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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내부거래 조사, 한화-금호 엇갈린 조치 한화S&C, SI업체 혐의 입증 쉽지 않아…금호 "검찰·법원과 반대 결론, 고발 무리수"

박상희 기자공개 2020-08-31 11:39:43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8일 13: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대기업집단 내부거래에 대해 최근 상이한 결론을 내려 주목을 끈다. 한화그룹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선 무혐의 결론을 내린데 반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선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 SK C&C 소송 패소 이후 SI업체 일감 몰아주기 조사 '부담'

공정위가 한화그룹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착수한 것은 2015년이다. 국회에서 한화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지자 공정위 사무처 기업집단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한화 23개 계열사가 한화S&C에 데이터 회선 사용료와 상면료를 비싸게 지급했다는 의혹이었다.

공정위는 한화S&C의 일감몰아주기 조사에 나섰지만 심사보고서 작성에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S&C는 ㈜한화 정보 부문이 분사해 2001년 설립된 IT서비스 및 솔루션 개발업체다. SI업체의 경우 보안성, 효율성, 긴급성이라는 예외 조항이 있어 공정위 제재가 쉽지 않다.

내부거래나 일감 몰아주기 혐의와 관련해 공정위가 기업과의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SK C&C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2년 공정위는 SK그룹 계열사들이 경쟁입찰을 통해 거래조건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음에도 그룹 내 SI 회사인 SK C&C에게 현저히 유리한 거래조건으로 거래했고, 그 결과 SK텔레콤 등 계열사들은 손실을 보고 SK C&C는 이익을 얻은 것으로 판단해 약 3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16년 법원은 공정위 처분을 취소하면서 SK C&C가 SK텔레콤에 제공한 유지보수 서비스의 수준이나 범위가 다른 계열회사들과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상대적으로 더 나은 수준의 유지보수 서비스가 제공됐다고 봤다. 계열사들이 정상가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SK C&C를 지원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화그룹 경우도 상황이 비슷했다. 공정위는 한화 계열사들과 한화S&C의 거래가 통상적인 거래 관행에서 벗어나거나 그룹 또는 특수관계인의 관여가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S&C가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데이터 회선 사용료 등이 '정상가격'보다 과도하다는 점도 입증하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SI 업체는 보안 상의 이유로 공개입찰을 통해 외부에 일감을 발주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SK C&C와의 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이후 SI업체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대해 공정위에서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한화그룹 조사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임은 불기소 처분, '일감 몰아주기 혐의' 검찰 판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 부당 내부거래 의혹 시작은 SI가 아니라 기내식 사업이었다. 금호아시아나는 2016년 12월 기존 기내식 사업자인 LSG스카이셰프코리아(LSGK)와 계약을 해지하고 게이트고메코리아(GGK)와 기내식 계약을 맺었다. GGK에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30년 독점사업권을 넘기는 '일괄 거래'를 추진하는 대신 GGK가 금호고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약 1600억원 규모를 인수하는 조건이었다.

공정위는 금호고속이 BW를 발행하면서 무이자(금리 0%)에 만기 최장 20년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 받았다고 판단했다. 금호아시아나는 GGK와 기내식·BW 일괄 계약 협상을 하면서 배임 등 '법률 리스크'를 이유로 본 계약 대신 부속계약 형태로 관련 조건을 달았다.

당시 금호고속 BW 신주인수권 행사가격(15만원)은 비상장주식 거래 시가 및 전환사채(CB)·상환전환우선주(RCPS) 행사가격(10만원)보다 높았다. 당시 정상 금리(연 3.77~3.82%)를 감안하면 금호소속은 금리 차이에 해당하는 162억원의 이익을 봤다는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또 금호고속 사정이 어려워지자 경영전략실 지시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등 9개 계열사가 총 1306억원을 저금리로 빌려줬다고 공정위는 파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기내식 매각 관련 이슈는 공정위가 처음이 아니다. 기내식 관련 배임 논란이 일었지만 검찰은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또 기내식 사업 계약을 해지당한 LSGK가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서울지방법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손을 들어줬다.

금호아시아나항공 측은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내식 계약과 BW 거래 등이 정상적인 거래라고 충분히 소명했는데도 이런 결론이 나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공정위가 앞선 한화그룹 조사가 무혐의 결론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앞서 배임 혐의는 불기소처분 결정이 나왔는데 일감 몰아주기 혐의는 어떻게 될지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기내식 사업과 관련한 혐의에서 공정위가 앞서 검찰과 법원이 내린 결론과 반대되는 처분을 내렸다는 점에서 무리한 고발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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