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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물류자회사 출범]팬오션 "포스코 비중 낮아졌지만 여전히 2위 매출처"2017년부터 매출 비중 1위 발레에 내줘…장기계약 이외 스팟성 물량 늘어나

박상희 기자공개 2020-09-24 10:19:40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물동량 약 1억6000만톤, 물류비 약 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화주다. 국내 대형 철강사 가운데 유일하게 물류기업이 없는 기업이기도하다. 돌연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물류·해운업계는 기존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 최초 재무통 출신 CEO인 최정우 회장의 물류비 혁신 '승부수'가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올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2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오션 전체 매출에서 포스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2016년까지만 해도 포스코는 팬오션의 주요 매출처 가운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부터는 브라질 광산회사인 발레(vale)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공교롭게도 포스코 매출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저하되는 움직임은 팬오션이 하림그룹에 인수된 후 가속화됐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에 인수된 후 장기화물운송계약 못지 않게 시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단기 스폿(SPOT)성 화물운송계약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안정성 못지 않게 수익성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포스코를 상대로 한 영업 역시 스팟성 물량을 늘려가는 전략을 쓰고 있다.

◇포스코, 2016년까지 부동의 매출처 1위

팬오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30일 기준 팬오션의 주요 매출처는 VALE, 포스코, 수자노 펄프 페이퍼(SUZANO, 옛 FIBRIA CELULOSE S.A.),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현대제철 등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포스코는 부동의 팬오션 매출 '일등공신'이었다. 2013년에는 포스코를 포함한 주요 거래처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하기도 했다.


팬오션에서 포스코가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이 과거와 같지 않음은 장기화물운송계약(CVC) 현황에 잘 드러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팬오션은 6월30일 기준 발레와 수자노에 각각 가장 많은 10척의 선박을 투입하고 있다. 계약기간은 발레가 18.1년, 수자노가 16년이다.

국내 발전자회사에 투입하는 선박이 7척(계약 기간 8.3년)이다. 남부 3척, 남동 2척, 중부와 동서에 각 1척씩 투입한다. 팬오션이 포스코에 투입하는 선박은 4척(8.7년)이다. 현대제철에 투입하는 선박은 2척, 잔여기간은 11.9년이다.

국내 철강 1위인 포스코와 2위 현대제철은 매출액이나 조강생산능력, 제품 판매량, 인지도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격차에도 불구하고 팬오션이 포스코와 현대제철 장기 운송에 투입하는 선박 개수는 외국계 큰손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포스코와 장기화물운송계약을 맺고 있는 선사들 가운데 일부는 매출 의존도가 20%에 달하기도 한다. 팬오션의 경우 포스코를 포함한 주요 매출처 비중이 20%를 넘지 않는다. 이를 감안하면 팬오션의 포스코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는 없다.

이는 팬오션의 매출처 다각화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팬오션은 브라질 펄프생산 업체인 수자노와 국내 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장기화물 운송 계약을 맺은 업체다. 수자노는 발레, 포스코에 이은 팬오션의 3대 매출처다. 장기운송계약 경쟁사인 대한해운, 폴라리스쉬핑 등은 주요 매출처에 수자노가 없다.

팬오션은 한국가스공사와도 장기화물 운송 계약을 맺고 있다. 팬오션은 2005년 10월 한국가스공사의 LNG 장기도입물량 수송을 위한 LNG 수송 사업자로 선정됐다. 2009년 상반기부터 한국가스공사와 계약된 LNG 물량을 수송하고 있다. 수송기간은 20년으로, 계약은 2028년까지다.

◇하림그룹 인수 이후 사업다각화…벌크 비중 10년 새 10%p 낮아져

포스코의 매출 비중 하락은 매출처 다각화뿐만 사업 다각화 영향도 크다. 팬오션 전체 매출에서 벌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80%에 달했지만 2018년 말 기준으로는 69%까지 낮아졌다. 최근엔 70% 안팎이다.

10년 전과 비교해 10%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이는 팬오션이 하림그룹에 인수된 이후 '한국판 카길'을 꿈꾸며 곡물사업(매출 비중 4~6%)을 비롯한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결과이다.


그럼에도 벌크사업만 놓고 보면 철광석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올해 2분기 IR보고서에 따르면 화종별 물동량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은 철광석(37%)이다. 석탄(26.6%), 곡물(11.1%)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철광석 물동량만 놓고 보면 포스코의 입지는 절대적이다.

팬오션 관계자는 "포스코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위는 아니더라도 국내 최대 화주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포스코를 제외하면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 대비 팬오션이 차별화되는 지점은 스폿 물량에 있다. 스폿은 1년 미만의 물동량 계약을 일컫는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25년까지 계약을 맺는 장기운송이 안정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면 스폿 계약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다수의 장기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단기 스폿성 화물운송계약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면서 "전략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지속되는 해운 저시황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매출 및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팬오션은 국내 해운사 가운데 스폿 영업에 가장 강점이 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6월 말 기준 팬오션이 보유한 벌크는 사선이 66척, 용선이 108척이다. 사선 66척 가운데 장기화물운송계약에 투입되는 선박은 절반인 33척이다.

나머지는 스폿 영업에 투입할 수 있다. 용선의 경우 108척 가운데 1척만 1년 이상 장기 계약에 투입 중이다. 사선과 용선을 활용해 스폿 영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포스코를 상대로 한 매출 역시 경쟁사 대비 스폿성 물량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운업 진출 우려와 관련해 "해운업은 물론 운송업 진출계획이 없다"면서 "해운업 진출은 해운법 24조 제약에 따라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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