 늘었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20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특히 한솔교육에 2008년은 기점이 되는 해다. 당시 기업공개에 실패한 뒤로 기나긴 내리막길을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학령인구(6~21세) 감소로 인한 업계 전반의 침체도 맞물리며 증시 입성을 통해 성장 동력을 얻으려 했던 한솔교육은 되레 실패의 쓴맛만 꽤 오랜 시간 맛봐야 했다.

상장(IPO)이 좌절된 이후부터 무차입 기조도 깨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빚을 내지 않았던 한솔교육이지만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의 길이 막히면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차입금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1167억원까지 늘었다.

2011년부터는 사업 재편에 들어갔다. 중·고등 참고서 업체인 ‘단단북스’ 등 부실 사업을 정리하는 동시에 ‘한솔디케이’를 흡수합병했다. 알짜 사업인 영어학원 사업체인 ‘주니어랩스쿨’을 매각하며 현금도 확보했다.

그러나 실적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2016년 들어 매출 2000억원대가 깨졌고 지난해는 매출 규모가 1769억원으로 축소됐다. 영업이익도 들쭉날쭉하다. 교육업체 특성상 연구개발비가 대규모로 투입되는 해는 매출과 달리 수익성이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가 한솔교육에도 닥쳤다. 매출액이 7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6% 감소했고 영업손실 10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지속됐다.

◇'신기한 나라' 시리즈로 선택과 집중, 에듀테크는 후발주자

한솔교육의 주력 제품은 여전히 신기한 나라 시리즈다. 초창기 한솔교육의 성장을 이끌었던 신기한 나라 시리즈가 지금까지 영유아 학부모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비대면 교육에 초점을 맞춰 홈스쿨링 앱 ‘신기한 나라 라이브’를 선보이고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등독서논술 프로그램인 주니어 플라톤도 여전히 사랑받는 메인 프로그램이다. 신기한 나라 시리즈를 거쳐 온 영유아가 초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니어 플라톤 프로그램으로 넘어가는 코스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방문 학습에 그쳤던 주니어 플라톤이 ‘플라톤아카데미’라는 시설형 사업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한솔교육 주력 제품인 '신기한 한글나라'

하지만 이는 기존 베스트셀러 제품을 대체할 새로운 차기 주력 제품이 부재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솔교육은 교육업체가 최근 몇 년간 사활을 걸고 집중하고 있는 에듀테크 사업에 뒤늦게 뛰어들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과 기술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교육 방법을 의미한다. 한솔교육이 업계 트렌드와 향후 경쟁력 확보에 매우 뒤져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뾰족한 돌파구도 없는 상태다. 이미 교육연령 확대나 해외사업 진출로 사업영역 다각화도 시도했었지만 이렇다 할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이에 영유아 외 기존 성인 교육이나 중·고교 비즈니스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어느 정도 힘을 뺀 상태다. 해외 사업 역시 영재교육 전문기관인 ‘브레인스쿨’을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주력 사업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영유아 교육 시장은 아무래도 에듀테크 사용과 거리가 있다 보니 교재나 교구를 주로 사용하는 한솔교육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없지 않다”며 “다만 현재 업계 전반적으로 에듀테크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한솔교육은 업계 내 경계 대상에서도 빠져 있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한솔교육 관계자는 “현재 '신기한 나라 라이브'를 중심으로 디지털화하는 데 현재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하반기에는 ‘신기한 한글나라’ 개정도 준비하는 등 장기적으로 잘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자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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