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롯데지주, 이사 9인 제한 규정에 '실무임원' 뺀다사내이사 배정 4석 뿐, 황각규 부회장 이사직 유지에 CSO·CFO 제외
최은진 기자공개 2020-09-03 11:49:2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1일 11: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이례적인 8월 인사로 핵심 요직의 인물들을 대거 교체한 데 따라 롯데지주의 이사회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황각규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됐지만 황 부회장이 의장으로서는 계속 이사회에 참여한다. 이렇게 되면 이사수 제한 규정상 사내이사 자리가 1석 부족해진다. 결국 실무인력을 제외하고 대표이사급으로만 이사회를 채우게 됐다.롯데지주는 정관에 이사회의 이사수를 '3인 이상 9인 이하'로 명시하고 있다. 사외이사는 3인 이상으로 이사총수의 과반수를 차지해야 한다. 현재 롯데지주의 사외이사는 총 5인이다. 사내이사가 앉을 자리는 4석 뿐이다. 사외이사 과반수 조항 때문에 사내이사 자리를 늘리고 사외이사를 줄이는 등의 임의조정이 불가하다.
그간 롯데지주는 사내이사 자리에 대표이사 3인과 함께 실무임원 자리로 최고재무책임자(CFO)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앉혀 4석을 채웠다. 보통 대표이사가 아닌 임원 가운데 가장 연장자가 차지했다.
현재 롯데지주의 이사회는 대표이사인 신동빈 회장·황각규 부회장·송용덕 부회장 그리고 CSO인 윤종민 사장이 사내이사로, 이윤호·곽수근·권오곤·김병도·이장영씨가 사외이사로 자리하고 있다. 사내이사 4인과 사외이사 5인으로 총 9인 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지난달 이례적 대규모 임원 이동인사를 단행한 데 따라 롯데지주의 이사회 구성이 변화를 맞게 됐다. 황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이동우 사장이 신임됐다. CSO 역할을 하던 윤 사장은 롯데인재개발원장으로 이동하고 이훈기 전무가 이 자리를 대체했다.
원칙대로라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황각규 부회장이 이사회에서 빠져야 하지만 현재 의장직을 수행 중이기 때문에 내년 주총까지는 그대로 자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상근고문 정도의 직함으로 사내이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전열대로 3인 대표이사와 실무임원의 조화로 사내이사를 구성한다면 신동빈·송용덕·이동우 대표이사와 신임 CSO인 이 전무 혹은 CFO인 추광식 전무로 사내이사를 구성해야 한다. 그러나 황 부회장이 사내이사 자리를 당분간 유지하는 만큼 1석이 부족해진다. 결국 CSO나 CFO 등 실무 임원을 이사회에서 빼고 이 사장이 사내이사로 앉는 수순이 될 수 밖에 없다.
윤 사장은 아직 롯데지주 사내이사로 올라 있지만 조만간 사임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10월 8일 열릴 주주총회 안건으로도 이 대표의 이사 선임만 올라있다. 결과적으로 사내이사 구성을 황 부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는 내년 주총까지는 '신동빈·황각규·송용덕·이동우' 체제로 가겠다는 의미다.
실무임원을 배제하고 대표이사급들로만 구성된 이사회 구성은 내년 정기주총에서 또 바뀐다. 대표이사 3인과 실무임원으로 구성된 기존 전열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무임원이 앉는 사내이사 자리에 신임 CSO인 이 전무가 앉을 지, CFO인 추 전무가 앉을 지는 미지수다. 실무임원이 앉던 자리엔 보통 사장급 인사가 앉았지만 대표이사 직급이 사장급으로 내려앉았기 때문에 전무급 인사 중 연장자이거나 혹은 업무의 중요도 등에 따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아직 주총 전이고 어떻게 이사회가 구성될 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황각규 부회장이 이사를 유지하기로 했고 이동우 사장이 신임되는 주총안건이 올라온 만큼 9인 제한 규정에 따라 실무임원급이 앉던 자리가 빠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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