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기소'로 경영상황 시계제로 이사회 참여 하지 않아 직접 여파 미미…공방 장기화에 중장기 여파 우려
김슬기 기자공개 2020-09-01 16:17:0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1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현재 삼성 계열사 중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올라가있는 곳은 없기 때문에 당장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비메모리·스마트폰 1위 경쟁 등으로 선제적인 투자와 중장기적인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발목이 붙잡혔다.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경제범죄형사부는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을 수사한 결과 총수 이재용을 비롯한 삼성 관련자 총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가 있었으나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검찰청 측은 외부 전문가들의 비판적 견해와 부장검사회의 검토 결과 등을 종합해 기소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인물들이 다시 법정공방을 다투게 됐으나 경영상의 공백 없이 경영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에는 이 부회장이 없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주총으로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나 지난해 10월 26일 임기를 연장하지 않았다. 사법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임기를 연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사회 의장이었던 이상훈 전 의장 역시 올해 사의를 표하면서 이사회를 떠났다. 이에 따라 올해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 첫 번째 사례였다. 여기에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총괄 사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이 이사회에 편입되면서 경영에 고삐를 쥐었다.
결과적으로 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은 현 체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화를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각 계열사별로 당장 결정해야 하는 경영상의 판단을 하면 되지만 향후 중장기적인 결정을 내리긴 어렵다는 평이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중장기적인 투자, 인사 등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상유지만 해도 다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는 이 부회장의 판단에서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8년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신산업 육성 등에 총 180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2019년에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하는 '반도체2030'을 발표, 총 133조원의 투자결정을 내렸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퀀텀닷(QD) 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이 부회장은 전자를 비롯, 전 계열사 현장 경영을 통해 주요 현안을 살뜰히 챙겨왔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활가전, 전장용 MLCC 등의 생산현장을 찾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을 만나 전기차 사업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 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신설,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연구 및 투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중대한 현안이다.
이번에 검찰이 이 부회장에게는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외부감사법 위반 외에도 업무상 배임 혐의를 추가한만큼 공방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변호인단 측은 "영장 청구와 수사심의위 심의 시 전혀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업무상 배임죄를 기소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추가됐다"며 "느닷없이 이를 추가한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수사심의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삼성 변호인단 측이 재판을 통해 이번 기소의 부당성을 법정에서 하나하나 밝히겠다는 입장을 내놓는 등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선방하고 있었던 삼성전자의 경영 어려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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