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적자·투자 이중고에도 '오버부킹' 수요예측 경쟁률 4배 넘어…SPV, 채안펀드 등 정부 정책도 지원사격
이지혜 기자공개 2020-09-10 09:07:3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9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2년 만에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해 1조원이 넘는 주문을 받았다. 다만 조달금리는 개별민평과 같거나 살짝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신용등급을 힘겹게 방어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은 AA+지만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 주력 부문인 정유업에서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내서다. 설상가상으로 배터리사업 중심으로 신규 투자 규모까지 확대되면서 이중고에 몰려있다.
◇수요예측 참여금액 1조3000억…이변없는 흥행
SK이노베이션이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8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금액은 3년물 1300억원, 5년물 1000억원, 10년물 700억원 등 모두 3000억원이다. 결과는 양호했다. 3년물에 6500억원, 5년물에 5200억원, 10년물에 1300억원 등 모두 1조30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4배가 넘는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조달금리는 개별민평수익률과 같거나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집금액 기준으로 3년물과 10년물은 개별민평과 같은 수준, 5년물은 +10bp에 수요가 형성됐다. 등급민평 대비 SK이노베이션의 개별민평수익률이 워낙 낮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키스채권평가㈜, 한국자산평가㈜, 나이스피앤아이㈜, ㈜에프앤자산평가)에 따르면 3일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의 개별민평수익률은 3년물이 1.34%, 5년물 1.58%, 10년물이 1.94%다. AA+ 회사채 등급민평이 1.41%, 1.67%, 2.13%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 7~19bp가량 SK이노베이션의 개별민평수익률이 낮다.
정부 정책의 호응도 있었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는 물론 채권시장안정펀드도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둘다 3년물에 개별민평수익률 정도에 맞춰 주문을 넣었을 수 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와 채권시장안정펀드가 SK이노베이션의 물량 일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용등급 AA+, 힘겨운 방어
SK이노베이션이 신용등급을 힘겹게 방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는 올해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AA+/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대규모 적자와 신규투자 부담 등 이중고에 몰렸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정제마진 하락, 화학과 윤활유부문의 마진 감소 등에 따라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과거 영업이익 규모가 2조~3조원에 이르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연결기준 2조2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도 냈다. 코로나19 사태로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들고 원유가 공급과잉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규투자 부담도 크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017년부터 배터리사업 중심의 신규 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배당금 지급, 자기주식 취득 등 주주가치 제고 목적의 자금소요까지 발생했다”며 “순차입금이 늘고 부채비율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순차입금은 7조7000억원, 부채비율은 117%였지만 올해 상반기 말에는 순차입금은 10조원, 부채비율은 148%로 증가했다.
이번에 공모채로 조달되는 자금도 배터리사업과 무관치 않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0월부터 11월까지 해외 자회사인 SK배터리아메리카의 공장건설자금으로 202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공모채가 증액발행되면 해외법인의 증권취득 자금으로 쓰인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증액 여부를 결정한 뒤 16일 공모채를 발행한다. 최대 증액 발행할 수 있는 한도는 5000억원이다. 대표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이밖에 인수단으로는 SK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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