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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을 움직이는 사람들]이영진 부사장, 라면 ‘설비·식품·연구’의 달인③녹산공장 건립 멤버, 뉴 트렌드 건면 개발 진두지휘

박규석 기자공개 2020-10-07 08:47:41

[편집자주]

농심은 1965년 롯데공업으로 시작해 반세기 만에 국내 라면 시장의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춘호 창업주가 강조한 식품 연구개발의 성과는 2세 경영체제로 진입하며 해외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 역사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더벨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농심의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은 국내 식품업체 중에서도 연구개발(R&D) 인력이 많은 기업으로 유명하다. 110여 명의 석·박사 인력을 포함한 150여 명의 식품 전문가들이 ㈜농심의 맛을 연구하고 있다. 이처럼 ‘농심=R&D’라는 공식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은 ‘설비·식품·연구’의 전문가 이영진 R&D부문장 부사장의 공이 컸다.

이 부사장은 입사 후 농심기술개발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라면 연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농심의 연구 분야는 크게 제품개발과 연구개발, 연구기획·지원 등으로 구분되며 이 부사장은 이 모든 과정을 ‘마스터(Master)’한 인물 중 한 명이다.

농심그룹은 현재 글로벌 시장 공략에 매진하고 있다. 농심그룹의 중심인 ㈜농심의 R&D 방향 역시 세계인의 입맛 사라잡기다. 이를 위해 이 부사장은 해외 R&D와의 협력 강화, 제품개발, 현지 식문화 연구 등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기술 개발’ R&D 장인의 시작

1963년생인 이 부사장은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농심과 인연을 맺었다. 이 부사장은 ㈜농심의 R&D 정신을 정통으로 계승한 인물이다. 그가 초년병 시절 몸담았던 농심기술개발연구소는 ㈜농심이 창업과 동시 조직한 연구개발부서가 전신이다. 초대 연구원들과 함께 근무하며 R&D 역량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기회였다. 서울대 석·박사를 모두 취득한 것도 이시기였다.

입사 후 연구에 몰두하던 그는 1996년 ㈜농심의 식품가공설비 계열사인 농심엔지니어링으로 이직을 했다. 농심엔지니어링은 식품제조설비 엔지니어링과 제조, 도매 등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농심그룹이 운용하는 공장의 설비를 담당하는 곳이다. 이 부사장은 농심엔지니어링에서 기술개발을 담당하며 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 설계 등의 초석을 다졌다.

농심엔지니어링에서의 근무는 현재 자리까지 오르는 든든한 토대가 됐다. 통상적으로 연구소에서 개발한 제품이 실제 공정에서는 다른 결과물을 내놓은 경우가 많다. 대량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방식의 차이 등 때문이다. 이에 공장 설비 등에 관한 지식은 이 부사장의 R&D 역량을 한 층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2006년 ㈜농심으로 복귀한 이 부사장은 녹산공장 건립 태스크포스팀(TFT)에 투입됐다. 농심엔지니어링에서 가공기술개발과 설비 첨단화에 기여한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건면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던 만큼 녹산공장 준공은 ㈜농심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직결되는 일이기도 했다. ㈜농심은 이듬해 완공된 녹산공장을 발판으로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진행해 건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녹산공장은 현재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건면 제품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라면의 진화 ‘건면’ 시대 닻을 올리다

녹산공장 준공에 참여했던 이 부사장은 건면 개발도 진두지휘하며 ㈜농심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힘을 보탰다.

㈜농심이 건면 연구를 시작한 1970년대부터로 시장에 안착하게 된 시기는 1990년대 말이다. 당시 ㈜농심은 ‘멸치칼국수’를 출시하며 건면 수요를 넓혔지만 현재와 같은 시장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2000년대 후반 ‘웰빙(well-being)’ 열풍이 불면서 건면의 인기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에 ㈜농심은 건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녹산공장 건립 멤버인 동시에 R&D 역량까지 갖춘 이 부사장을 투입했다.

2008년 전략제품(건면) 기획팀장을 맡게 된 그의 최우선 과제는 새로운 건면 개발이었다. 기존에 멸치칼국수 등의 건면 제품이 판매 중이었지만, 웰빙이라는 흐름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 부사장은 이탈리아 파스타 제조공법을 활용한 사출면에 네스팅(Nesting) 공법과 천연 식재료의 풍미를 그대로 살리는 Z-CVD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개념의 면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특히 최첨단 스프설비인인 Z-CVD 공법의 도입은 이 부사장이 세운 주요 업적 중 하나다.

이후 생산부문장을 맡게 된 이 부사장은 식품안전과 소재연구를 아우르는 농심그룹 식품연구소 체제의 뼈대를 구축했다. 라면 제조에 대한 인프라구축과 식품 소재 연구, R&D 역량을 모두 갖추었기에 가능했다. 라면에 대한 A to Z를 마스터한 그는 현재 R&D부문의 수장으로써 ㈜농심의 글로벌 진출에 힘쓰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에 대한 설비와 소재, 연구 등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며 “특히 라면의 새로운 트렌드인 건면의 인프라 구축부터 제품 개발 등에 대한 업적은 내부적으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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